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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79 NOVEMBER 2017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기초의학의 현재와 미래

기초의학은 ‘인체 및 의학적 분야’를 중심으로 학문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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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 열
중앙의대 생리학

기초의학을 전공한지 30년이 가까워 온다. 현재와 미래를 묻는 질문에 현재는 암울하고 미래는 없어질 것 같다고 얘기했더니, 바로 원고청탁을 받았다. 현재 41개 의과대학의 의사면허보유 기초의학 수련인원은 30여명 수준이다. 20년 후에는 의사면허를 가진 기초의학 교수가 한 명도 없는 의과대학이 반 정도에 육박할 것이다. 물론 의사면허를 가지는 것이 기초의학 교수가 되는 필수조건은 아니다. 현재도 더욱 훌륭하신 연구업적과 교육능력을 가진 교수님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적어도 의과대학의 기초의학과정에서 의사면허 보유여부는 의과대학 교육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정상적 인체, 병적인 인체, 다양한 환자들의 진단/치료의 과정에 대한 수련과정을 겪은 이후의 훈장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과장되어도 안 되지만 홀대되어서도 안 될 중요한 증거물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기초의학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를 넘어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 본인과 동일한 전공의 기초의학을 전공했던 대통령 후보(물론 지금은 다른 분야로 전향하여 세계적인 석학대우를 받으시지만)가 대통령이 되었다 한들 기초의학이 장밋빛으로 바뀔 수 있을까? 이 역시 뭐라 얘기하기가 매우 혼란스럽다. 왜 이런 혼란이 초래되었을까? 간단하게 2가지 원초적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름의 의미를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논하고자 한다.

첫 번째, 기초의학의 정의와 그 한계
의과대학에서 인체에 대한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 그리고, 그 과정을 주관하는 화학적 반응, 비정상적인 상태로 진행하는 과정과 그 과정의 주원인이 되는 병원성 미생물, 그리고 그 과정에 작용하는 약물에 대한 이해 등등에 대해 연구하고 의사가 될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기초의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아니 상당한 미래에도 이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슨 전공을 하냐고 누가 물어보면 과거에는 생리학 전공이라고 하다가 요즘은 인체 생리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동료들(주로 후배들)에게도 의학 생화학, 의학 미생물학, 의학 약리학 등과 같이 앞에 의학 내지는 인체라는 표현을 붙이라고 권한다. 과거 내가 학생시절부터 사용하던 의학서적들의 교과목에 ‘human’ 내지는 ‘medical’이라는 용어가 붙었던 이유를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앞으로 기초의학 연구비는 인체 내지는 의학을 전공하는 연구자에게 지급되는 연구비로서 명확한 위상이 만들어지고 재원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기초의학 전공자
과연 누가 기초의학 전공자인가? 현재 의과대학의 기초의학교실은 국내 41개 의과대학 모두에 존재한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기초의학교실 교수에게 물어보았다. “00교수는 기초의학은 전공했습니까?”, 답은 “아닙니다.” 박사과정을 전공하기 위해 외국에서 공부하였다. 공부할 당시에는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공부한 것은 물론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국내에 돌아와서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 의과대학에 지원해서 의과대학의 기초의학교실 교수가 되었다. 평범한 대화인 것 같지만 무서운 내용이 숨어있다. 굳이 의과대학의 기초교육과정 내지는 수련과정을 만들어야하는 현재 의과대학의 기초의학에 종사하는 교수님들의 상당수가 외국에서 생명계열의 연구과정으로 학위 및 박사 후 연구과정을 거쳐 의과대학에 임용이 되셨다. 이 분들과 같은 과정의 많은 교수님들은 생명계열의 대학에서 교수로서 근무하시는 경우가 많다. 기초의학 전공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의과대학의 기초의학교실에서 수련을 받으며 박사과정을 밟았거나, 외국의 경우 의과대학의 임상교실에서도 해당 분야의 기초의학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기관에서 수련 및 연구과정을 밟았다는 증빙이 있어야 기초의학자로 인정하는 것은 어떠한가를 제안하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기초의학 관련 연구비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해당 연구자들만 신청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이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기존의 기초의학교실 교수님들께서 불만을 가지시기 않을까? 이는 간단하게 조항 하나를 추가하면 된다. 기초의학교실의 교수님으로 임용된 지 4~5년 후에는 기초의학자로 인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나 같은 기초의학 전공자들도 전공기간은 4~5년에 지나지 않는다.

기초의학의 현재를 보면서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은 매우 많다. 하지만 실제 기초의학교실의 종사자들이 모여서 미래를 걱정하는 역량은 매우 약하다. 지금이라도 허심탄회하게 모여서 기초의학의 미래를 논의하는 통일되고 강력한 모임의 결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초의학의 정의를 다시 인체 및 의학적 분야를 중심으로 제한하고, 기초의학자의 범위에 대한 정의를 정확하게 만들어 준다면 현재와 같이 기초의학이 어려운 현실에서 기초의학의 성장 및 미래를 밝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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