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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21 November 2020

기획특집 –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어떻게 변화할까

김 광 석한양대 겸임교수, 삼정KPM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2020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1930대 대공황 이후 가장 흉악한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IMF의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4%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세계 경제성장률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세계 경제는 2.6% 플러스 성장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성장률은 –0.07%로 거의 0%에 가까운 마이너스 수준이었다. 2020년 팬데믹 경제위기는 그만큼 가혹한 위기였다.

자료 : 김광석(2020),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지식노마드
주 :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2020년 10월 기준 IMF의 전망치임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전과 후는 달라지곤 한다.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필자는 신간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을 통해 그러한 구조적 변화에 주목했다. 코로나19는 일시적 변화만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가져올 구조적 변화
첫 번째 구조적 변화는 글로벌 벨류 체인(Global Value Chain, 이하 ‘GVC’) 상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지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이미 제조업 회귀현상이 전개되어 왔다. 세계적으로 해외직접투자 유입액(Foreign Direct Investment Inflow)은 2015년 20,338억 달러 규모를 기록한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2018년에는 12,972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국내 주력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부품의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중국,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 사태는 GVC 상의 일부 부문을 해외에 의존하기보다 자국에 집중하는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주요 정책들 중 하나로 리쇼어링 정책(U턴 기업 지원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GVC가 약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자료 : UNCTAD(2019)의 『World Investment Report 2019』
주 : Transition economies는 UN에서 분류하고 있는 기준으로, 선진국(Developed economies)과
개발도상국(Developing economies)을 제외한 나라들이고, 경제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상이한 시스템으로 이행되는 과정에 있는 경제권을 뜻함.
보통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동유럽 및 CIS 지역들을 의미함.

둘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전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변화를 앞당겨 놓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축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핵심축이 “전통산업 → ICT 제조 → ICT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Top 10 기업들의 분포를 확인해 보면, 1990년대 ICT 기업은 IBM, General Electric, BT Group 등 3개에 불과했다. 2000년대에는 4개의 ICT 기업이 Top 10 기업에 들어섰고, 2020년에는 Apple, Amazon, Microsoft, Alphabet, Facebook, Alibaba 등의 ICT 기업들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특히, ICT 산업 중에서도 ICT 제조에서 ICT 서비스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모든 변화가 코로나19로 인한 것은 아니었지만, 코로나19가 경제주체들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폭발시켰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요 산업들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자료 : Bloomberg
주 : 시가총액은 매년 12월 31일 기준, 2020년은 8월 13일 작성일 기준

셋째, 비대면 서비스(Untact service)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 됨에 따라 온라인쇼핑과 게임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과거 비대면 서비스는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반강제적으로’ 소비자 전체로 확산했다. 온라인쇼핑이 급증하면서 지급결제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온라인 교육 및 화상회의가 도입되면서 ZOOM과 같은 플랫폼 사용자가 급증했다. 오프라인 환경하에서 조차도 키오스크(Kiosk)가 빠른 속도로 보급됨에 따라 판매원 등을 만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경험해 본 사용자들은 편리성과 유용성을 인식해 코로나19 이후 더욱 의존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조직문화도 마찬가지다. 대면보고와 대면회의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도 효율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보고와 재택근무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보급도 확대되고 고도화될 것이다. 비대면 회의의 편리성을 경험한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이를 더욱 활용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회식문화가 상당 비중 줄어들고, 유연근무제도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G7 재정부 장관 회담, G20 정상회담, IMF 정기 미팅 등과 같은 국제 주요 회담들이 화상으로 진행되었고, 이는 향후 공공 및 민간 조직 내에서 실시간 화상 회의 및 교육의 활용이 늘어날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거스를 수 없는 변화와 대응
외양간을 어떻게 고칠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또다시 소를 잃지 않도록 말이다. 기업들은 코로나 이후 펼쳐질 변화를 그려보고, 그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겠다. 제조기업들은 GVC의 변화를 인식하고, 생산기지 이동 및 다변화를 검토하며, 정책적인 지원들을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확보하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달하던 서비스를 디지털·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사회문화 및 조직문화의 변화에 걸맞은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들도 그런 변화에 기초해 유망한 영역으로의 진로를 설정하고, 요구되는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투자 의사결정 면에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기업과 가계가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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