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Skip to contents

E-NEWSLETTER NO.117 June 2020

추모사

- 故 玄巖 張友鉉 名譽敎授님을 追慕하며

최 명 식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울의대 미생물학교실

평생을 미생물학과 의학발전을 위하여 기여하시고 후학의 교육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장 우현 교수님께서 지난 6월 16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교수님은 1931년 7월 16일 평양시 삼구리에서 태어나셔서 서울의 경복중학교(당시 6년제)를 거쳐, 1950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시고 1956년에 졸업하셨습니다. 그 후 약 35년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미생물학교실 조교 및 교수로 봉직하시면서, 감염병 질환 및 면역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전념하시었으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임 중에는 미생물학교실 주임교수, 학생과장, 교무담당학장보등을 역임하셨으며, 암연구소 소장 및 과학재단 지정 암센터 소장을 맡아 일하셨습니다. 퇴직 후에는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으로서 5년간 봉직하셨습니다.

교수님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국가적 지역적 특성에 따라 질병발병 양상에 많은 차이점이 나타나냄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감염질환에 퇴치를 위해서 국내의학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내에서 국내보건의 위협이 되는 감염성질환의 역학 및 발병기전에 대한 연구에 전념하셨습니다. 조교시절에는 신생아 파상풍 예방대책으로 산모에게 파상풍 톡소이드를 접종하고 출산 때 제대혈에서 항독소 역가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당시 문제되었던 신생아 파상풍 예방에 기여하시었으며, 이어 국내에서도 심각한 의료문제로 제기된 항균제 내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임상 검체에서 분리한 세균의 여러 항균제에 대한 내성률을 조사하고, 무의촌 지역과 병원에서 각각 분리한 세균의 각종 항균제에 대한 내성 발현율의 차이를 비교하여 항균제 오·남용에 의한 내성균 증가가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으셨습니다.
병원 감염의 주요 원인균인 녹농균 감염에 대한 예방 백신의 개발을 목적으로 동종백신의 효능을 검증하고, 국내병원에서 분리되는 녹농균 혈청형 분포를 파악하여, 다가백신을 개발하여 그 효능을 분석하였으며, 모든 혈청형에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외피단백 성분백신을 개발하여 임상실험을 시행한 바 있으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열성 장독소/내열성 장독소를 생산하는 대장균이 소아설사의 주요 원인임을 밝힌 바 있으셨습니다.

1984년 가을에 홍수가 난 후 농촌지역에서 급성 열성 질환의 발생보고가 있을 때, 질병발생 지역에 17개의 거점 병원을 설정하고 의심이 가는 환자 혈액을 채취하여 항체역가를 측정하고 원인균 분리를 시작하였으며, 이 연구결과 우리나라에는 당시 알려진 유행성 출혈열외에 렙토스피라병, 쯔쯔가무시병, 발진열 등 3 가지 병이 더 존재한다는 것이 규명하셨습니다. 렙토스피라병은 우리나라에서는 8, 9월 추수기 직전에 발생하는 홍수 후에 주로 발병하며 우리나라에서는 Leptospira interrogans 혈청형 lai가 가장 많이 분포하며 외국에서 발생하는 렙토스피라병과는 달리 급성 전신 출혈을 유발하여 환자 치사율이 매우 높음을 증명한 바 있으며, 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국립보건원에서 렙토스피라병 예방백신을 개발, 보급하게 되었습니다. 렙토스피라병 역학조사 결과 국내에는 혈청형 lai외에 canicola형 및 그 때까지 국제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균주가 유행함을 밝혀, 새로운 혈청형인 yeonchon형과 hongchon형으로 명명하여 보고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렙토스피라균 각 혈청형에 특이한 단클론항체가 렙토스피라균 혈청형 동정에 매우 유용한 방법임을 증명하여 국제세균명명위원회 렙토스피라 분과회에 초청되어 명명위원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렙토스피라증이 초급성 질환으로 높은 치사율을 보임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혈청형 특이 중합효소연쇄반응법을 이용한 진단법을 개발하셨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쯔쯔가무시병은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에게도 관심 밖의 질환이었으나, 1986년 교수님은 이에 대한 전국적인 역학조사를 시작하고, 쯔쯔가무시병의 병원체를 분리하기 시작하였으며, 연구결과 국내에서 특히 가을철에 발열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의 약 40%가 쯔쯔가무시병 환자임을 밝혀 쯔쯔가무시병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감염질환임을 입증,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부에서는 쯔쯔가무시병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예비책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이 질환의 병원체인 Orientia tsutsugamushi 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 환자혈액에서 균주를 분리하고 단세포군항체 및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으로 국내에는 Gilliam, Karp, 및 Kato 외에 항원성이 다른 Boryong과 Yeonchon형이 존재함을 밝히고 이를 국제미생물학회에서 보고하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Orientia tsutsugamushi 혈청형을 결정하는 유전자재조합 56-kDa 단백을 대장균에서 대량생산, 정제하여 일선지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피동 적혈구응집법을 개발, 보급하여 현재 전국 보건소 및 임상검사소에서 쯔쯔가무시병을 쉽게 진단, 치료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였습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이용한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을 개발하여 미량의 혈액으로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확립하시고, 국내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 Orientia tsutsugamushi 보령형의 유전체 전 염기서열을 세계 최초로 완전히 밝혀낸 업적을 내는데 공헌하기도 하셨습니다.

고 장 우현교수님은 학문연구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남 달라 열악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도 210 여편의 논문(SCI 논문 30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의 쯔쯔가무시병”을 포함한 4권의 저서를 출판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쳤을 뿐 아니라, 대한미생물학회 회장, 대한화학요법학회 회장, 대한 면역학회 회장 및 대한감염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기초의학협의회 회장, 대한의학회 및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등을 역임하면서 기초의학발전 및 의학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의학계 거목이신 미생물학 학자셨습니다.


대한의학회(http://www.kams.or.kr)
(06762) 서울특별시 서초구 바우뫼로 7길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