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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86 October

기획특집

◎ 대한의학회의 과거 60년과 현재 조명

이 윤 성 서울의대 명예교수

대한의학회는 1966년 16개 학회를 회원으로 창립하여 지금은 회원이 199개 학회인 종합학술기관으로서, 의학 학술 발전, 의학교육, 전문의 수련, 임상 표준화, 근거 기반 보건의료 정책을 주도한다. 지난 60년을 돌이켜 대한의학회가 이룩한 업적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1. 전공의 수련 교육과 전문의 시험 제도 정립
전공의 수련 표준화와 더불어 전문의 자격시험 출제와 관리 업무를 전담하며, 한국 전문의 제도의 학술적 기반과 엄격성을 정립하였다. 각 분과학회와 함께 전공의 수련 교육과정을 제정-개정하고, 전공의수련교육원을 출범시켜 졸업후교육의 고도화를 주도하였다.

2. 의학 연구 평가와 학술지 품질 향상
종합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를 발간하여 한국 의학 연구 성과를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렸고, 국내 발행 의학 학술지의 등재와 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영문 색인 DB인 '코리아메드(KoreaMed)'와 'KoMCI(한국의학학술지 인용지수)'를 구축하여 국내 의학 논문의 국제적 가시성을 크게 높였다.

3. 한국의료기술평가 및 임상진료지침 개발
한국형 '근거 기반 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 CPG)’ 개발 사업을 이끌며, 진료지침 정보센터를 운영하여 전국 의료기관의 진료 표준화를 이끌었다. 신의료기술 평가(HTA)와 보건의료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의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4. 의학 교육과 학술 관련 기관 설립 참여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한국의사국가시험원(국시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의 설립과 제도 기틀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들 기관의 정립에 기여하였다.

5.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 분과학회 통합 네트워크 구축
26개 기간 학회를 포함하여 200개에 가까운 회원 학회를 아우르는 중앙 학술 기관으로서 의학계의 의견을 집대성하고, 필수 의료 인력 확보, 의료분쟁조정제도 연구, AI, 바이오 빅 데이터 활용 등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였다.

대한의학회의 현재를 조명하려면, 우리 의료와 의학이 어떤 상황인지를 살펴야 한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한 후에 6·25전쟁을 거친 우리나라 의료는 유럽-일본 의료를 거쳐 미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공공의 지원은 거의 없이 민간 주도로 성장하였다.

큰 변화는 1977년에 직장의료보험을 의무화하면서 정부가 관리하는 의료로써 전국민 의료보험 시대를 맞았다. 2000년에 단일 보험자 체제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전문 심사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출범하여 관리 효율성과 재정 형평성을 강화하였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하여 고령화 사회에서 돌봄의 수요에 대처하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저부담-저수가-저보장’을 기조로 시작하여 경제 성장과 함께 급여 항목을 늘이는 정책이었다. 정부가 자랑하는 ‘저수가-고수준 의료’를 성취한 면도 있으나, 50년이 지난 지금 부작용이 적지 않다. 비급여 의료 팽배, 필수의료 부족, 지역의료 불균형, 방어적 진료 확대 등이다. 인구 대비 의사 수는 적은데 의료접근성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은 “저수가에 뼈를 갈아 넣는” 의료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으나, 정부와 의료계는 사사건건 대립할 뿐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태로 지속할 수는 없다. 의약분업 사태 이래 겪은 여러 차례 강경 대응은 접고, 소통을 통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가 새로운 시대의 명령이다. 대한의학회가 짊어질 중요한 사명이다.

대한의학회가 할 일이 많겠으나, 그 가운데 의료인 양성(교육, 훈련, 검증)은 매우 중요하다. 전공의수련교육원은 2026년 5월 대한의학회 산하 상설기구로 출범했다. 각 전문 분야 의사는 매년 얼마나 필요한가? 전공의는 저수가 의료 현실에서 필요한 저급여 의사 노동자인가, 미래 의료의 자원인가? 전문의의 수입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려면 우선 30년, 50년 뒤 의료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대한의학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대한의학회(https://www.kams.or.kr)
(06653)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14길 42, 6층/7층 (서초동, 하이앤드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