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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19 August 2020

Issue??있슈!!

-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

홍 나 래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

한 두 달만 지나면 끝날 줄 알았던 COVID-19 판데믹 사태는 벌써 반 년이 훌쩍 넘게 지속되고 있다. ‘애프터 코로나’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루어지지만 사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소식은 올해 내로 백신이 개발되고 상용화 될 수 있다고도 하고, 어떤 소식은 특효약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을 주장하는 편이든 우리 일상이 앞으로 상당 기간 COVID-19 판데믹 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의를 달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애프터 코로나’를 준비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위드 코로나’를 계속 준비해야 하는지도 명확치 않기는 하다.

하여간 우리 일상은 COVID-19가 오고 엄청나게 변화했다. 1~2년 전의 우리는 환자가 열이 나면 일단 병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될지도, 열이 난다는 것만으로 응급 수술을 하면서 1인 격리 병실을 써야 하게 될 줄도 몰랐다. 여러 학회나 심포지엄들, 의사 면허를 유지거나 병원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야 하는 교육들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게 될 줄도 몰랐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어르신들이 노인정에도 가시지 못하게 될 줄도 몰랐다. 다른 것보다도 이렇게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게 되고, 인증 평가 기준보다도 더 열심히 손을 씻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적응해 가는 과정이 쉽고 편하기만 하지는 않지만 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다.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지, 적응 과정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지는 각자 다르지만, 다들 자신의 속도에 맞게 적응해 간다. 마스크가 올 초에 비해 얼마나 편안해 졌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요즘은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흔한 질병 이름인 것처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새로운 세상에 쉽게 적응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불안해 지기도 하고 우울해 지기도 하고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심지어 COVID-19 판데믹 사태가 조절이 되기 시작한 이후에 자살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어떻게 보면 답답하고 암울한 이 세상을 좀 더 밝게 바라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달라진 세상에 적응해 가면서 일시적으로 힘든 것은 누구나 있을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적응될 수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유독 더 힘든 상황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볼 수도 있고,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을 받아 볼 수도 있다. 나만 이렇게 힘든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힘든 경우도 많다. 또, 아무런 방법이 없을 것 같을 때, 누군가는 내가 모르는 방법을 알고 있을 때도 있다.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일차적으로 다루는 우리 의사들이 나서서 여러 사람들에게 이런 과정에 대해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도 힘들다. 다들 아시겠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힘들다. COVID-19 만으로도 힘든 상황에 여러 어려운 일들이 같이 몰려오고 있다. 이 힘든 시기에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고 함께 힘을 내 보면 어떨까 한다.

대한의학회(http://www.kam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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