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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79 NOVEMBER 2017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국내 항암제 임상연구의 문제점

- 국내 항암제 개발 가능하려면, 연구자주도 임상시험 지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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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석
연세의대 내과학

국내임상시험은 지난 10여 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Clinicalstrials.gov에 등록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임상시험 수행 건수로 2016년에 한국은 전세계 8위로 보고되고 있다[1]. 식품의약품안전처 온라인의약도서관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승인된 임상시험 건수는 총 3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5건) 대비 19% 증가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한국노바티스, 한국로슈, 한국엠에스디(MSD) 등의 다국적제약사나 이들 다국적 제약사가 주로 파트너로 일하는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PPD Development Pte Ltd), 한국파렉셀주식회사 등 연구개발수탁전문기업(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그 건수도 적으며, 대부분이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면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성 시험)으로 보고되었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에서 발표한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국내 임상시험 승인현황 보고에 따르면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다국적 제약사가 진행하는 50% 이상의 연구는 3상 임상시험으로 보고되고 있다[2]. 이러한 3상 임상시험은 국내에서 진행한다고 해도 이들 결과가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대부분 한국 연구자가 주도한 연구가 아니므로 한국 연구자들의 국제적인 연구(출판)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과 국내 연구자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복제약이 아닌 새로운 기전의 국내 개발 신약을 통한 초기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 연구자가 연구책임자로 회사 주도의 다국가 3상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국내 연구자의 국제화를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짧은 시간 안에 국내에서 널리 진행되기에는 현재 한국 제약 산업의 여건이나 국내 연구자의 위상에 여러 어려움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국내 연구자들이 좋은 업적으로 국제 무대로 한발 더 나가기 위해서는 연구자 주도의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이 되어야 한다. 국내 개발 신약이나 다국적 제약사에서 지원해 주는 신약을 바탕으로 국내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이 된다면 국내 환자들에게 신약의 사용이 조금 더 수월해 질 수 있으며, 연구자들의 국제화가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된 임상시험 중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27.2%로 미국, 프랑스, 캐나다, 영국 등 외국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 실제로 광범위큰B세포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의 1차 항암치료로 CD20에 대한 단클론항체인 rituximab을 기존의 항암치료인 CHOP 요법에 추가하여 그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은 프랑스의 GELA(the Groupe d'Etudes des Lymphomes de l'Adulte)라는 림프종 연구 그룹에서 진행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3]. 이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 광범위큰B세포림프종의 1차 표준치료는 rituximab-CHOP 병합요법이 되어 있다. 연구자 주도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경우 회사 주도 임상시험과 비교하여 단기간에 더 적은 비용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도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 국가에서 정책적/경제적 지원을 해 주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 중요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의뢰자 주도 임상시험으로 기업의 이익과 무관한 학술적 성격의 연구 진행이 가능하고, 희귀암에 대한 치료법 개발이 가능하며, 기존에 개발된 약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도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 잘 진행이 될 수 있는 기본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연구자 주도나 의뢰자 주도 연구 모두 연구방법론의 차이는 없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으로 정한 기준인 GCP(Good Clinical Practice)를 준수해야 하는데, GCP의 기본 개념은 ① 대상자의 권리와 안전 및 복지 보호와 ② 임상시험 데이터 및 결과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의 책임자는 KGCP(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에서 제시한 시험자의 역할 뿐 아니라 임상시험 의뢰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임상시험 계획서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의 승인 획득,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공급 및 취급, 대상자에 대한 보상 계획 수립,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성과 관련한 사항의 수집과 제공, 이상약물반응의 보고 등 의뢰자가 해야 할 여러 업무를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의 책임자가 책임을 지고 진행해야 한다[4]. 또한, 국가의 임상시험 및 대상자보호프로그램(HRPP) 강화 정책으로 의뢰자 및 연구자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이 증가하고 있다[5].

2015년 6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진행에 있어서 약제 및 검사의 보험급여 적용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에서는 연구자가 임상시험용 시험용 약제를 제외하고 외부 영리기관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 경우 검사 등의 보험급여 적용이 안 되는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 즉,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임상시험의 재료(시험약)는 무상으로 외부 제약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지만 그 외 어떠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대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자는 시험자의 역할 뿐 아니라 임상시험 의뢰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연구계획서 작성, 각 병원 IRB 심의 진행 및 약제 보관과 배송, 대상자 보상 관련 보험금, 모니터링, 자료 수집과 분석 등 GCP를 준수하면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국가의 판단 이후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을 연구자 주도로 준비하고 있던 많은 연구자들이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초 발표된 심평원 주도 공익목적 임상연구의 통상진료 비용 건강보험 적용 방안 연구 결과 보고를 바탕으로 이러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 대한 지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된 것은 없다.

결론적으로 임상시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초연구에 편중되어 지원되고 있는 국가 연구비 역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 많은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각 연구자들이 소속된 학회에서도 국내제약사나 다국적 제약사와 정책적으로 국가 단위의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계획하여 국가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병원에서도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병원 내 지원이 필수적임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이러한 연구자, 국가, 학회, 제약사, 병원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활성화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표준 치료법이 없는 진행되거나 재발/불응인 암환자들에게 신약 접근성을 확대해 줄 수 있으며,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더 질 높은 치료법을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1. 임상시험_해외동향_2017,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KoNECT
  • 2. 임상시험_국내동향_2017,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KoNECT
  • 3. Coiffier B, Lepage E, Briere J, et al. CHOP chemotherapy plus rituximab compared with CHOP alone in elderly patients with diffuse large-B-cell lymphoma. N Engl J Med. 2002 Jan 24;346(4):235-42.
  • 4.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 (KGCP),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 4], <개정 2016.10.28>, 약사법
  • 5. 임상시험 및 대상자보호프로그램(HRPP) 운영 가이드라인, 2014,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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