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기본의학교육(BME)과 졸업 후 수련교육(GME)만으로는 유능한 임상 수행 능력을 갖춘 의사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가 어려워 요즘은 의사의 연수교육(CME)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사회의 의학교육은 BME, GME, CME가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시행 된다 기 보다는 좋은 의사양성이라는 목적으로 의사의 평생교육(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CPD)이라는 큰 개념 하에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계획하고 시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미 의료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개념이 정착하여 의사의 평생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평생교육의 대상이 되는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평생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정부는 그들의 자율권을 인정하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의사의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의학교육자들과 보건복지부가 인식을 같이 하여 대한의사협회에 위탁하여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의료행위를 지속하는 한 모든 임상의사는 연간 10시간 이상의 연수교육을 받을 것을 규정해 시행해 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의사들이 동참하기에는 연수교육 내용과 방법이 다양하지 못했고 특히 벽지에서 진료하는 의사들에게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너무 많아 자발적 호응보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더욱이 교육이수자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교육 미이수자들에 비해 어떠한 차별적 혜택도 줄 수 없는 형편이라 이와 같은 의사연수 교육의 시도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의사의 평생교육은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논리적 타당성을 넘어 임상현장에서 수고하는 의사들이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먼저 나서서 교육을 받길 원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의학학술단체들은 임상 수행 현장에서 회원들이 목말라하는 새로운 의학지식과 최신의 장비와 술기들에 관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폭 넓게 제공하게 되었다.
게다가 IT 산업의 발달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이용이 보편화 되어 시간과 공간적 제약으로 교육이수를 어려워하던 의사들도 원하는 정보를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진 경로를 통해 손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보건복지부 또한 의사의 평생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 우선 연간 8시간의 연수교육이수를 법제화 하였고 의사들 또한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육을 이수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의사의 평생교육은 부족했던 개인적 임상 수행 능력을 보완하고 유지하는데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볼 때도 의료과실의 방지, 전염성 질환의 관리, 난치성 만성질환이나 암 환자의 치료, 여성 및 유소아의 건강관리, 처방약물의 오남용 방지, 공중보건과 국민건강 안전시책, 환자와 의사의 원활한 소통,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 등 의료선진국으로 가는 필수 불가결한 과정으로 의사 사회에서도 인식 되었다.

대한의학회 수련고시위원으로 1997년 미국의 American Board of Medical Education으로 전문의 고시제도를 벤치마킹하러 갔을 때 이미 미국의 전문의 자격은 한번 획득해도 인정기간이 10년으로 한정되어 있어 자격증이 유효한 동안 지속적으로 연수교육을 받아 그 실적을 가늠해 다시 10년간의 자격을 재인정하는 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미국의 의사면허는 평생 유효하나 임상 수행 자격은 주마다 차이가 있어 일정 기간만 인정하고 의사의 평생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 자격을 재인정 받아야만 임상의사로서의 수행 능력을 유지하도록 규정화 되어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의사 사회의 자발적 의지로 의사의 평생교육제도를 정착시켜 의사면허와 전문의 자격을 재인정하는 제도의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 할 때가 되었다. 이는 안 그래도 어려운 임상의사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기보다는 의사들 스스로 평생교육을 통해 향상된 자신의 임상 수행 능력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해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좋은 의사로 인정받고 나아가 의료산업을 발전시켜 국가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의사의 평생교육을 최대한으로 지원하고 의사의 사회적 지위를 의료선진국 수준으로 인정하며 의료산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율권을 최대한 허용하여 임상의사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