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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22 December 2020

Issue??있슈!!

- 대한민국, 인구감소 시대에 접어들다

김 동 섭한림대학교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한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인 인구는 작년 5184만986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들어 계속 줄고 있다.
한국인 인구는 주민등록에 등재된 내국인과 재외동포를 포함한 숫자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많아 한국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망이 출생을 앞지르면서 더 이상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중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그리스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처럼 주민등록 인구는 행정자치부에서 현재 거주자와 주소 불명 등 거주 불명자, 재외국민을 합계해 발표하는 것으로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총인구와는 구별된다. 통계청은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합쳐 발표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총인구는 앞으로 8년 뒤인 2028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한국인 인구 감소는 고령화와 맞물려 소비 감소, 경기 불황, 돈 낼 사람보다 혜택받는 사람이 늘어나 연금·건강보험 등의 사회보장제도 적자, 도시 집중과 지방 소멸 등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인 최대정점 작년 11월 5185만1427명
한국인 인구가 실제 역사상 최대 정점을 기록한 것은 작년 11월말 통계로 5185만1427명이었다. 일제 강점기인 1944년 2500여만명이었다.
해방 이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해방으로 만주, 일본 등 해외에 나갔던 동포들이 귀환했고, 6·25전쟁 이후는 1·4후퇴 등을 통해 북한의 많은 젊은 주민들이 대거 월남했다. 이들이 낳은 자녀들이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로 한국 인구에서 연령별로 가장 많은 인구 숫자가 됐다. 베이비부머는 올해 처음으로 65세에 진입, 노인인구 대열에 포함됐고,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국가를 선도하고 있다. 1970년부터 2차 베이비부머들이 또 한번 거대 인원으로 현재 한국의 최대 연령층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남한)인구는 1967년 3000만명, 1984년 4000만명, 2012년 5000만명을 넘어섰으나 올해 5200만명을 넘지 못한 채 인구 감소 길로 접어들게 됐다.

◇ 36년째 인구대체율 이하의 출산율 기록
한국인이 올해 처음으로 감소하게 된 것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저출산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를 큰 폭으로 추월했기 때문이다. 출생아는 작년 30만2676명에서 올해는 2만여명 내외가 줄어드는 반면, 사망자는 올해보다 1만명 안팎 늘 것으로 예상돼 출생이 사망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은 하루 이틀 사이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두명의 부부가 둘을 낳아야 인구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이 인구 대체율(2.1명)보다 낮아진 게 1984년 부터로 지금까지 36년간 지속된 결과이다. 특히 2002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3명이하로 뚝 떨어진데다, 2018년부터는 1명 이하로 떨어졌다.
국가 단위로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국가는 지금껏 대만이 유일하게 한번 기록(2010년)했을 뿐이다. 마카오도 최근 0.92, 0.93명을 기록했지만, 인구 68만명의 도시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7년 1.05명,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올해는 그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이 떨어진 원인은 복잡 다양하다. 가장 큰 변수는 가임여성(15~39세)이 매년 줄고 있는데다, 혼인 건수가 계속 줄고 있다. 특히 고학력화로 혼인연령이 늦어지면서 아기 낳는 연령도 뒤로 밀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출산을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여기면서 저출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 2100년이면 현재 인구의 절반만 남아
인구 감소는 앞으로 한국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저출산 영향으로 올해는 대입 수능시험 지원자가 사상 최초를 기록하고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수시 모집자보다 적어지는 초유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군대에 갈 나이가 되는 2001년생 남성은 33만2000여명인데, 내년에는 29만, 후년 25만명대로 뚝 떨어져 지금보다 7만여명이 감소된다. 7개 사단을 구성할 수 있을 만큼의 남성이 앞으로 3년 있으면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반대로 취업난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취업연령인 24~30세 인구는 현재 488만명인데 내년에는 490만명으로 증가하지만, 2023년 475만명, 2024년 467만명으로 줄어든다. 4년 뒤면 지금보다 취업 대상자가 21만명이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위기는 대학의 위기다. 올해 출생아가 27만~28만명으로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될 때는 현재 대학의 절반 수준만 필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8년 뒤에는 진학 대상자(연령별인구의 80%)가 21만~22만명으로 줄어 현재 대입 정원(49만7000명)에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학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빈 대학만 양산할 뿐이다.

한국 인구는 2100년이 되면 얼마나 줄어들까. 통계청의 현재 추계대로 진행되면 현재의 절반에 그치는 2496만명으로 줄어든다. 이는 2047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27명으로 회복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저위 추계(합계출산율 1.10명)로 가면 지금보다 70%가량이 줄어든 1669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콜만 교수가 예고한대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되는 민족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점차 실현되는 날이 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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