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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52 August 2023

기획특집

◎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의 원인, 전망 및 국민과 의료인의 각자도생 전략

김 우 주고려의대 감염내과

6월 초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를 낮추면서(심각⭢경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던 국민은 여름철 재유행에 당혹해하고 있다. 6월 4주부터 5주간 코로나19의 주간 일평균 신규확진자(17,441명⭢44,844명), 위중증 환자수(110명⭢170명), 사망자수(8명⭢13명) 및 감염재생산지수(1.03⭢1.19)는 모두 연속 증가했다. 7월 26일 환자수 57,22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수가 검사받지 않는 실정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수는 2배 이상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의 “낮은 치명률과 의료대응 여력”을 들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식상한 발표를 되풀이하고 있다. 2021년 말 델타와 2022년 오미크론 변이 유행 때 자주 들었던 메시지와 같다. 당시 방역을 해제하면서 환자가 폭증하고 의료병상 부족으로 의료인은 큰 홍역을 치른 악몽이 생생하다. 8월 중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국민과 의료인이 스스로 코로나19를 감당해야 한다니 우려가 앞선다. 바야흐로 진정한 의미의 코로나19 각자도생 국면이다. 당면한 코로나19 재유행의 원인과 전망을 팩트체크하고, 국민과 의료인의 현명한 대응전략을 고민해본다.

팩트1.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은 면역회피능력이 탁월한 XBB 변이바이러스의 우세종화와 전면 방역완화에 따른 예방수칙 해이 때문이다. 코로나19 8차 유행을 주도하는 XBB계열(1.9.1, EG.5, 1.16, 2.3 등) 변이바이러스는 백신접종 또는 자연감염 후 생긴 면역항체로 잘 방어되지 않는다(“면역회피”). 더구나 면역항체가도 시간이 지나 떨어져(“면역감소”), 더더욱 XBB 변이 감염을 막지 못하게 된다. 6월말 코로나19 신규확진자의 42%가 재감염자라는 사실이 면역회피와 면역감소에 의한 XBB 변이 감염 폭증을 잘 설명한다.
6월초 코로나19 감염병위기경보를 낮추면서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취약시설 등에서만 마스크착용 의무를 남기고 대부분 방역조치를 해제한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국민은 코로나19를 더 이상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개인위생수칙과 격리를 지키지 않게 돼 상황이 악화됐다. 고온다습한 여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에 불리하고, 각급학교가 방학중이며 많은 국민이 휴가중이거나 실외활동이 많아져 바이러스 전파가 줄어야 되는데도 코로나19 유행은 커지고 있다. 가을철에는 저온건조한 기후, 각급학교의 개학, 잦아지는 실내모임 및 더욱 떨어지는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유행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팩트2. 코로나19 재유행은 고위험군에서 중증과 사망의 증가로 생명에 직접 위협이 되며 병상부담으로 의료체계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치명률이 0.03%로 낮아 획일적으로 문제없다 하지만, 누적 치명률은 60대 0.11%, 70대 0.42% 그리고 80세 이상 1.82%로 고령자에서 여전히 치명적이다. 2022년 2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시작됐을 때도 정부는 낮은 치명률과 의료대응능력에 문제가 없다며 방역조치를 해제해 1일 확진자가 62만명까지 치솟았었다. 당시 병상부족으로 재택 대기중, 앰뷸런스 이동중 또는 응급실에 도착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뒤늦게 대학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려 중환자병상을 강제 동원하면서 비-코로나19 환자까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여러번 코로나19 유행파에서 바로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허둥지둥 대응하는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팩트3. 8월 중 예정된 코로나19의 감염병 4급 하향에 따른 후속조치로 정부의 능동적 역할은 사라지게 돼 국민과 의료인은 진정한 의미의 각자도생 국면에 내몰리게 된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4급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의료기관에서 마스크착용의무는 전면 해제된다. 코로나19 진단, 치료 및 휴가비 등에 대한 대국민 비용지원도 중단된다. 주간 코로나19 발생현황과 위험도평가 발표도 없어지며, 표본감시체계 운영으로 빙산의 일각에 해당되는 환자만을 피상적으로 모니터하게 된다. 그야말로 코로나19가 깜깜이 대유행해도 국민과 의료인은 발생현황을 알 수 없게 된다.
국민은 스스로 알아서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의심되더라도 자부담으로 검사해야 되므로 진단을 기피하게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증 환자는 자가치료로 호전돼 큰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고위험군은 코로나19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돼 병원 입원치료가 필요하므로 의료체계 과부하 실상은 드러나게될 수 밖에 없다. 7월말 60세 이상 고령자가 위중증 환자의 83%, 사망자의 98%를 차지하고, 이미 준-중환자병상와 중환자병상 가동률이 각각 34%, 55%로 증가했다. 병원 현장에서는 의료진 중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코로나19 중증환자 진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각자도생 국면은 국민과 의료인 스스로 알아서 현명하게 대비·대응해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도입할리 없기 때문에 현 상황을 냉정하게 이해하고 과학적 판단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은 스스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여 마스크 착용, 손씻기, 기침 에티켓 등 기본위생수칙을 준수한다. 고위험군(고령자,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임신부 등)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챙기고, 외출시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다. 또한 기침, 인후통,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시 지체없이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시작한다.
10월에 고위험군은 새로운 XBB.1.5 코로나19 단가 백신을 접종받게될 것이다. 정부는 의료기관내 마스크착용의무를 해제하면서 감염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모순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의료인은 언제든지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내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고 손씻기 등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한다. 연구에 의하면 국내에서 2020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코로나19 감염 의료인은 10,670명으로 이중 의사는 1,695명, 간호사 5,898명이었다.
사망한 의료인 15명 중 의사는 9명, 간호사 2명으로 치명률은 의사 0.53%, 간호사 0.034%로 간호사 대비 의사가 16배 높았다. 의사는 환자와 밀접 접촉이 많고 평균 연령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의료인은 본인도 지키고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가을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 다시 노벨문학상 수상자 주제 사마라구의 “눈먼자들의 도시”가 회상되는 시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도처에 환자가 횡행하는 유행상황을 인지하고 주의하는 사람은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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