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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79 NOVEMBER 2017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제4차 산업혁명시대, 뇌연구의 미래

인간 중심의 뇌연구, 그 실용적 가치와 사회적 문제 함께 논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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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제 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인지과학

2016년 봄,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4대 1로 격파하면서 우리 사회에 충격적으로 등장한 인공지능(AI)은 정보화혁명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 즉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의장이 처음 주창한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모바일(Mobile) 등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기존의 산업 및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인지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세상의 만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를 지능화함으로써 인류의 역사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정의하였다. 즉 제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분야가 ‘융합(convergence)’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이 ‘연결(connection)’되어 네트워크를 이뤄 움직이는 세상이 도래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은 인류가 지금껏 달성하지 못한 수준의 지성(intelligence)을 발휘하여, 인류 역사를 바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다. 따라서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이 성숙되고 보편화 되는 시점에서는 우리 인류의 삶·사회·경제 전반에 있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에 지난 2017년 11월말 국내 뇌연구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뇌연구의 미래에 대한 공론을 모은 바 있다. 모인 대부분의 뇌연구 전문가들은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이 우리 삶·사회·경제 전반에 있어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이에 뇌연구는 이러한 변화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여, 우리 삶·사회·경제 전반의 혁신적 변화로부터의 충격을 완화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인간중심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추진전략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추진전략의 비전으로는 ‘초융합과 초연결을 통한 인간 중심의 뇌연구’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5가지 정도의 추진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먼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는 뇌질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이는 결국 ‘건강한 뇌를 위한 융합기술 개발’로 접근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초연결 기술 개발을 위해 ‘인간·기계 양방향 고등인지 초연결기술 개발’은 중요하다. 이는 단순 기계와 기계간의 연결을 넘어 뇌와 기계의 연결(brain-machine interface)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최근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회장이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제안한 것과 같이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는 날’에 필요한 인간과 인간 간의 연결(mind-mind interface)에 필요한 기술개발도 뇌연구의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최근 뇌질환 치료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 받는 전자약(electroceuticals) 시장은 2021년에는 252억 달러(한화 약 28.9조 원)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데 이 역시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가능한 기술이며,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뇌연구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초융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의 뇌융합기술을 통해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많은 뇌연구의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 개발과 함께 인류의 삶에 대한 고민도 동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아주 보편화될 것이다. 그런데 이는 그간 우리가 고민해왔던 인간과 인간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 간에 발생하는 문제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아주 복잡한 세상에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단순한 물리적 연결 관계뿐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윤리 문제가 등장된다. 즉 인공지능을 만드는 사람과 이를 활용하는 사람의 윤리가치관이 탄탄하지 않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토피아가 아니라 인공지능에 지배받는 디스토피아에 살게 될지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필딩 오그번(W. F. Ogburn)이 제시한 것처럼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사회·윤리적 규칙 및 원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대규모 문화 지체(Cultural lag, 비물질 문화가 물질 문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점)를 초래해 우리 미래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새로운 뇌융합기술을 우리 삶에서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국가적인 차원에서 뇌신경윤리가이드에 대한 사회적인 공론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윤리적 준비 및 대응기반 조성’은 기술개발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뇌연구자들의 중론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빠른 기술 혁신과 새로운 가치관의 등장에 따라, 그간 생명과학 전공자 중심의 뇌연구 패러다임 역시 물리학이나 수학 전공자는 물론 공학자들까지 융합하는 새로운 뇌연구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뇌연구를 선도할 융합적 인재 양성’도 고민을 해야 한다. 사실 들여다보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많은 뇌과학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주는 기술이 우리가 뇌를 이해하는 범위와 깊이를 얼마나 확대 심화 시켜줄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뇌에 대한 지식의 지평을 얼마나 멀리까지 넓힐지는 아직 예측하기 쉽지 않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의 장편소설 '뇌'에서 인간은 늘 그 시대에 가장 정교한 또는 혁신적인 것과 뇌를 비교하려 한다고 말한다. 뇌과학자들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입을 빌어 현 인류가 직면한 미래를 정리하자면, 아마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뇌의 미래는 제4차 산업혁명 혁신기술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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