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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51 July 2023

1분 소확행

◎ 취미가 진심이 되다(3) – 골프 라이프

서 경 묵서울부민병원 스포츠 재활센터장

산부인과 의사이셨던 아버지 서병준 박사.. 바쁘셨던 일상에서도 일요일 오후엔 거의 골프 라운드를 나가셔서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풀곤 하셨다. 집 마당에는 연습망을 설치해 놓으시고 골프 연습을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가끔 아버지 채를 갖고 앞마당에 나가 휘둘러보았던 기억이 있다. 본과 2학년 1학기 시험을 마치고 아버지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두 아들을 보고 ‘시험 끝났니? 수고 했다. 이번 주말 아버지가 골프장 구경 시켜주마’ 하시며 데리고 가셔서 18 홀 동안 두 아들의 손을 잡고 걸으시며 이야기를 즐겁게 하셨던 아련한 기억이 남아있다. 당시는 전동카트가 없었고 일인 일 캐디제로 캐디들이 골프 채를 매고 따라 다니던 시절이다. 캐디가 ‘처음 나왔나 보네요.. 서 원장님이 두 아들 데리고 참 보기 좋아요’ 하며 말을 들은 기억도 있다.

그것이 골프의 입문이었고 그 이후 몇 년이 지나 재활의학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군의관입대 1년간 특공부대 군의관으로 전방근무를 마치고 2년간 국군부산병원 초대 재활의학과장을 하며 골프에 정식 입문을 하였다. 전투체력일인 수요일 축구, 테니스 등을 하는 군의관이 있었고 골프를 이제 시작한 군의관들 몇몇이 의기투합하여 군 골프장에서 골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 했다. 그러니 정식 입문이 벌써 35년 이 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라운드를 나가기 전날 저녁엔 설레는 기분을 가지고 있으니 골프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운동인 것 같다.

제대 후 모교 대학병원의 부름을 받고 들어와 근골격 재활 파트를 진료하고 연구하면서 스포츠 재활에 관심을 갖고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학회를 따라 다니며 스포츠재활의 지평을 넓혀 갔다. 1998년 미국 NYU medical center에 장기 연수 중 뉴욕의 베스 이스라엘 병원의 외래 병원에 골프통증 크리닉이 있었다. 병원에 골프 크리닉? 생소하기도 했고 굉장히 흥미로웠다.
당시 그것을 보고는 골프와 의학을 연결시켜 일을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책도 찾아 공부하고 golf related injury를 찾아보니 내가 아는 것보다 상당한 부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tendon 손상의 치료에 프로로테라피 란 치료법도 새로이 알게 된 기간 이었다. 1년간의 장기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새롭게 알았던 프로로테라피를 통한 힘줄 손상의 치료로 메스컴을 탄 후 몇 년간 초진 환자라 대기하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미국에서 골프의학심포지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날아가 보니 이박삼일 동안 오전에 심포지움 오후엔 샷건 대회 저녁엔 파티.. 너무 재미있고 인상 깊은 학회였다. 돌아와서는 우리도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그 이듬해 대한골프의학회를 창립하여 미국과 같은 패턴으로 이틀 동안 토요일 골프의학 세미나 일요일엔 샷건 대회를 6년에 걸쳐 하였지만 개인적 비용이 너무 들어가 언젠가는 다시 하겠노라 다짐하며 중단하였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러나 꾸준히 골프와 의학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계속 되었고 ‘서경묵 교수의 건강골프’ 칼럼을 일간지에 2년 가까이 매주 쓰기도 했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에 골프관련 부상의 Q&A를 하며 골프 손상에 대해 골퍼들에게 경각심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KPGA 경기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미국과 같이 physio therapy bus를 투입하였고 당시 협회의 지원이 없어 대학병원의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포기를 했었던 기억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KGA 선수강화위원으로 국가 대표선수의 팀닥터 자격으로 아시안 게임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골프건강관련 책인 ‘10년 젊어지는 골프’란 책을 틈틈이 집필하여 한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의과대학교수 32년 동안 거의 20여년을 골프와 관련된 의학적 문제 일을 많이 했고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미약하나마 일조를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022년 초 크게 건강에 문제없이 65세 정년이 다가오니 앞으로 새로운 타이어를 끼고 무엇을 해야 보람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서울부민병원 원장님이 식사 한번 하자는 연락을 주셔서 만나 뵙고 말씀을 들어보니 서울부민병원이 골관절 전문병원이고 내실 있게 잘 운영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스포츠손상과 스포츠 재활 파트를 강화하고 싶다 하시며 그동안 많이 해 온 골프통증 크리닉을 적극 지원할 테니 오셔서 마음껏 해 보시라 제안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돌아와서는 딱 하루 고민하고 결정을 하고는 정년 후 2개월간 몸과 마음을 정비 후에 11월부터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쉴 수 있는 2개월 동안 버킷 리스트의 하나였던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라이딩 집사람과 아이들이 ‘아빠 수고 많이 하셨어요’ 하며 경비를 모두 내주어 프랑스 생장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800 km를 15일간 무사히 마쳤고, 집사람과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고 22년 11월부터 근무를 시작하였다.

서울 부민병원의 스포츠 재활센타는 국내 최고의 시설과 인원이 배치되어 있고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병원 내에 골프스윙 동작분석 시스템을 갖추었다. 또한 금년부터 KPGA 시합 현장에 physio therapy team이 투입되어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경기력 향상에 기여를 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든 것이 갖추어졌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30여년간 교수로서 의료현장의 일을 생각하면 드라마틱한 일도 많았지만 건강하게 정년을 하고 새롭게 일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고 아들 딸 모두 출가시켜 재미있게 살고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넘이다’ 라고 생각 된다. 아마추어 골퍼의 3대 목표.. 홀인원, 언더파는 50대 초반에 해보았으니 에이지슈터 하나만 남았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일 하고 5년 뒤에 72세때 72타를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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