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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31 October 2021

Issue??있슈!!

◎ 수술실내 CCTV 설치 의무화 입법을 통해 본 의료계의 가야할 길

이 무 열중앙의대 생리학

오랫동안 끌어오던 CCTV의 수술실 내 의무설치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 소위를 통과한 후 법사위,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하여 의료법이 바뀌게 되었다. 여당의 모 대통령 후보가 200여명의 국회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는 기사가 이후에 나오긴 했지만 의사협회의 대국회업무의 총책임자로서 회원들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이야 금할 길이 없지만 업무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마치 엄청난 해일에 쓸려나간 듯한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의사협회는 지난 5월에 이필수 회장을 중심으로 한 41대 집행부가 구성된 이후로 수개월이 지났지만 선거당시 공약의 실천을 위한 일 못지않게 의료계의 오랜 현안 특히 의료계를 옥죄이는 각종 입법관련 현안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많은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의사자격 박탈법이라고 까지 불리는 의사면허 취소관련 의료법 개정 법안 또한 작년에 이미 여야합의로 국회의 보건복지 소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로 법사위를 통해 법안 개정을 막고 있는 현실이지만 이 또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상태이고, 특히 현재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선정국이라 CCTV건처럼 또 어떤 변수가 생겨 빠르게 통과하자는 여론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법관련 업무를 하다보면 참으로 의료계의 전문가적 의견이 반영되기 보다는 여론을 중심으로 한 국민감정이 우선되는 듯한 상황이 많은 것 같아 참으로 아쉽기 그지없다. CCTV건의 경우에도 의사들의 대리수술과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증거확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에 밀려 입법과정이 이루어졌지만 사람 사는 동네가 다 비슷하다고 세계 어느 나라의 의료계에서는 유사한 일탈의 현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현실에서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하는 상황이 닥치게 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계가 국제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세계의사회장 조차 서한을 보내 수술실 CCTV 설치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한 상태에서 유사한 법안 관련 현안이 산적해 있는 현실 앞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없을 때 앞으로 한국 의사사회의 내부적 어려움은 물론 국제적 위상 또한 상당한 하락이 걱정되는 바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의사들의 위상이 사회적으로 존경이나 존중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서 일부 의사들의 각종 범죄 내지는 사회적 물의로 인한 문제점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보다는 의사들이 힘을 모아 사회적 내지는 정치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필자는 평소부터 주장해오던 바이다. 의료계 관련 입법을 모니터링하면서 정치인들을 만나보면 의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 때마다 의사들과 정치인들의 시각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로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의 단체가 정치인들 내지는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세력들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CCTV 설치는 아쉽게도 2년의 유예기간 이후에는 의료계에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의료계를 옥죌 가능성이 있는 모든 법안에 대해서는 항시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의료계의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당위성은 의사들의 편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된 의료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의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면서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의사들이 진심으로 걱정하는 환자들을 위하는 길인가를 제시하는 데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환자들이 없는 의사란 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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