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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09 October 2019

기획특집 – 한국형 의료인공지능솔루션 ‘닥터 앤서 (Dr. Answer)’

김 종 재울산의대 병리학,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사회 전반의 변화 속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은 여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그간 의사의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치료 방침 등이 축적된 데이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제시될 수 있음이 IBM이 개발한 닥터 왓슨에 의하여 보여진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National IT Industry Promotion Agency, NIPA)은 2018년부터 3년간의 사업으로 한국형 AI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개발 사업을 착수하였고, 이 솔루션의 브랜드를 ‘닥터 앤서 (Dr. Answer)’라 명명하였다. 닥터 앤서는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AI 닥터라는 뜻으로 Ai, network, software, er의 약어이다. 닥터 앤서 사업의 비전은 예방부터 치료까지 AI 기반 정밀의료 확산을 통하여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국가적으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며, 의료 AI 확산을 통해 주요 질환의 진단 및 치료율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개발에 이용될 의료 데이터는 임상정보, 영상, 유전체 정보, 생활 패턴 등 가능한 모든 부분을 망라하며, 특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되어 운영된다는 큰 특징이 있다. 닥터 앤서 사업에는 3년 간 정부 예산 280억원을 포함한 35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2019년 현재 26개 의료기관과 22개의 ICT 기업이 참여하는 한국데이터중심의료사업단(Korea Data and Software-driven Healthcare Consortium, K-DASH)이 주축이 되어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참여 의료기관들은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효율적인 확산시키는 네트워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그림), 동시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Precision Hospital Information System, P-HIS)와의 연계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중심의료사업단은 이제까지 국내 유사 연구개발 분야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는 큰 규모로, 특히 의료데이터를 제공하고 개발 솔루션들의 성능을 검증하게 될 의료기관들과, 데이터 기반의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수행하는 ICT 기업들이 질환별로 팀을 이루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닥터 앤서 사업을 통하여 개발하고자 하는 AI 소프트웨어들은 8개 질환 영역에 걸친 21개이며, 서울아산병원이 총괄주관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질환별 주관병원들이 8개 질환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세부주관병원들은 심뇌혈관질환 (서울아산병원), 심장질환 (세브란스병원), 유방암 (삼성서울병원), 대장암 (가천대 길병원), 전립선암 (서울성모병원), 치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전증 (서울대학교병원), 소아희귀난치성 유전질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이다.

의사들이 진료하는 데 있어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AI 소프트웨어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들은 다양하여, 필자가 전공하고 있는 병리과의 경우도 조직검사의 형태학적 진단에 있어서, 의사들 간의 편차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고, 객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 구체적인 수치나 값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립선암의 진단이나 암세포의 분화도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 병리의들 간에 편차가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AI 소프트웨어가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분화도의 기술을 보다 객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닥터 앤서 사업이 클라우드 기반을 골자로한 대규모 국책 연구사업이고 국민들이 그 혜택을 실감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 국내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의료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과 확산 관련해서는 시금석의 역할을 할 것이다. 개발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들은 그 내용에 따라서 의료기기로의 포함 여부가 판정되며, 이에 따라서 임상 적용 형식도 영향을 받는다. 사업단은 금년 중으로 2020년 말까지 개발을 목표로 하는 21개 소프트웨어 가운데 3개 이상이 국민들에게 소개되어 그 활용도와 완성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들에서 소개되겠지만 닥터 앤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 기관들에서 환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틀이 갖추어질 것이다.

닥터 앤서 사업의 성공적인 실현을 통해서 얻어지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 중의 하나는 의료데이터관련 산업 생태계의 구축이다. 본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희망 사항은 좋은 AI 소프트웨어들이 개발에 더하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ICT 기업들이 생존, 발전하여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에 국내에서 개발이 완료된 우수한 의료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들의 확산도 닥터 앤서 사업의 한 축으로 해서, 닥터 앤서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의료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브랜드화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의료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대결이 아니라는 점에서 딥블루나 알파고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인공지능들과 속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닥터 앤서 사업을 통해서 데이터 중심의 정밀의료가 국내외로 확산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이 결집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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