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 훌륭하신 의학계 선각자 다섯 분이 헌액되었다. 이번호에 그 중 106번째로 헌액되신 故 김진복 교수님의 공적을 기리며, 다섯 분의 대현(大賢)의 발자취를 한 분 한 분씩 찾아 연재하고자 한다.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은 우리나라 의학발전의 기반이 되는 학회의 육성과 발전에 헌신하고 봉사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8년 11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김 진 복서울의대 외과학교실
< 서울의대 외과의국원 일동(1958년), 젊은시절, 정년퇴임전 수술실에서 >
김진복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군에 입대해 미국 트리플러, 월터리드 육군병원에서 외과수련을 받았다(1959년~1962년). 이후 서울의대 강사를 시작으로, 교수직을 거쳐 1978년부터 10년간 주임교수를 지냈다.
< 국제학술대회유치(1984), 보건의날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여(2002.4.6) >
1971년 대한암연구회 학술부장을 맡은 뒤 연구회를 ‘대한암학회’로 개칭하고 1989년부터 6년간 회장을 역임하면서 학회를 궤도에 올려놓았다. 아시아태평양암학회에서는 회장·재정위원장·사무총장·명예회장직을 차례로 맡았는데(1985년~ 1995년), 1988년에는 조직위원장으로서 아시아태평양암학회를 성공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대한외과학회에서 이사·이사장·회장직을 맡아(1972년~) 학회 발전에 기여했으며 대한위암학회, 대한임상영양연구회, 대한종양외과연구회 외에 대한대장항문병학회(현 대한대장항문학회), 대한소화기병학회(현 대한소화기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다학제학회에서도 훌륭한 선도자 역할을 수행했다.
김진복 교수는 위암연구에 있어 우리나라의 진료·연구 수준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의 위암연구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국제소화기학회 학술대회장(1996), 국제위암학회 회장(1999-2001), 국제암협회(UICC) 암치료위원장(1998~2002)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의 미국외과학회 명예회원(1990), 미국외과학술원(American College of Surgeons) 명예회원(1993), 중국·네덜란드 내 유수 대학의 명예교수 등으로 추대되는 등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위암연구와 국내외학회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위암학회 명예회장, 아․태암학회 명예회장, 아세아임상종양학회 회장, 대한위암학회 명예회장, 아세아외과학회 이사, 미국외과학술원 가버너 등도 역임했다.
그는 미국암학회지(Cancer), 미국외과학회지, 영국외과학회지(BJS), 국제외과종양학회지(SO) 등 15개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도 활약했다. 후학 교육을 위한 저술업적으로는 최신외과학 교과서, 위암 교과서, UICC 암교과서, Vascular Disorders of the Intestine, Gastric Cancer, Operative Surgery(Total Gastrectomy & Lymph Node Dissection) by Butterworth, Clinical and Experimental Studies in Immunotherapy, Host Depense Mechanism on Immunopotentiator 등이 있으며, 평생 595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이중 67편이 저명 외국학술지에 게재됐다.
김진복 교수가 1988년에 창립한 재단법인 대한암연구재단은 현재까지 암연구 지원사업을 유지하며 포상체계(김진복 암연구상)를 통해 뛰어난 연구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평생 업적을 인정받아 대한의학협회 화이자 의학상(1973), 5.16 민족상(1976), 제1회 의학대상(1978), 세종문화상(1988), 콜럼비아국 대십자훈장(1988), 국민훈장 모란장(1996)과 무궁화장(2002), 대한민국학술원상(1998) 등을 수상했다.
< 아내와 함께, 언제나 든든한 지원자인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2003.4) >
김진복 교수는 그 어느 외과의사보다 열정이 강했던 임상의사이자 의학자였다. 서울대병원에서 정년을 마치고 인제대학교백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한국위암센터 등을 개설하면서 위암치료의 길을 계속 걸었으며, 타계하기 1-2년 전까지 일본 소화기외과학회에 초청연자로 참석하고, 북한을 방문해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등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였다.
‘세계에서 위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외과교수’, ‘재임기간 가장 많은 외국초청 강연경력’,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명예회원 추대’ 등 의학자로서 그가 가진 국제적인 위상을 능가하는 인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