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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32 November 2021

1분 소확행

◎ 정열의 쿠바와 시간이 멈춘 쿠바 손과 룸바

강 길 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쿠바의 아바나는 노인과 바다, 그리고 시가의 헤밍웨이이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도시 곳곳을 감시하고 있다. 시간이 멈춘 아바나의 골목에는 인력거가 돌아다니고, 시간이 멈춘 정적이 반기고 있다. 도시 자체가 거대한 골동품이다. 1960년 쿠바혁명이 성공한 그 시간에 머물러 있다. 시내에 돌아다니는 60년대 올드 카의 디젤엔진이 매연을 까맣게 뿜으며 돌아다닌다. 인터넷이 안 되어 외부와의 연락이 끊겨 아예 포기를 하니 편하다. 콜럼부스가 관타나메라에 상륙한 후, 원주민은 다 죽고 노예로 아프리카에서 잡아온 아프리카인 후예들이 돌아다니는 쿠바이다. 다만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쿠바 손(Son Cubano)과 룸바(Rumba)의 경쾌한 리듬이 쿠바에 와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 사진1. (상) ①우리 젊을 때, 전 세계 우상이었던 체. ②혁명광장의 체. ③10쿱(만원에 상당) 뒷면 도안에 에너지 혁명이라는 문구와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현대중공업, 이동식발전설비)을 소개하였다. (하)
④혁명광장에서. ⑤60년 전의 올드 카: 삼만 유로에 사라고 한다. ⑥식당과 거리에는 룸바·차차차·쿠바 손이 넘쳐흐른다.>

- 룸바 리듬의 대표적인 댄스곡 시보네 (Siboney, 1960, 카니 프란시스)


쿠바를 이야기 하면서 피델과 체를 빼 놓을 수 없다. 체는 아르헨티나의 의대생이었다. 오토바이로 전국을 여행하는 중에 농민들의 참상을 겪고 1956년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혁명을 일으켜 성공한다. 6년여의 장관직 수행하다가가 볼리비아 혁명 중 사형 당한다. 쿠바의 10CUC(거의 10유로와 비슷한 환율이다) 지폐의 뒷면에는 콘테이너 박스에 들어있는 발전기와 픽업트럭이 그려져 있다.(그림1 중우) 1990년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로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어 모든 공산권의 경제가 무너졌다. 소련에서 지원해주던 발전에 필요한 연료가 끊겼다. 갑자기 전기가 끊겼다. 이를 해결해준 것이 바로 우리나라 현대의 디젤선박엔진 “힘쎈”이 각 마을 단위로 발전하고, 현대 차가 쿠바를 살렸다. 카스트로가 우리나라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지폐에 에너지 혁명(Revolucion Energetica)이라는 제목까지 달아 주었다. 미수교국이며 적성국인 나라까지 가서 물건을 팔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단면이다.

쿠바하면 헤로니모(Jeronimo) 임, 임은조를 빼 놓을 수 없다.(그림2 하좌) 임은조의 아버지, 임은택은 1905년 3살에 아버지의 등에 업혀 하와이의 노동자로 이민을 갔다가 멕시코의 용설란농장의 노동자로 갔다. 다시 쿠바로 1921년에 288명의 한국인이 건너갔다. 임은택의 9자녀 중 장남이 헤로니모 임이다. 총명하여 국립아바나 법대로 진학하여 동기 동창생인 카스트로와 같이 혁명에 성공하였다. 산업부 차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걸쳤다. 288명의 한국인이 지금은 천명이상으로 늘어났다. 헤로니모가 1995년 우리정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후 “쿠바 혁명은 내가 잘 못 생각한 것 같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이야기다. 아버지 임은택은 김구를 도와 독립운동하여 지금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어있다.

- Company Segundo의 Guantanamera; Compay Segundo(1907~2003)


< 사진2. (상) ①도시 대부분이 슬럼화가 되었다. 물탱크하나에 수도관이 십수개가 연결되어 있다. ②말 한마리가 끄는 마차다.
그러니까 1마력짜리 차다. ③버스가 없어서 개조트럭을 승객운송에 쓰인다. ④노인의 직업은 하루 종일 일하는 체 하는 거다.
(하) ⑤호화로운 국립아바나대의 강당. 소련이 건축해주었다고 한다. 물이 안 나와 화장실 냄새가 그득하다.
⑥시가를 말고 있다. 부친이 폐암으로 돌아가셨다한다. ⑦한국인 3세 헤로니모 임이다. 카스트로의 아바나대 법대 동기동창생이다.>

아바나에 머물수록 지긋지긋하게 못살던 우리나라의 1965년경과 중첩되었다. 100객실 호텔에 전화가 프론트에 한 대 밖에 없다. 수돗물은 새벽 1~4시 사이 밖에 나오질 않는다.(그림2 상좌) 도로에는 말과 나귀가 끄는 마차들이 즐비하게 돌아다닌다.(그림2 상중) 거리에는 거지들이 넘쳐흐른다. 2살 아이를 업은 엄마가 3~4살의 아이한테 구걸시킨다. 국민들의 월급이 40불 정도이다. 의사 월급이 200불 수준이다. 그래서 연봉 2~3만 불에 이웃 남미국가로 수출한다. 모든 공산권국가의 경제가 어렵듯이 쿠바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러니칼하게도 미국으로 밀입국한 쿠바인이 고국으로 보내준 달러로 먹고 산다. 쿠바와 미국 플로리다주의 키웨스트하고 제일 가까운 거리가 100km남짓 된다. 밀항하다가 죽은 난민의 수가 셀 수도 없다. 더 이상의 이상향의, 유기농·무농약 뜨락농업의 메카가 아니었다.

TV를 틀면 하루 종일 공산당 사상 교육을 방송한다. 그중에서도 K-드라마는 공전의 히트다. 2010년 초반부터 대장금·주몽은 시청률 90%이상이고 2014년 쿠바 방문 당시에 내조의 여왕이 80% 이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었다. 이 당시에 이미 BTS를 비롯한 슈퍼 쥬니어 등은 쿠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 사진3. (상) ①시가를 물은 분은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의 클라우디오 교수이다.
②콤뻬이 세군도가 연주하던 쿠바 국립호텔에서 아바나 해안을 찍은 것이다. ③숙소에서 본 아바나해안의 여명. 미국의 플로리다 해안쪽이다.
그 살기 좋고 윤택하였던 쿠바를 현명 후 50여년 만에 나라를 거덜 내놨다.
(중) ④⑤쿠바의 하롱베이인 비냘레스는 아바나에서 약 2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다.
⑥거리에 즐비한 거리 악사들. 사진 좌측 빨간 상의 입으신 분은 한국분이다. 노래가 끝나고 한국인의 위신을 세워 드리려고
50유로를 모자에 넣는 순간 주위에 있던 구걸하는 십수명이 몰려들었다.
(하) ⑦아바나 시내, 너무 가난하다. ⑧비냘레스의 석회석 절벽에 채색화로 그림을 그려 놨다.
⑨학회 중에 도와주었던 국립 아바나대학 화학과 학생들. 분홍색 상의를 입은 학생이 필자를 집중적으로 도와줬다.
한국 이름이 정성인이라고 하였고 한국이 제일 가고 싶은 나라라고 하였다. >

2014년 쿠바 방문시, 국영 쿠바항공을 이용하였다. 보통 7~9시간씩 연착이다. 직원들도 다 눈동자가 풀리고 뭐라고 이야기하면 "매니져"하고 이야기하란다. 길가에 손수레에서 파는 잡상인 말고는 죄다 국영이다. 이러니 사회가 다 맥이 빠졌다. 쿠바로 입국하였을 때에는 연착해도 큰문제가 없었으나, 출국할 때 문제가 터졌다. 칸쿤으로 가는 아바나항공이 12시간 연착하여 그 후의 연결편인 멕시코 칸쿤→LA 티켓을 모두 잃었다. 간신히 에어프랑스 티켓 한 장 남은 것을 4천불을 주고 구했다. 결론적으로 서울→LA→칸쿤→아바나→파리→서울의 지구 한바퀴 4만 km를 돌았다. (꿀팁, 세계에서 타지 말아야할 3대 항공사는 북한의 고려항공, 이란의 이란항공, 그리고 쿠바의 쿠바항공이다. 한국에서 쿠바를 방문할 때 가장 안전한 비행편은 카나다 항공을 타고 토론토 경유하는 편이 싸고 연착도 없고 제일 안전하다)

- Haste Siempre Commandante Che Guevera(체게바라여 영원하라): Carlos Puebla 라틴 아메리카에서 새로운 장르인 Nueva Cancion (새로운 노래)와 진화한 Nueva Trova (새로운 음유시)라는 분야로 쿠바음악의 한 분야가 되었다.


Carlos Puebla가 부른 “체게바라여 영원하라”에서는 “Aprendimos a quererte desde, la histirica altura/ donde el sol de tu bravura, le puso un cerco a la muerte: 우리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당신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당신의 용맹한 태양이 서있던 역사의 절정으로 부터 (하략)” 라고 노래했지만 체한테 묻고 싶다. 체와 카스트로, 당신들이 그때 그 사회의 여건에서는 그게 옳은 생각이었을지언정, 먼 시간이 흐른 지금에는 그 처음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국민들 전체의 생활수준, 자유 수준, 꿈과 이상의 수준을 높여 주었었어야 되었는데 결국은 전체 하향평준화하여 완전 못 쓰게, 완전히 국민들을 세계에서 제일가는 거지, 금메달 거지로 만들어 놔버렸습니다!

체 선배, 내 당신한테는 미안하지만, 열열하고 불같은 젊은 시절의 삶은 인정하나, 결과가 이렇게 안 좋게 된 것은 참으로 유감으로 생각하외다. 체 게바라여! 당신의 짧은 인생 열정적인 것은 인정하나, 수단이 옳지 않았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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