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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07 July 2019

1분 소확행

- 맥주를 즐기자 3편 : 맥주, 어디서 어떻게 마셔야 하나?

백 성 현 건국의대 비뇨의학

드디어 맥주를 즐기자 마지막 편인 3편입니다. 그간 맥주는 어떤 술이고 어떤 맥주가 맛있는 맥주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전 편으로 상황에 따른 맥주 선택에 대하여 전적으로 제 주관에 따라 추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맥주 전문점에서 제대로 먹어보고 싶을 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독일식 맥주집인 써스티몽크를 추천 드립니다. 서울에 청담, 이태원, 강남, 역삼, 서래마을, 마곡 그리고 지방에는 서판교, 송도, 울산에 분점이 있어서 가까운 가게를 찾아 방문하기도 쉽습니다. 725년 성 코르비니언과 12인의 수도사가 만든 수도원 양조장에서 시작해서 1040년에 공식적인 수도원 양조장으로 설립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인 바이엔슈테판의 맥주 전문샵입니다. 뭐가 되었든 1000년 가까이 안 망하고 맥주를 팔아왔다면 얼마나 맛있어서 그런지 경험해 봐야지요.
이 가게의 대표상품은 헤페바이스로 밀로 만든 에일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바나나 같은 바닐라 향 그리고 마지막에 느껴지는 독일산 노블홉의 은은한 향까지 정말 맛과 향이 잘 어우러진 맛있는 맥주 입니다. 맥주 평가 사이트인 BeerAdvocate에서 독일 맥주 중 부동의 1위이며 밀맥주 덕후들에게는 끝판왕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 설립자인 코르비니언을 기념해서 만든 흑맥주 코르비니언도 정말 멋진 전용 잔에 서브되는데 7.4%의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달달 하면서도 초콜릿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좋은 맥주입니다. 혹시 나는 결정장애가 있다 던지 꼭 직접 먹어봐야 알겠다 싶으신 분들은 작은 6잔짜리 샘플러도 있으니 조금씩 맛을 보시고 본인 입에 맞는 맥주를 고르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는 안주도 맛있습니다. 추천안주는 감자튀김으로 도마에 산더미처럼 쌓아서 가져다 주는데 이걸 언제 다 먹을까 싶지만 바삭거림과 짭짤함이 맥주와 너무 잘 어울려서 30분 정도 지나면 하나 더 시켜야 하나 고민해야 할 정도로 중독성이 있습니다. 식사를 겸하고 싶으시면 독일식 족발인 슈바인학센를 시켜서 같이 드셔도 좋습니다. 맥주덕후 독일인답게 족발을 맥주에 삶아서 잡내를 제거한 뒤 다시 불에 구워서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럽게 만든 족발인데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독일 현지보다 더 맛있는 슈바인학센을 드실 수 있습니다.


회식에서 맥주를 마실 때

회식에서 맥주를 마실 때는 기왕이면 100% 몰트 맥주인 클라우드나 맥스, 오비 프리미어를 선택합니다. 참고로 국내 맥주 업체의 맥주 라인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이트진로 오비 롯데
상급 (100% 몰트) 맥스 오비 프리미어 클라우드
중급 (주력 상품) 테라, 하이트 카스 피츠
하급 (발포주) 필라이트 필굿

상중하의 구별은 주로 몰트 (맥아)의 비율과 홉을 얼마나 좋은 것을 썼는지 입니다. 국산맥주가 맛이 없다는 평은 많이 있습니다만 소맥에 더 이상 잘 맞는 맥주도 없고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 확실하기 때문에서 회식 시작에 기분 좋게 한잔 하기는 좋은 맥주라 생각합니다. 특히 치맥을 할할 때 한국맥주가 최고입니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다 마실 때

편의점에서 만원에 4캔 맥주도 생각보다 좋은 맥주들이 많이 고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편의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018년도 편의점 수입맥주 순위는 대략 아사히, 칭다오, 하이네켄, 1664블랑, 호가든, 기린이치방, 삿포로, 스텔라아르누아, 필스너우르겔, 버드와이저 입니다. 이 맥주들 모두 참 좋은 맥주들이긴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선택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레페브라운 : 6.5%로 약간 높은 도수의 벨기에 흑맥주입니다. 풍성한 맛과 씁쓸하면서도 구수한 진한 맛의 에일맥주로 치메이나 라트라페, 로슈포르 등 비싸고 구하기 힘든 트라피스트 맥주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좋습니다. 만원에 4개에서 종종 제일 먼저 빠지는 맥주로 구매하기만 하면 돈 벌었구나 싶은 느낌을 주는 맥주입니다.
  • 2. 산토리 프리미엄몰츠 : 일본 맥주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 맥주 입니다. 재료의 품질이 높아서 다이아몬드 몰트와 최고의 노블홉인 체코 사츠 홉을 사용하고 물도 천연수를 사용하며 전부 일본에서만 생산한다고 합니다. 에비스와 일본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나누고 있는 제품으로 기본적으로는 필스너우르켈과 유사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만 좀더 여성스럽고 섬세한 맛을 냅니다.
  • 3. 파울라너 : 편의점에서 파는 밀맥주로는 파울라너가 제일 좋은 듯 싶습니다. 5.5%로 약간 높은 도수이지만 향긋하고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밀맥주를 좋아하고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를 가장 좋아합니다만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차선으로 선택하는 맥주가 파울라너 입니다.

마트에서 맥주를 사다 마실 때

이마트, 홈플러스에는 정말 다양한 맥주가 많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마트에서 맥주를 구매할 때에는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 특이한 맥주를 주로 고르는 편입니다. 좋아하는 맥주를 계속 드시는 것도 좋지만 평소 흔히 접하지 못하는 새로운 맥주나 특이한 맥주를 먹어보는 재미가 훨씬 좋습니다.

  • 1.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 비투스, 둔켈, 코르비니언 : 앞에서 말씀 드린 바이엔슈테판의 맥주들은 마트에서는 가끔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절대 할인도 안 하고 캔도 없고 병으로만 판매하며 병당 대개 6000원 이상 고가입니다만 이렇게라도 마실 수 있으면 고맙다 생각합니다. 펍에서 생맥주로 먹을 때 보다는 향이 약하긴 합니다만 권해드릴 만 합니다.
  • 2. 올드 라스푸틴 : 미국에서 만들어진 임페리얼 스타우트로 9%짜리 독한 흑맥주입니다. 최순실 맥주로도 유명한데 이는 2017년 최순실 사태 때 뉴욕 타임스가 최순실을 한국의 라스푸틴이라 표현한 데에서 유래합니다. 러시아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막후 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던 요망한 수도승으로 유명하지요. 악명이 높은 라스푸틴이지만 맥주는 진득하고 강하고 높은 도수 때문에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시는 게 아니라 주로 추울 때 한 모금 씩 진하게 느끼며 몸을 데우는 술로 좋습니다. 아쉬운 대로 에어컨 아래서 여름에 드셔보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 3. 두체스 드 부르고뉴 : 부르고뉴 공작부인이라는 이름이고 예쁜 병에 멋진 초상화 라벨이 붙어있는 얼핏 보기엔 맥주가 아닌 와인 같은 술입니다. 자연 발효 방식인 람빅 맥주라 시큼한 맛이 처음 드시는 분들에게는 홍초맥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만 와인 마시는 기분으로 가볍게 즐기시기 좋습니다. 2019년 초 벨기에 국왕 방한 행사 때 공식 만찬주로도 유명합니다.
  • 4. 슈나이더 아벤티누스 바이젠 아이스복 : 유럽의 수도원에서 수도승들이 금식을 해야 하는 사순절 때 음식 대신 몰트를 잔뜩 넣고 높은 도수로 만들어 마셨던 액체보리빵이라는 맥주의 별명에 딱 맞는 맥주입니다. 일단 도수가 12%로 매우 높아서 소맥과 같은 느낌을 주지만 몰트가 많이 들어가서 나름 달달한 맛도 있고 향도 부드럽게 올라와서 기분 좋게 한잔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5월부터도 심하게 덥더니 7월 초에는 이미 한여름인 듯 찌는 듯한 무더위가 오고 있습니다. 음주와 골프야 말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정말 행복한 시간이 되는 듯 싶습니다. 이 여름 지인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잔 하시면서 더위도 씻어내고 진료에 지친 하루의 피로도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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