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Skip to contents

E-NEWSLETTER No.145 January 2023

POM (People of Month)

- 제32회 분쉬의학상 본상 수상 소감

⦾ 본상 수상자 : 정재호 교수(연세의대 외과학)

한 세기 전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 고통받던 이 땅에 선도적 독일의학을 전파하고 환자 진료에 헌신한 리하르트 분쉬 박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어 제정한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분쉬의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오랜 숙고를 통해 아직 학문적으로 많이 부족한 저에게 본상 수상의 영예를 허락해 주신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추천 및 심사위원단, 운영위원회 및 학술위원회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본 상의 제정 취지를 받들어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시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상의 기쁨과 영광에 앞서 오늘도 묵묵히 연구와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계시는 많은 동료, 선후배 의학자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공부가 많이 부족한 제가 이렇게 과분하고 큰 상을 받게 되어 한편 송구함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양외과학에 입문한 이래 지난 20년간 위암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기반한 정밀 진단과 난치 분자아형암 치료연구에 집중해 왔습니다. 위암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매년 100만명이 새롭게 진단되고 80여 만명이 사망하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입니다. 위암은 서구에 많은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고 종양이질성이 높아서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서는 연구를 통한 체계적 지식 축적이 필수적입니다. 위암 환자 입장에서 가장 큰 의학적 미충족 수요는 암을 완전히 절제 한 후 반드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함 입니다. 따라서 수술 후 질병 재발 및 전이 위험도에 따른 표준 항암치료의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개발은 임상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오직 환자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러한 학문적 패배주의와 의구심의 높은 벽을 극복하고 지난 10여년의 연구를 통해 수술 후 위암의 예후와 표준항암치료에 대한 임상적 효과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기반 분자진단법을 개발하고 임상적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검사법은 우리나라 1호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되었고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에 등재가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많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

의료는 진단과 치료를 양 축으로 합니다. 개별 환자 수준에서 유전자 진단을 통해 분자아형을 나누는 것이 보다 정밀한 정보에 기반해 치료적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지만 예후가 불량하고 항암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암줄기세포아형 암환자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암세포의 특성을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난치분자아형 암의 특질을 정확히 반영하고 모사하는 실험 모델시스템을 구축하고 체계적인 유전체 기반 분자생물학적 탐구를 통해 난치성 분자아형암은 생체 에너지 대사에 취약성이 있고 특히 미만형 위암이 종양미세환경의 물리적 요인인 세포외 기질의 강성도에 의해 암세포가 후성유전학적으로 악성화 되는 기전을 최초로 규명하여 난치성 위암이 종양미세환경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암세포의 생체에너지 관문 억제를 통해 항암효과를 도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암줄기세포특성을 갖는 난치암 환자를 위한 신약의 표적 및 약물들을 개발하였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암세포 생체에너지 대사 표적 항암제가 임상 1상 시험을 마치고 2상 진입 단계에 와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쉽지 않은 여정에 함께 해주시고 난치암의 치료를 위한 연구성과를 이루기 위해 헌신해 주신 많은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존경과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본 수상의 영예는 저 개인이 아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의 의학연구와 진료의 탁월한 전통을 이어온 선배 교수님들과 일일이 거명하기도 힘든 많은 동료 교수, 연구자들의 몫입니다. 오늘 저는 그 분들을 대신하여 본 상을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임상과 연구에 대해 언제나 변함없이 격려와 지도로 이끌어 주신 노성훈 교수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제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따듯한 관심과 배려를 베풀어 주신 위장관외과의 형우진 교수님과 동료, 후배 교수님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많은 연구에 함께 참여하고 큰 도움을 주신 세브란스병원 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교수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초연구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언제나 즐거운 학문적 토론을 함께 해준 연세의대 백순명 교수님, 허용민 교수님, 김현석 교수님, 김현기 교수님, 카이스트 김필남 교수님, 메이요 클리닉 황태현 교수님, MD Anderson 암센터 이주석 교수님께도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항상 부족하기만 한 저를 믿고 지지해준 아내와 아빠 노릇에서는 낙제점임에도 불구하고 불평없이 언제나 제 옆에서 힘이 되어준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 기회를 빌어 미안하단 말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구자로서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관심과 배려 그리고 지지를 해주신 부모님과 이제는 고인이 되신 MD Anderson 암센터의 홍완기 교수님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의사의 존재 이유가 되고 이 모든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끊임없는 연구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환자분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마지막으로 이 모든 여정의 처음과 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저의 수상소감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 젊은의학자상 수상자(기초) : 연동건 조교수(경희의대 디지털헬스)

⦾ 젊은의학자상 수상자(임상) : 김대훈 임상조교수(연세의대 내과학)

대한의학회(https://www.kams.or.kr)
(06762) 서울특별시 서초구 바우뫼로 7길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