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길 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연말연시와 함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성모 마리아가 생각난다. 아마도 세상의 어느 어머니보다도 아들이신 예수 때문에도 마음고생을 제일 심히 하셨을 것이다. 필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비교적 많은 성당들과 성지를 방문하였다. 방문할 때마다 살아계신 성모를 알현한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성모마리아의 연대별로 네 곳을 선택하여 그 마음을 헤아려 보려 하였다.
① 성모 마리아가 예수가 십자가에 걸리시기 전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당신의 아들을 만났던 골고다언덕 제4처, ②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체를 넘겨받으셨을 때의 비통함을 그린 피에스타상, ③ 예수 사후 성모마리아가 로마군에 쫓겨 터키 에베소서의 산속으로 도피하여 돌아가실 때 까지 살던 곳, ④ 그리고 먼 훗날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포르투갈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를 만났다.
- Ave Maria - F.Schubert (Sumi Jo / 조수미)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 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 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사진 ①외각의 올리브산은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뒤쪽으로는 요단강이고 오른쪽에는 겟세마네동산,
그리고 계곡 건너에 황금사원이 보인다.
②제4처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을 만났던 곳,
‘슬퍼하는 마리아를 만난 곳’이다.
③승천한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려 뉘여 놨던 석판이다.
마리아가 이를 들어 성모의 무릎에 올려놓고 비통해 하는 상이 피에타상(사진④)이다. >
이스라엘 예루살렘시를 2012년에 방문하였다. 외각의 올리브산은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뒤쪽으로는 요르단강이고 오른쪽에는 겟세마네동산, 그리고 계곡 건너에 황금사원이 보인다.(사진①) 황금사원 아래의 벽이 이스라엘인들 마음의 고향인 통곡의 벽이 있다. 이의 우측 약간 위로 예수의 사형이 확정된 후,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 수난 14처, Via Dolorosa 14처가 있다. 그중 제4처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을 만났던 곳, ‘슬퍼하는 마리아를 만난 곳’이다.(사진②) 그리고 사진③은 돌아가신 예수를 뉘어 놨던 석판이다.
지금 지나치면 살아생전 다시는 보지 못하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아! 어떠한 심정이셨을까? 이에 합당하는 언어가 있었을까? 엄마로서 억울하게 죽어가는 아들한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그 심정은 어떠하셨을까? “실제로 나의 어머니께서는 하느님께서 나의 어머니께 계시하셨던 나의 고난과 나에게 가해졌던 형벌에 함께 참여하셨다. 나에게 사형이 언도되자 나의 제자들 중 대부분인 유다인들이 두려워 멀리 도망갔지만, 나의 어머니께서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나를 만나러 오셨으며, 내가 십자가에서 운명하여 무덤에 묻힐 때까지, 한시도 나를 떠나지 않으셨다.” 아멘!
< 사진 ④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는 미켈란젤로 3대 조각상 중의 하나인 피에타상이 있다.
축 늘어진 예수님의 시신을 무릎에 올려놓으신 마리아 얼굴표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 없이 겪는
상실과, 비통과, 세상에서 제일가는 고통을 나타내었다. >
2016년 로마 베드로 성당을 방문하였다.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는 미켈란젤로 3대 조각상 중의 하나인 피에타상이 있다.(사진④) ‘피에타’의 뜻은 ‘자비를 베푸소서’의 이탈리아어이다. 이는 십자가에 매달려 승천하여 시신이 내려진 후에 성모마리아의 무릎에 누워있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하루 전에 골고다 언덕에서 살아 있는 아들을 만났었는데. 축 늘어진 예수님의 시신을 무릎에 올려놓으신 마리아! 이 석상의 성모마리아 얼굴표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수 없이 겪는 상실과, 비통과, 세상에서 제일가는 고통의 성모마리아를 만났다. 아멘!
- 영화 파리넬리 OST Lascia Ch'io Pianga “울게 하소서”
Lascia la spina, cogli la rosa, 비탄케 하소서 장미를 꺾으니/ tu vai cercando il tuo dolor, 너는 네 고통을 찾으리./ Canuta brina per mano ascosa, 감춰진 손을 통해 흰 서리는/ giungera quando nol crede il cuor. 마음이 예기치 못할 때 찾아오리라.
< 사진 ⑤터키 셀추크의 ‘성모마리아의 집’은 살아생전 로마군들을 피해 살았던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아들을 잃고 성모 승천까지 얼마나 극한의 고통에서 살았을까? >
또 다시 시간을 바꿔 터키 셀추크 코레소스(나이팅게일)언덕의 ‘성모마리아의 집’은 예수 승천 후 사도 요한이 성모마리아를 위해서 지어 주었다.(사진⑤) 이 집은 성모마리아가 살아생전 로마군들을 피해 살았던 곳이다. 로마군이 추적 할 수 없는 산 중턱에 샘물이 있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았다. 성모 마리아 이전의 한 남성의 엄마로서 만나 뵐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아들을 잃고 성모 승천까지 얼마나 극한의 고통에서 살았을까? 이 또한 이루 형언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승천할 때와 그리고 승천하고 나서도 우리 주 예수를 아들로서 걱정되는 것을 마음속에 꼭꼭 묻고 지금까지도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 계신 것이다. 아멘!
< 사진 ⑥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승천한 서기 41년 이후, 거의 1,900년 만에 ‘파티마의 로자리오 성모’로 발현하였다.
아름다운 천상의 빛으로 가득한 용모를 지니고 슬픔도 배어 있는 형상으로 나타나셨다. 사진의 필자의 아내는 독실한 가톨릭신자이다. >
포르투갈의 파티마(사진⑥)에서는 1917년 5월부터 10월까지 매달 13일이 되면서 세 명의 어린 목동들 앞에 성모마리아가 발현하여 죄의 회개와 로자리오 기도를 권하였다. 이 성모 마리아가 승천한 서기 41년 이후, 거의 1,900년 만에 ‘파티마의 로자리오 성모’로 나타났다.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천상의 빛으로 가득한 용모를 지니고 무엇인지 생각에 잠긴 듯한 슬픔도 배어 있는 형상으로 나타나셨다. 아들인 예수를 넘어서 세계 모든 이들의 고뇌를 지녔다.
- Song of Joy, Miguel Rios
신은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내 형제를 인도할 평화를 위해/ 부른다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서로 사랑해야만 할 인간을 위해/ 신이여 내가 알아온 마음들처럼/ 확실히 그들은 올바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렇듯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타임머신을 타고 이 땅의 곳곳에 살아계신 여러 성모를 알현하였다. 알현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가 겪었던 고통과 우리 죄를 사함의 고통을 엄마라는 인간으로 그리고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감당해야했다. 이러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온 누리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 드린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성모마리아의 성령이 온 가정과 온 고을에, 특히 우리 대한민국과 북녘 땅에 크리스마스의 복음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 Julio Iglesias, Silent Night Holly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