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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60 May 2024

기획특집

◎ 일본의 의사 수급 정책 진행 과정과 시사점

이 상 규대한의학회 기획조정이사

우리나라는 현재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의 문제로 많은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의사 인력의 수급 계획은 수요와 공급 추계에 기초하게 되는데 다른 분야의 수요 추계와 같이 미래 의사에 대한 수요 추계는 정답이 존재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추계 과정에 많은 가정이 들어가며 가정치가 약간만 바뀌어도 결과에 많은 차이를 가져온다. 또한 추계 과정에서 그 나라의 고유한 의료제도와 의료이용 행태를 반영해야 하며, 국민들의 건강수준, 의료이용 행태가 계속 변화하고 기술의 발전도 의료에 영향을 미치면서 추계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지역소멸, 노동 형태의 변화 등을 경험하면서 의사 인력 수급에 대한 정교한 계획이 필요함을 인식하여 후생노동성 주도로 의사 인력 수급에 대한 심도 있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여 왔다. 이 글에서는 일본의 의료체계를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간략히 개괄한 후, 의사 수급 논의와 정책 결정을 주도했던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의 주요 경과와 논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우리나라와 유사한 일본의 의료체계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험 형태의 의료보험(건강보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1961년부터 전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모든 일본인들은 일본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후생노동성이 정한 동일한 수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과 의원 간의 역할 분담도 명확하지 않고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일차진료의도 존재하지 않아서 환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의료기관과 의사(일반의, 전문의)를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다.1) 또한 의료 공급의 많은 부분을 민간에 의존하고 있고 국민들의 의료이용이 매우 많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하다.2)

2000년대에 들어서 일본에서는 산과나 소아과 등 특정 진료과와 특정 지역의 의사 부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고 후생노동성은 이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게 된다.3) 일본의 지역 의사 부족의 문제가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에 따른 지역의료 소멸과는 다르다는 점은 간단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일본도 도쿄로의 쏠림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훨씬 덜하며 지역에도 최고 수준의 병원들이 존재하여 지역의 중한 환자들이 동경으로 몰리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일례로 2024년 뉴스위크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 병원 리스트 100위 이내에 포함된 일본 병원 7개 중 4개가 동경 이외의 지역 병원이다(그림 1).4)

그림 1. The world’s best hospitals in Japan 2024 by Newsweek

1. 일본 의과대학 입학 정원의 변화5)

1970년 일본 정부는 1980년까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를 1.5명으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정하고 1973년 내각의 결정으로 ‘1현 1의대 구상’을 발표하였다. 이후 의과대학이 없는 현들에 의과대학을 신설하였고 1981년 오키나와현 류큐대학 의과대학 개설을 마지막으로 이 정책은 달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의과대학 정원은 점진적으로 증가되어 8,280명이 되었고 1983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도 1.5명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1986년 ‘미래 의사 수급에 관한 검토위원회’ 논의에서 향후 의사 과잉이 예상됨에 따라 의대 정원 감축을 결정하고 점진적으로 감축하여 2003년 7,625명으로 감축되어 2007년까지 유지되었다(그림 2).

그림 2. 일본 의과대학 입학 정원 추이
자료: 구혜경. 일본의 의대 정원 증가와 지역 정원제. 국회도서관, 2024-7호

2005년 후생노동성에 설치된 ‘의사 수급에 관한 검토회’의 논의를 통해서 2022년까지 거시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어 국가 전체적으로 필요한 의사 수는 공급되지만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진료과의 수요가 자연적으로 충족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추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2006년 ‘신 의사 확보 종합대책’, 2007년 ‘긴급 의사 확보 대책’이 발표되었고 실효성 있는 지역 정착 방안의 시행을 전제로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도도부현에 의사를 공급하기 위한 지역정원제6) 등을 통해서 정원이 점진적으로 증원되었다. 이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은 2019년에 9,420명이 되었는데 2028년 내지 2033년에 공급초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사수급분과회의 예측에 따라서 점진적인 감축을 진행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3.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 – 전문가 중심의 투명한 운영

위에서 살펴본 일본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진료과의 의사 부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의사 양성에는 중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의과대학 진학자가 늘어나면 다른 영역의 인력 부족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에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검토회’를 구성하고 그 산하에 ‘의사수급분과회’를 운영하였다. 의사수급분과회는 2015년 12월 10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022년 1월 12일까지 6년 1개월여 동안 40회의 회의를 진행7)하여 의사 인력의 수급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정책 제언을 제시하였는데 최초의 위원 구성은 표 1과 같다.8)

표 1.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검토회의 의사 수급 분과회 위원 명단 (2015)

이 름 직 위 비 고
가타미네 시게루 (위원장) 나가사키대학 총장 의 사
아라카와 테츠오 전국 의학부장 병원장 회의 회장 의 사
이치노헤 카즈시게 아오모리현 보건복지부장 의 사
이마무라 사토시 일본 의사협회 부회장 의 사
오가와 아키라 이와테 의과대학 총장 의 사
칸노 마사히로 전일본 병원협회 부회장 의 사
키타무라 기요시 동경대학 대학원 의학연구과 부설 의학교육 국제연구센터 교수 의 사
겐조 요시카즈 게이오대학교 상학부 교수
고모리 타카시 일본 의사협회 상임이사 의 사
히라카와 준이치 일본 정신병원협회 상임이사 의 사
히라카와 히로유키 전국 노인보건시설협회 부회장 의 사
후쿠이 츠구야 성로가 국제병원 원장 의 사
혼다 마유미 요미우리신문 도쿄 본사 편집국 사회보장부 차장
마츠다 신야 산업의과대학 의학부 교수 의 사
모리타 아키라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소장
야마구치 이쿠코 NPO법인 사마리아이 의료인권센터 COML 이사장

분과회에서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의 미래 의사 수에 대한 정밀한 추계를 진행하였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진료과의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하였다. 분과회에서 논의된 결과는 5차에 걸친 보고서로 정리되었다.9)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의 미래 의사 수를 추계하기 위한 정밀한 방법론에 대한 논의들 이외에도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진료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중요한 사항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4. 의사 양성 수와 의사 수급 추계 – 지속적이고 정교한 연구

의사수급분과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던 의사 수급 추계와 관련해서 미래 시점의 의사 수급 균형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 분과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지속적인 논의를 시행하였다. 과거의 의사 수급에 관한 연구 보고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수급 추계를 위한 기초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업데이트 하였다. 다양한 전문가들을 참고인으로 분과회에 참석시켜 의견을 청취하였으며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하여 추계 방법을 정교화하였다.10) 이러한 수요 및 공급 추계 방법론을 적용하여 분과회 운영 기간 동안 수 차례 수급 추계를 실시하였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였다. 또한 뒤에서 언급할 ‘의사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검토’ 설문 결과에서 도출된 의사들의 노동 형태를 반영한 수급 추계도 실시하였다.

5. 의사 편재 대책 – 다면적이고 근본적인 정책 추진

의사수급분과회는 의사 인력의 미래 수요 및 공급 추계에 대한 논의와 함께 각 지역의 의료 수요에 맞는 의료 제공 체계를 구축하여 의료 자원의 최적 배치를 실현하는 의사 편재 대책도 역점을 기울여 논의하였다. 전국적으로 의사 수를 아무리 늘려도 실효성 있는 의사 편재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역 내 의사 부족 해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11) 인식 하에 의사가 적은 지역에서 진료에 종사하는 의사가 지치지 않고 진료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선 도도부현의 행정지원 역량을 강화하였다. 지역의료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하여 소재지의 의과대학과 연계하여 의과대학 입학부터 평생에 걸쳐 의사의 경력 형성, 이동을 파악하여 의사의 경력 형성 지원, 배치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의료근무 환경개선 지원센터’를 통해서 의사가 적은 지역에서의 근무를 불안하게 느끼는 원인을 파악하여 이를 제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고 의사가 적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높이는 대책을 마련하였다. 여성 의사들에 대해서는 출산, 육아 등의 라이프 이벤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였다. 또한 의사의 근무 상황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보다 구체적인 정책 수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다.12)

의사 편재에 대한 지표를 구축한 것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지역에 따라 인구의 연령 구성과 남녀 비율이 다르며, 연령과 성별에 따라서 진료율은 차이가 있는데 의사 수에 대한 논의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구 대비 의사 수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의료 수요, 인구구성과 그 변화, 의사편재 단위, 환자 유입 및 유출, 의사의 성별-연령, 지역의 지리적 조건 등을 고려하는 의사편재 지표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논의의 내용은 2019년 의료법, 의사법 개정으로 이어져서 의사 편재 지표를 산출하고 의사가 다수인 지역과 소수인 지역을 설정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안하는 것으로 연결되었다.13)

6. 의사의 일하는 방식 개혁 – 의료의 미래에 대한 고려

분과회가 진행되면서 미래의 의사 수요를 추계하기 위해서는 그 출발점으로 일본이 지향하는 의료의 모습과 그 모습을 바탕으로 한 의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인구 구성과 질병 구조의 변화, 환자들의 기대 상승 등으로 인해서 수요 측면의 변화가 예상되고 여성 및 고령 의사의 증가, 의사들의 노동 방식의 변화 등에 따라서 공급 측면에서의 변화도 예상되었다. 또한 기술의 발전은 의료 현장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직종 간 협업의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예측 하에 의사들이 일하는 방식의 실태에 대한 10만 명 규모의 전례 없는 설문 조사가 실시되었다.

표 2. 일본 의료의 패러다임 전환

현재의 모습 미래의 모습
1. 일하는 방식
  • 조직・직종의 위계질서와 수직적 구조
  • 개인의 자기희생
  • 남성 중심의 문화
  • 환자 중심의 수평적 협업
  • 조직과 직종의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 기능 통합을 통한 성과 향상
  • '단능공'적 자격-업무에 더해 '다능공'적 자격-업무 추진
  • 자기 희생을 수반하는 전통적 노동 관행의 개선
  • 성별-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경력 형성 및 일하는 방식 지원
2. 의료의
존재 방식
  • 의료는 오로지 질병의 치유와 회복을 담당하는 존재
  • 환자 상을 획일적으로 패턴화한 서비스 제공
  • 평가 축이 부족하여 개인・사업소・지역 수준에서 서비스의 질에 편차가 있음
  • 보건-요양-복지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예방-치료에서 임종에 이르기까지 환자-주민의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
  • 환자-가족 및 지역사회의 개별성-다양성-복잡성에 대응하는 창의적인 서비스 디자인
  • 결과 지표 및 평가 방법의 확립과 이를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
3. 거버넌스
방식
  • 전국적으로 통일된 하향식 자원 배분 결정 및 통제
  • 지역과 주민이 실현해야 할 가치, 필요, 비용 대비 효과를 판단하여 주체적으로 설계
  • 지역의 발전적인 마을만들기, 경제활동,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기반
4. 의사 등의
수급 및 편재
현황
  • 제한된 정보와 고정된 가정을 전제로 한 수급 예측 및 공급 체계 정비
  • 인구구성, 질병구조, 기술진보, 의료-요양 종사자의 마인드, 주민-환자의 가치관 변화 등을 수급(양과 질)의 중장기적 전망과 공급체계에 정확히 반영
  • 특히, 의사 등의 전문지식은 임상현장뿐만 아니라 국제보건, 국가, 도도부현, 심사지급기관 등 행정관련 분야와 제약, 의료기기, 의료정보시스템 등 의료관련 산업 등에서 향후 세계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음.

설문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일본이 지향하는 의료의 모습과 의사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제안되었다(표 2). 설정된 일본 의료의 비전을 기초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되었는데, 여기에는 의사 개인의 능력과 의욕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커리어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기술을 활용한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의 창출 등이 포함되었다.15)

7. 우리나라에의 시사점

이제까지 살펴본 일본 의사수급분과회 사례는 우리나라에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우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지역의료나 필수의료의 문제는 단순히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는 것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15년 시작된 의사수급분과회의 가장 큰 문제의식은 그 이전까지 약 10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점진적으로 증가시켜 왔지만 의사의 지역 편재, 진료과 편재의 해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분과회를 통해 단순히 의사의 숫자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의 편재 대책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그 원인과 대응책들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서 기존의 편재 대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객관적인 지표에 근거한 편재 대책을 마련하여 정책으로 시행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의사수급분과회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의료의 전문가인 의사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은 이러한 위원회의 진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의사 중심의 위원 구성은 마지막까지 유지되었으며 위원들 이외에도 수 많은 전문가들을 참고인으로 회의에 참석시켜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노력하였다. 더욱 주목할 점은 6년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지속적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논의를 정교화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를 토대로 수 차례 수급 추계를 실시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들을 점진적으로 정책에 적용하여 정책의 수용성을 높였다.

세 번째는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일본이 지향하고자 하는 미래 의료의 모습에 대한 큰 그림을 우선 설정하였다는 점이다. 어떤 나라의 의사 숫자는 그 나라가 운영하고 있는 의료체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의료의 공급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 중심의 의료체계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의사들이 공무원과 유사한 신분을 가지며 필연적으로 많은 수의 의사를 필요로 하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이 의료의 공급을 민간 부문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의사들의 높은 생산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의사들로도 의료체계가 유지된다. 적정한 의사 수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향하는 의료체계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숫자에 매몰되어 있는 현재의 우리 상황은 많은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마지막으로 의사수급분과회의 모든 회의자료 및 논의 결과가 후생노동성의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이다. 후생노동성의 홈페이지의 의사수급분과회 메뉴에 들어가면 6년 동안 40회에 걸쳐서 진행된 모든 회의의 의제와 회의록, 위원들의 인적사항, 관련 자료들을 누구나 볼 수 있다. 회의록은 녹취 수준으로 수록되어 있어 실제 회의에서 어떤 위원들이 어떤 발언을 하였는지도 알 수 있다. 이러한 투명성으로 인해서 자료들은 더욱 철저하게 준비되고 분과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은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발언을 하게 된다.

한 나라의 의료는 그 나라가 거쳐온 역사와 제도의 산물이다. 모든 사람은 생로병사의 과정에서 의료를 이용하게 되기에 의료는 모든 국민들과 연관된 문화이기도 하다. “의료제도는 의료문화로부터 비롯되어 만들어진 것인 동시에 의료문화를 형성하는 역할도 한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의료문화와 동떨어진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16) 문화를 바꾸는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작금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나라가 의료보험제도 도입 이후 40여 년 동안 형성해 온 의료체계와 의료문화를 송두리째 무너뜨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느끼게 된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정교하게 설계된 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일본의 사례에 관심이 가는 이유이다.


참고문헌
1) Mark Britnell. In search of the perfect health system. Palgrave 2015
2) OECD 통계에 의하면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전체 병상 중 공공 병상의 비중이 9.6%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으며 일본은 27.6%로 미국, 벨기에에 이어 4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국민 일인당 연 평균 외래 이용도 우리나라가 15.7회로 가장 많고 일본이 11.1회로 두 번째이다. (OECD 평균은 6.0회)
3) https://www.mhlw.go.jp/content/10800000/000900766.pdf
4) 동경에 위치하는 병원 3곳 중에 동경대학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2개의 병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환자 진료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성격이 다른 병원이다. 우리나라는 100위 내에 5개 병원이 포함되었는데 4개 병원은 서울 소재 병원이고 나머지 1개도 분당서울대병원이다.
5) https://www.mhlw.go.jp/file/05-Shingikai-10801000-Iseikyoku-Soumuka/0000106725.pdf
6) 지역 의사 확보를 위한 지역정원제에 대한 내용은 ‘구혜경. 일본의 의대 정원 증가와 지역 정원제. 국회도서관, 2024-7호’ 참고
7) https://www.mhlw.go.jp/stf/shingi/other-isei_318654.html
8)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의사들을 중심으로 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이러한 위원 구성은 계속 유지되었는데 2022년 40회 회의의 위원 구성은 부록 표 1과 같다.
9)후생노동성 홈페이지 https://www.mhlw.go.jp/stf/shingi/other-isei_318654.html 에서 모든 회의의 의제와 회의록, 위원들의 인적사항, 관련 자료들을 누구나 볼 수 있다.
10)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수요 및 공급 추계 방법론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11) 2016년 자료에 의하면 의료권별 인구 대비 의사수가 가장 많은 지역과 가장 적은 지역 사이에 2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진료과에 있어서도 외과 의사 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반면 정신과나 영상의학과 등은 크게 증가하고 있었다.
12) https://www.mhlw.go.jp/file/05-Shingikai-10801000-Iseikyoku-Soumuka/0000188538.pdf
13) https://www.mhlw.go.jp/content/10801000/000362022.pdf
14) https://www.mhlw.go.jp/file/05-Shingikai-10801000-Iseikyoku-Soumuka/0000162720.pdf
15) https://www.mhlw.go.jp/file/05-Shingikai-10801000-Iseikyoku-Soumuka/0000162722.pdf
16) 박재영. 개념의료. 청년의사 2013

부록 표 1.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검토회의 의사 수급 분과회 위원 명단 (2022)

이 름 직 위 비 고
가타미네 시게루 (위원장) 지방독립행정법인   나가사키시립병원기구 이사장 의 사
아라이 이치 전국 의과대학장병원장 회의 전임회장 의 사
아이야스 히데타카 고치현 건강정책부 부장 의 사
이마무라 사토시 일본 의사협회 부회장 의 사
에비스 하츠요 의료법인 도쿠슈카이병원 원장 의 사
오가와 아키라 이와테 의과대학 이사장 의 사
칸노 마사히로 전일본병원협회 부회장 의 사
키타무라 기요시 동경대학 명예교수 의 사
겐조 요시카주 게이오대학교 상학부 교수
나가이 야스노리 의료법인 유노모리 이사장 의 사
나카지마 유미코 의료법인 히타키회 방문간호스테이션 아이미엔 소장
예 에이슈 하이즈 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의 사
가마야치 사토시 일본 의사협회 상임이사 의 사
히라카와 준이치 일본 정신병원협회 부회장 의 사
후쿠이 츠구야 교토대학교 명예교수 의 사
호리노우치 히데히토 국립암연구센터 중앙병원 호흡기내과 병동장 의 사
혼다 마유미 요미우리신문 도쿄본사 편집국 의료부 차장
마즈다 신야 산업의과대학 의과대학 교수 의 사
미네 고이치로 전국노인보건시설협회 부회장 의 사
모리타 아키라 도쿄대학 명예교수
야마우치 히데코 성누가국제병원 부원장 의 사
야마구치 이쿠코 인증 NPO법인 사세다아이 의료인권센터 COML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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