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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11 DECEMBER 2019

기획특집- 미래의학의 도래 – 5P 의학의 시대

김 경 철강남미즈메디병원 경영 원장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성 된 이후, 불과 15여년 만에 유전체 의학은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로 인해 개인의 유전적 소인에 맞추어 진단과 치료가 되는 맞춤 유전체 의학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전체 학문과 산업의 발전이 가져오게 한 미래의학은 한마디로 5P 의학이라 불린다.

첫번째로 개인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이란 개인의 유전적 특성의 차이를 고려하는 보다 맞춤 치료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종전의 치료는 진료 방식도 표준화되고 평균화 된 치료 지침에 따라 환자를 맞추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그 결과, 똑 같은 약물의 처방이 어떤 사람에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어떤 사람에겐 너무 과한 효과를 내서 독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항암제를 처방 할 때 유전자 변이를 먼저 검사하고 유전자 변이에 따라 다른 항암제를 사용한다. 영양제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나 음식도 잘 맞지만 누구에겐 맞지 않는다. 필자가 보스턴 터프츠(Tufts) 영양유전체에서 연구를 했던 분야도 사람마다 유전자에 따라 특정 영양제가 필요하기도하고 불필요하기도 하다는 맞춤 영양 부분이었다. 이처럼 향후 맞춤 의학, 맞춤 건강 관리는 유전자 연구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발전할 것이다.

현대 의학의 또 다른 특징을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이다. 즉 치료 중심의 의학이 예방 그리고 건강증진 중심의 의학이 되는 것이다. 이는 기대수명이 100세로 예상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보건사업이 건강한 100세, 즉 질병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건강을 최대한 증진시키는 예방의학의 새로운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다. 과거에는 아픈 사람들을 위한 의료비 지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건강한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건강 행위와 관련한 지출이 더욱 크다.

나아가 미래의학에선 예측 의학(Predictive Medicine)의 시대가 될 것이다. 즉 개인에게 어떤 질병이 걸릴 것을 미리 예측하고 나아가 어느 시기에 걸릴 것인지를 알려주어 사람마다 다른 예방법으로 대처하도록 하게한다. 이는 마치 내일 비가 올 확률을 미리 예측하여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는 일기 예보 같이 일생에서 질병이 올 확률을 미리 예측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예측 의학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날 때부터 타고난 개인의 특성을 알려주는 유전자 연구의 발전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전장유전체연관분석 (Genome-Wide-Association-Study GWAS) 중심으로 소수 유전자 마커를 통해 질병을 예측해왔다면 최근에는 딥러닝 방식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보다 정교한 질병 예측을 시도하고 있고, 유전자 뿐 아니라 생활습관 등 다른 예측 인자까지 함께 사용하여 진정한 의미의 질병위험도 계산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래의학의 또 다른 형태로 참여의학(Participatory Medicine)이 있는데 이는 종전에 의료의 시혜자로만 여겨졌었던 환자가 의료의 공급자인 의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능동적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 의료 소비자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신의 정보를 능동적으로 이용해 나가게 되며 미래의학에선 더 이상 병원 중심이 아닌 환자 혹은 소비자 중심의 진료 형태가 주를 이룰 것이다. 국내에서도 2020년 직접소비자검사 (DTC)가 웰니스 항목을 중심으로 확대가 될 예정이고,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행하고 있기에 이러한 참여의학은 더욱 창의적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토탈오믹스 기반의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다. 토탈오믹스란 게놈 정보를 필두로 RNA 발현 정보, 후성유전학 정보, 단백질 및 대사체 정보, 마이크로바이옴 정보 등 인체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유전체 정보와 임상 정보 등을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를 정밀하게 이루어 낸다는 개념이다. 특별히 암의 진단과 치료에 놀랍도록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조직내에서 얻어낸 DNA를 차세대 염기 서열(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로 분석하여 암을 일으킨 체세포 변이에 맞추어 항암제를 선택하는 동반진단, 맞춤치료는 이미 급여 적용이 되고 있고, 혈액내에서 떠다니는 유리 DNA(Cell free circulating DNA, cfDNA)를 분석하여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액체 생검이 활발한 연구를 거쳐 임상 적용의 목전에 있다. 3세대 항암치료제라고 하는 면역 항암제 역시 개인별 맞춤 치료를 위해 유전체의 분석을 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며, 유전자 기반의 신약 개발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전체 기반의 5P 의학의 발전은 건강한 100세의 핵심 개념으로 치료의 중심을 병원이 아닌 개인으로 이동하여 똑똑한 소비자들의 능동적 건강 행위를 요구한다. 이런 건강한 소비자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를 이루어 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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