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재 훈가천의대 예방의학
코로나-19의 피해와 백신 접종의 효과는 이미 충분히 다루어진 주제다. 그러나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의 등장과 장기화되는 판데믹의 영향은 코로나-19의 위험성과 백신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게 만든다.
전통적으로 백신 접종의 효과는 감염예방과 중증예방 두 가지로 나누어서 평가되었다. 코로나 19 백신도 임상 3상 시험에서의 주요 결과변수는 유증상 감염예방이었으며, 계속 등장하는 변이바이러스로 인해 유증상 감염예방효과는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는 특성을 가진다. 다행히도 중증 예방효과는 세포면역기전으로 감염예방효과보다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된다.
우리나라의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일상회복에도 백신 접종의 중증예방효과는 가장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2022년 8월 수행된 전국민 코로나-19 항체조사에서는 전국민의 약 95%이상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10세 미만은 접종률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80% 가까이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하였다. 이는 향후 장기적인 일상회복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코로나 19의 의학적 영향이 있다. 바로 롱코비드라고 부르는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의 위험증가이다. 롱코비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건강상 영향이 증명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롱코비드와 비슷한 현상이 인플루엔자 감염에서도 있다. 다양한 연구에서 인플루엔자 감염 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급격히 상승함이 발견된다. 감염으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이 상당기간 남아있는 것이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영국의 연구에서는 길게는 감염 후 6개월까지 급성심근경색, 급성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롱코비드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중재 전략이 필요할까? 당연하게도 그 답은 백신이다. 한국에서 수행되어 미국의사학회지(JAM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미접종상태의 감염자보다 돌파감염자가 감염 후 4개월까지의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이 적었다. 유사한 연구 결과가 유럽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다른 의학적 근거로도 뒷받침된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접종자와 비접종자에서 감염 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차이가 크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증명되었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 19의 직접적인 위험에 대해서만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상회복의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롱코비드와 같은 장기적인 건강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아직 추가접종이 이러한 롱코비드에 대한 보호효과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국내외 연구진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완전한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