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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93 APRIL 2018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실체

의학적 근거에 입각하여 조영제의 부작용 해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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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 현
연세의대 내과학

잊어버릴만하면 한 번씩 의학전문지에 제목을 올리는 요오드화 조영제 관련 기사 중 비의료계의 주장을 담고 있는 기사를 보면 대부분, 조영제는 병원에 ‘걸어 들어온 사람’을 ‘중환자’로 만드는 위험한 약물로 묘사되고 있다. 위험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하는 숫자에 대한 잘못된 해석도 많아서, 자칫 기사만 읽어서는 우리나라의 조영제 부작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착각하기 딱 좋다. 또, 항상 사이드 메뉴로 같이 나오는 검사 전 ‘피부시험’에 대해서도 잘못된 설명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요오드화 조영제의 급성 알레르기반응의 발생률은 문헌마다 차이는 있지만 0.5-2.0% 정도이며 이 중에서도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증 이상반응은 0.1%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006년부터 5년간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을 시행한 142,099명(전체 촬영 건수 286,087건)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나필락시스 발생률은 0.02%였다. 심평원의 급여의약품 통계에 따르면 X선조영제의 청구 건수는 2010년 4,864,000건, 2012년 6,045,000건, 2014년 6,470,00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지역의악품안전센터를 통한 조영제 이상반응의 보고 건수 역시 2014년 14,572건, 2015년 15,743건, 2016년 18,24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CT검사 증가에 따른 이상반응 보고 건수의 증가이지 최근 몇 년 사이 부작용의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의약품 이상반응 보고체계는 2018년 현재,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중심으로 전국 27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통한 ‘자발적’ 보고를 중앙에서 취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06년 시범사업 시행 전까지 우리나라의 의약품 이상반응 ‘자발적’ 보고는 연간 1,000건 미만 수준이었지만, 본사업이 시행되고 시스템이 갖춰진 후에는 2009년 27,010건, 2012년 92,375건 2015년 198,037건, 2017년 252,611건으로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였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최근 10년 사이에 갑자기 약물 이상반응 천지가 된 것이 아니라, 의료인들의 ‘자발적’ 보고의 ‘폭발적’ 증가 덕분에 의약품 이상반응 발생에 관한 기초 자료가 만들어 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의약품의 ‘안전사용 시대’로 가는 첫 번째 장애물을 넘은 것이다. 조영제 부작용도 같은 맥락에서, 사용량 대비 이상반응의 발생률 정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상태인 것이다.

요오드화 조영제의 급성 알레르기반응에 관한 임상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질문들 (clinical unmet needs)은 급성 알레르기반응의 정확한 기전, 피부시험의 필요성/유용성, 효과적인 2차 예방법 등으로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나마 잘 알려져 있는 사항은 발생의 위험인자(risk factor)로 1. 과거 조영제에 의한 급성 부작용 경험, 2. 조영제 이상반응의 가족력, 3.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 동반 유무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CT가 필요한 환자가 있다면, 자세한 병력청취를 통해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고위험군의 경우 1. ‘초음파 등의 다른 대체 검사는 없는가?’ 2. ‘조영제를 사용한 CT가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고, 꼭 필요하다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위험요소를 잘 설명하고 검사 1일전부터 경구스테로이드제를 포함한 전처치 약물을 투여하고 CT를 시행하되 환자의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하고 조영제 주입 전후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면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겠다.

향후 노령화 시대를 맞아 CT는 더 많이 시행될 것이고, 조영제 사용량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조영제 부작용 관련 이슈들은 더 자주 등장할 것이다.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나오는 기사도 많을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된 유관학회는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의학적인 근거에 따른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아울러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아직 모르는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하나씩 쌓아가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 하나 더 바라기는 의료인들도 ‘자발적’ 보고를 넘어, 근거가 부족한 ‘조영제 포비아’를 불식시키기 위한 ‘자발적’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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