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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09 October 2019

1분 소확행

-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과 식생활 (3)

박 정 율 고려의대 신경외과학

지난 1,2호에서는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통증을 완화시키고 기분도 좋아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생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은 주로 만성 염증이나 통증 전달 물질을 차단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방법이라면 식생활 방법으로는 통증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좋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를 통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소화도 잘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는 식생활이 통증 완화에 미치는 기전은 장 운동을 좋게 해주고 몸속에서 엔도르핀(endorphine)이나 도파민(dopamine) 등의 분비를 유도하여 통증을 차단 또는 억제하여 진통 효과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통증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잠시나마 통증 전달의 악성 고리를 차단하고 이를 장기간 반복해서 습관이 될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 많은 연구에서 진통제 못지않게 우리 몸의 생리학적 상태와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 그리고 면역력 개선 등의 효과가 서로 상호 작용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요가, 명상, 규칙적인 운동, 숙면 등이 적절하게 잘 병행되는 경우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매일 매일의 소확행을 뛰어넘어 오랫동안 크고도 확실한 만족감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 통증 차단 역할을 하는 물질들

1) 엔도르핀
엔도르핀은 내인성 모르핀(endogenous morphine)이라는 뜻으로 우리 몸속에서 분비되는 마약성 진통제 역할을 하는 강력한 진통제이다. 외부에서 투여하는 마약성 진통제보다 훨씬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고 노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및 세로토린(serotonin)과 함께 우리 몸에서 통증 감각이 뇌로 전달되지 않게 억제해주는 중추성 통증억제계 (descending central pain inhibitory pathway)를 이루는 중요한 물질이다. 엔도르핀은 기분전환이나 우울증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으나 작용 시간이 4-6시간만 지속되어 반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또한 엔도르핀은 적당한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코티솔과 같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주나 과도하게 유리되어 혈중 농도가 오랫동안 상승될 때는 마약 중독과 같은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엔도르핀을 적당하게 분비되게 하는 생활(예, 운동이나 즐거운 모임 등) 및 식습관을 갖도록 하면 통증 완화와 활력 있는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짜 약을 투여하면서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처럼 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위약 효과(placebo effect)의 경우에도 엔도르핀 분비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긍정적인 사고나 심리 상태 혹은 의지도 엔도르핀 분비에 영향을 미쳐 통증 완화와 기분 전환, 그리고 여러 질병의 방어기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일상 생활에서 꾸준한 운동은 우울증을 낮추고, 기억력을 증진하는 등의 효과가 있는 신경전달물질 5가지(BDNF, 도파민, 엔도르핀, 세로토닌,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절한 식생활과 더불어 개개인별 신체 상태에 따라 정기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 더욱 효과적인 통증 경감 뿐 아니라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겠다.

2) 도파민
도파민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신경호르몬과 상호작용을 가지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며 주로 행복감이나 만족감, 혹은 즐거움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pleasure seeking) 역할을 한다. 평소 좋아하는 일이나 행동, 취미 생활, 그리고 기호 식품 등을 통해서도 분비되며 정상적인 통증을 느낄 때도 보호 작용으로 많은 양이 분비된다. 그러나 이러한 도파민 분비가 과다할 때는 활동적이고 모험적인 성향이 나타나며 쉽게 흥분하며 들떠있는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정신분열증과 조울증 같은 증세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반대로 부족한 경우는 결단력이 저하되고 몸을 제어하기 어려워지며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파킨슨병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파킨슨병 환자들은 평소에 좋아했던 취미 생활이나 기호 식품들의 섭취 등과 같은 행동이 감소하게 되고 즐거운 표정도 사라져 소위 포커페이스 같은 mask face를 보이게 되며 점차 혼자만 있게 되고 사회 생활이 적어지게 된다. 이외에 진전증이나 경직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진행되는 경우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예민도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어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도파민은 음식을 오래 씹는 경우에도 많이 분비되어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과식과 폭식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체중조절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도파민이 부족하거나 과하면 병적 현상이 발생되지만 적절하게 분비되는 경우 자연적으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어 생활의 활력과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해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식생활

위와 같은 엔도르핀이나 도파민을 분비를 촉진시켜 간접적으로 통증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바람직한 식습관을 알아보고자 한다.

1) 소식
적게 먹는 것(소식: 小食)과 더불어 부모나 옛 친구들과도 소식(消息)을 자주 전하고 만나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얻도록 하자. 여러 연구에서 영양 부족이 없는 수준에서 먹는 양을 조금 줄이는 경우 과식을 해서 느끼는 불쾌감과 달리 기분도 상쾌하고 속도 편한 느낌을 주고 건강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딤섬을 한자로 표기하면 點心(점심)인데 점심 식사는 한자어 표기에서와 같이 마음에 점을 하나 찍는 것과 같이 소량 먹는 것이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제 오래 전 중국의 지식인들은 하루에 아침, 저녁은 정식으로 식사하고 점심은 간단한 요기(munchable)만으로 건강을 유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2) 좋은 식습관 유지하기
건강 유지에 좋은 식생활 습관으로 잘 알려진 내용으로는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고, 매끼 식사는 규칙적으로, 과식을 피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적당한 단백질(콩, 두부, 껍질을 벗긴 가금류, 생선 등) 및 탄수화물(현미, 잡곡 등) 섭취, 신선한 야채와 해조류, 견과류, 발효 식품 섭취, 일정 량의 과일 섭취 등이 있다. 특히, 등푸른 생선 종류인 연어, 청어, 고등어 등은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오메가-3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만성 염증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3) 안좋은 음식 멀리하기
가공 식품(라면, 통조림, 햄, 소시지 등), 패스트푸드(햄버거, 핫도그, 피자 등), 동물성 기름이 많이 함유된 음식, 젓갈이나 장아찌와 같은 짠 반찬, 화학조미료 및 설탕이 많이 음식,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스낵류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 음료 대신 생수나 당분이 첨가되지 않은 종류의 음료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차와 커피
일반적을 여러 차 중에서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는 것 중 페퍼민트차는 복통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로즈힙과 히비스커스차는 항산화작용이 있는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카모마일차는 진정 작용이 있어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녹차는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 많은 종류의 차에는 항산화, 항염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적절한 양을 정기적으로 마시면 만성 염증이나 이로 인한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몸에 좋은 음식으로 식단을 꾸미고 즐거운 기분으로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섭취한 음식이 잘 소화되고 몸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적당한 스트레스 관리와 숙면, 평소 건전한 생활 방식을 통해 내 몸에 맞는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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