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에 발표되는 클라리베이트 어낼리틱스(Clarivate Analytics, 구 톰슨 로이터스)의 Web of Science 등재학술지의 Journal Citation Reports(JCR) 인용지수(journal impact factor, JIF)가 지난 6월 27일 발표되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2017년 등재된 전체 학술지는 SCIE(SCI 포함) 8,968종, SSCI 3,303종 합계 12,271종으로 2016년도 12,062종에 비하여 209종이 증가하였다.

JIF 2017은 이들 학술지에 2017년도 발표된 논문의 참고문헌으로 인용된 자료를 토대로 각 학술지가 2015-2016년에 발표한 논문의 평균 인용수를 산정한 지수이다. 이 지수는 원래 도서관의 사서를 위한 참고자료로 개발되었는데 지금은 학술지의 위상과 연구력 측정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2012년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세포연구 과학자들이 JIF를 맹목적으로 적용하는 데에 대한 경각심으로 학술지 JIF보다 연구나 논문의 내용을 평가하자는 선언문(Declaration of Research Assessment, DORA)을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JIF의 위력이 대단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 위력이 너무 커서 연구자를 모두 SCI 노예로 만든다고 우려하는 수준이다.

국내 발행으로 JCR 2017에 등재된 학술지는 전체 129종이며, 그 중 의학학술지는 총 41종이다. 이 41종 중에 대한의사학회지가 인문학 분야 데이터베이스인 A&HCI에 등재되어 있어 인용지수(journal impact factor, JIF)가 산정되는 것은 40종이다(표 1). 등재된 40종의 의학학술지 중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발행하는 Experimental Molecular Medicine(EMM)으로 5.584를 기록하였고 3년 연속 5점대에 안정되어 있다. 2016년도 JIF 1위였던 Journal of Stroke이 2위로 4.750을 기록하였다. EMM의 5.584는 JCR에 등재된 국내 발행 학술지 129종 전체에서 가장 높은 지수이고 전체 2위는 Journal of Industrial and Engineering Chemistry의 4.841이다. 그 외에 3점대에 Allergy, Asthma & Immunology Research, Cancer Research & Treatment, 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Korean Journal of Radiology, Diabetes & Metabolism Journal, Experimental Neurobiology등 다수가 분포한다. JCR에 등재된 의학학술지 전체의 JIF 2017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예년과 같이 전반적으로 국내 의학학술지의 인용지수가 전년도에 비하여 상향되었다. JIF 5점대 학술지가 하나이지만 40종 중 37종이 1.0을 상회하고 있다. 이 수치로 보면 국내 학술지의 글로벌 학술 기여가 꾸준히 서서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처음 JIF를 산정 받은 Experimental Neurobiology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이 3점대의 지수를 받은 것도 쾌거이다.

개별 학술지마다 JIF 외에 여러 지수가 함께 발표되는데 그 중에서 총인용수(total cites)가 중요하다. 이 지수는 해당 학술지가 2017년 일 년 동안 참고문헌으로 인용된 전체 수이다. 즉 JIF 2017은 2015-2016년도에 출판된 논문의 인용만 환산한 것이지만 총인용수는 연도 제한 없이 해당 학술지가 인용된 총 수이므로 해당 연도 글로벌 학술 기여 총량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인용이 많으면서 출판된 논문이 많은 학술지가 유리한데, 국내 발행 학술지 중에서 총량이 가장 많은 학술지는 Journal of Industrial and Engineering Chemistry로 12,666에 이른다. 의학 학술지 중에서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로 5,327회 인용되어 가장 많았다. 참고로 전체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는 CA-A Cancer Journal for Clinicians로 244.585로 2위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79.2586보다 월등하게 높다. 그러나 두 학술지 총인용수는 각각 28,839편과 332,830편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DORA에도 불구하고 편집인들은 해마다 발표되는 학술지 인용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JCR에 아직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 편집인들은 등재하기에 온힘을 쏟지만 일단 등재한 다음에도 등재의 지속 여부와 인용지수의 등락에 의한 가시밭길은 계속된다.

현재 국내 발행 학술지의 글로벌 위상은 우리의 연구력에 비하여 매우 열악하고 저평가되어 있다. 좋은 연구성과물을 국내 학술지보다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내려는 자연스러운 여망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단 우리가 학술지를 발행하는 이상 우리 학술지가 많이 글로벌 인용색인지에 등재되고 많이 인용되도록 아끼고 키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리 학술지에 더 좋은 논문을 내고 지금보다 더 많이 인용하여야 한다. 우리 학술지에 낸 논문도 업적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하겠지만 그 전에 학술지 발간과 편집을 글로벌화 하여야 한다.

표1. 국내 학회 발행 의학학술지의 2017 인용지수 (JIF 2017)

* 2015, 2016 JIF가 없는 학술지는 2017 JIF가 등재 후 처음 산정된 인용지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