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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13 February 2020

기획특집 - 암정밀의학 – 유전자 기반의 암 진단 및 맞춤 항암제의 개발

김 경 철강남메이저병원(구, 강남미즈메디) 경영원장,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유전자 전문위원

유전체 정밀 의학 임상 적용의 상당 부분은 암의 진단과 치료에 집중되고 있다. 암의 생성은 체세포 변이를 통해 암 종양 억제 유전자가 기능을 제대로 못할 때 생겨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잘 밝혀져 있어서 이 분야의 발전이 제일 앞서 있다.

가장 먼저 임상 현장에 적용된 분야는 맞춤 항암 표적 치료(Target Therapy)이다.
폐선암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같은 폐선암이라고 다 동일한 병리적 소견과 임상적 양상을 보일까? 최근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폐선암이라 하더라도 폐선암에 걸린 동양 사람의 40퍼센트는 EGFR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고 또 다른 15퍼센트는 K-RAS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5퍼센트는 ALK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고 조사되고 있다. 폐선암의 표적 치료에 있어 가장 유명한 연구 중 하나인 IPSS(Iressa Pan-Asia Study) 연구를 살펴보면 1,217명의 폐선암 환자 중 261명이 EGFR 변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변이가 있는 그룹에서는 전통적인 항암제인 Carboplatin/Paclitaxel(CP)에 비해 이레사 게피티닙의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가 9.5개월로 더 길었다. 보건복지부는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동반 진단(Companion Diagnosis)에 대하여 2017년부터 급여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에 힘입어 전국의 거의 모든 의과대학 병원과 암 센터 들이 앞다투어 NGS 장비를 들여오고 유전체 기반의 암 진단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조직 단위의 유전체 분석은 최근에는 단일 세포 단위 유전체 분석(Single Cell Analysis)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반 조직의 시퀀싱이 시료 내의 모든 세포의 평균값을 분석하는 것이라면, 단일 세포 시퀀싱을 시료 내의 세포를 각각 개략적으로 들여다보고, 몇 종류의 다른 세포 타입이 존재하는 지를 파악한 뒤, 각각의 세포 타입에 대한 평균 값을 따로 만들어 분석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당연히 비용은 일반 RNA 분석에 비해 세포 종류수만큼 많이 들어가나, 그 데이터의 풍부함으로 인해 향후 암 진단의 상당 분야가 단일 세포 분석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암 진단에서 이미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발전 분야는 액체 생검(Liquid Biopsy)이다. 기존의 조직검사의 경우 접근이 어렵고 수술 등으로 암 병소가 제거되면 다시는 조직검사를 못하는데 비해 혈액이나 대변 등에서 DNA 분석으로 통해 조직검사처럼 비침슴적으로, 그리고 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정밀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암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혈액 내에 암에서 유리된 암세포 혹은 DNA 조각들이 떠다니는데 전자를 CTC(Circulating Tumor Cell)이라 부르고 후자를 cfDNA(Circulating Cell free DNA)라 부른다. 특히 cfDNA를 캡쳐해서 NGS 방식으로 분석하는 기술들이 속속 소개되면서 미국의 FDA에서는 이미 임상에서 조직검사를 대체하여 승인 중에 있다. 특히 암의 초기 단계에서 영상의학 진단 전에 분자생물학적 진단을 통한 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연구가 일루미나의 자회사인 그레일(Grail)의 경우 1조원의 투자를 통해 유방암 환자 10만명의 혈액내 DNA를 모아 순차적으로 임상 결과를 발표 중에 있다. 조만간 혈액을 통한 암 진단과 유전자에 따른 맞춤 처방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암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암면역항암제 치료의 고도화를 위해 암 바이오 마커 개발을 위해 유전체 변이 정보를 활용하는데 이를 종양변이부담(Tumor Mutation Burden, TMB)이라고 하며 다양한 방식의 암 바이오 마커 발굴을 통해 개인맞춤면역항암제 시대가 도래될 것이다. 나아가 암의 유전 변이 뿐만 아니라 환자의 면역 세포 유전 분석까지 고려하여 맞춤 암백신(Cancer Vaccine)을 조제하여 암을 치료하는 시대도 올 것으로 보인다.

암을 영상으로, 조직검사로 진단하던 시대에서 유전체 데이터 특히 토탈오믹스로 불리는 빅데이터 기반의 암 진단과 치료의 정밀 의학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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