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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75 August 2016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대한의학회에서 누린 보람과 기쁨을 기억하며…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옳은 일에 전념할 수 있는 단체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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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상
대한의학회 제19대 회장

시작하는 말

대한의학회 40년사를 편찬하느라 동분서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10년이 지나 50년사를 편찬하고 있다고 한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따져보니 필자가 대한의학회(이하 의학회)에 고시수련위원으로 부름을 받아 의학회와 함께 하기 시작한 것이 1988년의 일이니 그 세월도 50년의 반을 넘어 28년이나 된 셈이다.
의사로서의 공생활(公生活)을 영상의학회 고시이사로 출발하였는데, 의학회와의 첫 인연도 고시수련으로 시작되었고 그 때부터 매년 두 번씩 여름과 겨울에 실시하는 전문의고시를 위한 작업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왔을 뿐 아니라, 의학회장 임기가 끝나고도 국가시험원장에 피선되어 봉사하였으니 필자에게는 ‘시험’이 인생의 중요한 keyword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 의학회는 착한 줄기세포 같은 단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의학 관련 학회를 회원으로 하는 단체라서 학회를 지원하는 일이 주 역할이지만, 의학 발전과 관련하여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감당할 주체가 아직 마땅치 않으면, 일단 의학회가 먼저 해결하고 관련 주체의 설립이나 성장을 지원하여 해당 업무를 이관하곤 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학회 발전 지원 사업들과 함께 50년사에서 잘 조명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면 관계로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의학회 활동을 하면서 얻은 몇 가지 개인적인 기억을 기술함으로써 50년을 맞는 소회를 피력하고자 한다.

힘들었던 일

필자가 수련교육이사 임기를 시작하면서 ‘전문의인력수급’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방면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어 막막하였지만 전임이사 때 이미 확정된 사업이라 물릴 수도 없고, 이사회 때 마다 이문호 회장님의 시선을 피하는 일도 쉽지 않아 많은 시간을 불편하게 지내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이 과제를 마무리 하면서 배운 것도 많아서 전문의를 포함한 전문 인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의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깨우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 더 값진 수확은 의료계에는 출중한 인재들이 많이 있어서 어떤 일이든 성심껏 노력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인재들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운다고 해야 할까?) 이 과제의 경우, 당시 의료관리학 교수였고 나중에 국회의원도 역임한 위원 한 분의 적절한 도움 덕분에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음을 부언하는 바이다.

어려웠던 결단

필자의 의학회 활동 중에 가장 어려운 결단이 필요했던 사안은 의학회의 사단법인화라고 생각한다. 의학 발전을 위해서 의학회가 국가나 사회로부터 기대되는, 또는 요구받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할 때 임의단체의 자격만으로는 그 격이 약해서 애로를 겪는 일이 허다한 실정이었다. 의학회의 법인화를 의협과 의료계에 등을 돌리는 행위쯤으로 매도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법인격을 얻는 일은 적절한 시기를 잘 선택하고 악의적 여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논리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법인화에 성공하였고 그 덕에 연구센터나 수련 평가센터 그리고 임상진료지침 연구 사업단 등을 설치 운영하는 등 보다 능동적으로 의학 발전을 위한 사업을 수임, 수행이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대한의학회 40년사를 펴내면서 자문위원 좌담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때 자문위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사답법인화에 대하여 용기를 갖고 임하도록 주문하신 것이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법인화를 결심하고 이뤄낼 수 있도록 큰 힘으로 작용하였다고 믿고 있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김영명 회장님 때에는 기획이사에 선임되어 일하였는데, 업무를 수행하면서 당시 회원학회의 수준이 단체의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천차만별인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살펴보고, 의학회에서 잘 하고 있는 학회의 노하우를 배울 것이 많은 학회에게 전달될 수 있는 자리만 마련해줘도 여러 학회가 스스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래서 학회 리더들이 함께 모여서 소통하면서 공통의 사안을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하고 ‘학회운영활성화 포럼’을 시작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호평을 받고 또 실질적으로 학회 운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어, 필자가 부회장으로 선임된 지제근 회장님 때에 이르러서는 ‘임원 아카데미’로 승격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수준 높은 학회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꼭 필요한 주제들을 다루는 한편, 동시대 학회 리더들의 소통의 장으로서도 역할을 하도록 한 일이다.
필자는 이를 통하여 학회 운영, 학술지 발간, 학술대회 개최, 국제 학회 참여 등에서 각 학회들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노하우를 교환할 수 있었고, 또 동시대 의학계 리더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

큰 보람과 기쁨을 얻은 일들

무엇보다 의학회와 같이 넓은 시야를 갖고 의학 발전을 위한 큰 바탕을 건강하게 구축해 나가는 단체의 중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필자에게는 가장 큰 영광이고 보람이라 믿고 있다.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고 옳은 일이라고 믿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단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은 의학회에서 여러 스승들과 또 의학계의 수많은 인재들을 만날 수 있었던 점이다. 이런 분들과 회원학회 지원을 통한 의학의 발전이라는 공동선(公同善)을 위해 함께 일하면서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기도 하고, 또 때로는 겸손해져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낸 것은 필자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의미로서 남아 있을 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

필자가 의학회에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의학회는 독립된 사무국을 둘 형편이 아니어서 의협학술국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현재 의협 사무총장도 학술국에서 의학회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분이고, 상당기간 학술국장으로 재직하시던 홍한표씨는 의학회를 너무 도와준다고(?) 오해를 받아 보직 변경까지 당하면서도 의학회 발전에 힘을 써주기도 했었다고 알고 있다.
초기의 이런 좋은 전통이 유전자로 남았는지, 자체적으로 처음 선발한 최국장이나 그 뒤를 이은 장부장, 김팀장 모두 현명하고 성실하게 의학회 살림을 잘하고 있어 임원들이 편안하게 사명을 다 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맺는 말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의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현재와 미래에 의학회를 위하여 일하시는 분들께도 미리 치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우리나라의 의학은 의학회와 함께 나날이 발전할 것이며 이제 곧 세계의 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확언하면서 졸필을 거둘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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