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 철한국원자력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10년 전까지 나의 체중은 80킬로그램을 넘었었다. 당시 동료 내과 선생님이 나의 혈액검사결과를 보고는 Metabolic Syndrome이라고 제발 체중도 좀 빼고 운동도 하라고 그랬는데 바쁜 병원 스케줄과 여러 핑계로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친목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댄스를 배워보자 해서 강남의 어느 댄스학원에서 단체강습을 받게 되었는데, 춤을 배우는 첫날부터 춤이 너무 재밌고 좋았다. 그런데 댄스 학원에 가면 4면의 벽에 거울이 있는데 거울에 비친 나의 춤추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춤은 재밌고 멋있게 추고 싶은데 몸이 뚱뚱하다보니, 폼이 너무 안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식단조절을 시작해서 1년 반 만에 62킬로로 감량에 성공했었다. 물론 지금은 조금 나태해져서 다시 70킬로를 종종 넘나들고 있기는 하지만 건강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그리고 체중을 빼고 나니 몸도 가볍고 훨씬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춤을 시작하고 나서 내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비만이고 취미라고는 앉아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던 내가! 좀 더 날씬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활동적인 사람이 되었다.
내가 추는 춤의 정식 이름은 '웨스트 코스트 스윙(West Coast Swing)'이라고 한다. 이름이 너무 길다보니 '모던 스윙(Modern Swing)' 이라고 짧은 명칭도 공식적으로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웨코'라고 짧게 부른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춤에는 '솔로댄스', '커플댄스'가 있고 커플댄스에는 '댄스 스포츠'와 '소셜 댄스'가 있다. 10년 전 쯤 TV에서 방영했던 '댄싱 위드 더 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 많이 소개되었던 왈츠, 탱고, 자이브, 룸바, 퀵스텝 등은 '댄스 스포츠'에 속하는 춤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댄스 스포츠를 전문 강사가 댄스학원에서 가르친다. 반면에 살사, 스윙,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소셜댄스'로 분류할 수 있는데, 대부분 동호회가 있어 동호회 가입하면 동호회에서 대여한 장소(소셜바)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가르쳐 주고 강습 끝나면 정해진 파트너 없이 춤을 즐기는 시간(소셜댄스)을 갖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종종 해외의 프로페셔널을 초청해서 강습받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는 댄스학원에서 시작해서 자이브, 룸바로 시작했다가 댄스 스포츠는 같이 춤출 수 있는 공간이 학원 안으로 한정되어 있고 같은 레벨의 강습생들만으로 제한된다는 한계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된 살사 강사 선생님을 통해 살사에 입문하게 되어 소셜댄스를 접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사를 2-3년 추다가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알게 되어 7-8년 전 부터 현재까지는 주로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추고 있다.
* 댄싱 위드 더 스타
: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B%8C%84%EC%8B%B1+%EC%9C%84%EB%93%9C+%EB%8D%94+%EC%8A%A4%ED%83%80
* 웨스트 코스트 스윙
: (프로페셔널의 공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jg-sWOrnyc
* 웨스트 코스트 스윙 영상들
: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west+coast+swing
내가 전념하고 있는 '웨스트 코스트 스윙'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장점은 음악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음악에 한계가 없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살사는 살사 음악, 왈츠는 왈츠 음악, 탱고는 탱고음악 등 각 춤 마다 정해진 장르의 음악에만 춤을 출수 있는데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웬만한 4박자의 음악이면 템포가 빠르거나 늦거나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실제로 매주 열리는 소셜바(모여서 춤추는 장소를 social bar라고 부름)에서 주로 나오는 음악은 요즘 유행하는 팝송이 대부분이다.
* 유투브에 있는 "west coast swing" 음악의 play lists:
1.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BmaZpUJGJB8LK4EaTIi71zcWWRM4KiDl
2.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mYh61ZtM5eZOMnbuwYE-DUPNYHS4n4a8
두 번째 장점은 웨스트코스트 스윙은 전 세계 유명한 도시에서는 매년 한두 번 이상 이 춤을 위한 워크숍(workshop)과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거의 매 주말 마다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는 웨스트코스트 스윙 이벤트가 한 군데 이상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가보고 싶은 도시가 있으면 그 도시에서 언제 이벤트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그 주말에 맞춰 방문하면 웨스트코스트 댄스 이벤트도 참가하고 그 도시 관광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서울에도 일년에 2번의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 웨스트코스트 스윙 공식 이벤트 스케줄 : https://www.worldsdc.com/events/
세 번째 장점은 두 번째 장점과 약간 통하는 것인데 이벤트에 맞춰 방문하지 않더라도 웬만한 대도시에는 매주 한두 번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출수 있는 소셜댄스가 있어서 낮에는 관광하고 저녁에는 그 나라의 댄서들과 소셜댄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종종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춤은 통하는 곳이 소셜댄스 장소(Social Bar)이다.
* 전세계 웨스트코스트 스윙 소셜댄스가 열리는 장소 지도 안내 사이트
: https://www.google.com/mymaps/viewer?mid=1RPcXaCXnwEM1zR-FsFP9R2cSP3Y&hl=en
- 실제로는 더 많은데 아마 각 소셜바가 업데이트를 잘 안하는 듯 하다. (내가 가본 곳 중에서도 이 지도에 없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네 번째 장점은 전 세계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의 결과를 가지고 등급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 포인트 관리가 전세계 모두 일원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다른 살사나 탱고같은 춤은 일원화된 포인트 관리체계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등급은 New Comer부터 시작해서 Novice - Intermediate - Advanced - All star - Champion 까지 있는데, 아래 레벨에서 정해진 포인트를 획득하면 다음 윗 레벨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그 레벨을 섭렵하면 또 그 위 레벨로 가는 식이다. 물론 상급 레벨로 가려면 많은 대회 참여해야 하고 결승전에 진출해야만 포인트를 얻을 수 있어서 쉽지는 않지만 포인트를 모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해야 할까?
* 웨스트코스트 스윙 댄스 포인트 관리하는 사이트
: https://www.worldsdc.com/registry-points/
- 여기서 'Byeong Che Lee' 를 찾으면 내가 어느 대회에서 몇 등 했으며 현재까지의 내 포인트 조회할 수 있다.
(제일 처음 포인트 등록한 대회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대회였는데 당시 담당자의 실수로 내 이름의 'Cheol'을 'Che' 까지만 입력해서 등록된 이름이 좀 잘렸다. 협회에 이메일보내서 수정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그냥 뒀다.)
* 대회 예시 영상 2022년 Atlanta Swing Classic , Intermediate Level Jack and Jill Final : https://youtu.be/aunvrWKxrTo
- 나를 아시는 분은 영상에서 나를 찾을수 있을것이다.
나에게 웨스트코스트 스윙은 취미일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동기이며 여행을 가는 목적이기도 하다.
나의 댄스여행 얘기를 잠시 하자면 싱가포르 대회때는 싱가포르 관광을 갔었고 마침 그 다음 주에 호주에서 또 대회가 있어서 싱가포르 스톱오버(stopover)하고 호주에 가서 일주간의 관광과 2개의 대회를 참석하고 왔었고 '프랑스 오픈'(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회)때에는 파리관광 갔었고, '스윙 페스트'(헝가리 부다페스트 에서 열리는 대회, Swing Festival이라는 의미)때 부다페스트 관광을 했었다. 가끔 내가 가고 싶은 관광지에서 대회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체코 프라하가 그런 곳이었다. 프라하에도 주중에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추는 소셜댄스는 있어서 가서 춤은 췄고 관광도 했는데 대회가 없는 대신 버스로 2시간 이동하면 독일 뮌헨에서 대회가 있어서 그 시기에 맞춰서 주중에는 프라하 주말에는 뮌헨 들러서 귀국한 적도 있었다.
참 신기한 것이 세계 어디를 가도 언어는 잘 안 통해도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다 통한 다는 것이 신기하다. 모두 다른 곳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손만 잡으면 같이 춤출 수 있는 게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다.
또 하나 '웨스트 코스트 스윙'의 특징은 살사, 린디 같은 춤은 주로 추는 연령이 좀 어린(?) 편인데(20-40대), '웨스트 코스트 스윙'은 주니어(10대)부터 노인들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주로 30-40대가 많이 즐기고 있는 편이지만, 미국, 유럽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가보면 60,70대로 보이는 연세 많으신 분들이 20-30%정도 차지한다. (연령대에 따른 대회도 있다. 40대 이상 = Sophisticated, 50대 이상 = Masters)
시간이 흐르면 나도 저 노년층 댄서에 포함되겠지만, 춤을 추면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몸을 움직이니 건강에도 좋은 '춤'. 그중에서도 연령의 제한을 거의 받지 않는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강력히 추천한다.
* 동호회 카페
1. 웨스티 코리아 (강남역) : https://cafe.naver.com/westiekorea
2. 올스타 웨스트코스트 스윙 (신촌) : https://cafe.naver.com/allstarw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