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살다가 수명을 마치는 것이 모두의 소망이다. 이 소망은 건강하면서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사실은 누구든 태어나면 나이 들고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건강수명(healthy aging)은 건강할 때 건강한 삶을 유지, 증진시키는 것이며 또한 몸과 마음의 기능이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에서도 최선의 상태로 삶을 유지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의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모든 환경자극, 즉 스트레스에 반응하면서 삶을 영위한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며 개인의 몸과 마음과 영적인 수준에 따라서 스트레스에 적응, 학습하며 반응한다.

인간은 잉태되었을 때부터 환경에 영향을 받으므로 항상 스트레스와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없애고 해소하는 대상이 아니라 관리하는 대상이 된다. 스트레스는 통제할 수 있는(controllable) 스트레스와 통제할 수 없는(uncontrollable) 스트레스로 나뉘며, 통제할 수 없는 경우에 스트레스 증상을 초래하는데 이는 기존의 대처방식이 충분치 않다는 경고이다. 스트레스 관리의 최종 목표는 모든 스트레스를 통제 가능한 스트레스로 인지하는 데 있다. 스트레스 관리는 개인의 타고난 특질, 성격에 따라서 몸-마음-영적 수준에서 각각 몸관리, 마음관리, 깨달음으로 이루어지며 이 세가지 수준에서의 포괄적 학습과 훈련이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높인다. 또한 수렵채집인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인간은 친밀한 집단의 지지가 필요하다.

고령화 사회에 이미 접어든 우리나라는 노인의 95% 이상이 만성질환에 이환되어 있다. 만성질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관리는 질병으로 초래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자기관리(self-management)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만성적 불편상태(chronic conditions)에서 환자는 적극적인 자기관리자로서 몸관리, 마음관리, 깨달음을 통한 훈련과 관리로 최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인류는 지난 500년 동안 과학혁명을 통하여 급격한 사회변화를 맞이하였으나 인간은 현대의 옷을 입은 수렵채집인으로서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의 옷과 수렵채집인의 유전자 간의 부조화에 의한 기존의 스트레스에 미래의 인공지능이 인류의 행복까지 속박하리라는 공포가 더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몸의 건강과 사회적인 성취를 뜻한다. 그러나 인간내면의 뇌의 보상시스템, reward system을 직접 자극해도 쾌락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경우가 조건에 의존적인 행복, conditioned happiness 인데 조건이 만족되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이다. 그런데 조건만족시스템은 반복될수록 내성이 발생하고 만족을 달성하기 위한 충족 노력이 끝없이 증대되어 중독되는 속성이 있다.

지능이란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화된 판단을 끌어내는 능력이다. 미래사회에서 의식과 분리된(uncouple) 인공지능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인간의 삶을 새로운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조건에 의존적인 인간의 사고나 정서에 관여하여 행복을 추구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 인간은 자신의 지능보다 월등한 인공지능에 기대어 절제 없이 행복을 추구할 것이나 조건만족 상태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며 결국 인류가 탐닉에 빠지는 비관적인 미래가 예상된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조건에 의존적이지 않은 행복, 즉 unconditioned happiness를 찾는 것이다. 조건에 의존적이지 않은 행복은 시대와 장소를 달리한 여러 정신지도자들이 얘기해오고 있었으나 그 중요성이 별로 인식되지 않았고 실제로도 인간의 삶의 모습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아왔다. 그런데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에 의존한 행복추구로 인하여 중독이 만연한 미래가 오게 된다면,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조건에 의존적이지 않은 행복을 삶의 우선순위에 놓고 적극적으로 찾아서 연구하고 교육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건강수명 관리는 인간의 친밀한 집단 내에서 주어진 환경, 즉 스트레스를 몸관리, 마음관리, 깨달음으로 관리하여 최선의 상태로 건강수명을 유지하며, 조건에 의존적이지 않은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