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연구에서는 동일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따라 상반되는 결론을 제시할 수도 있고, 혹은 너무 정보가 많아 어느 것이 올바른 의사 결정 인지에 대한 판단이 힘든 경우가 발생한다. 체계적 고찰(Systematic review)은 이처럼 개인이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 속에서 근거를 종합하여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체계적 고찰은 어떤 문제에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문헌을 포괄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리는 근거중심의학의 등장과 함께 의학 분야의 중요한 연구 분야로 자리 잡았다. 특정한 주제에 대하여 문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개별연구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체계적 고찰은 기존 문헌의 연구 결과들을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고찰이라 할 수 있지만, 기존의 서술적 고찰과는 다르다. 서술적 고찰은 전문가의 식견을 바탕으로 기존의 문헌들을 고찰하고 저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종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체계적이지 못해 따라서 저자의 주관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 반면 체계적 고찰은 기존 연구 자료를 사용하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에 따라, 특정하게 좁혀진 주제에 대하여 엄격한 방법론을 사용하며, 종합된 추정치 등을 제시하는 것이다. 체계적 고찰의 주제는 전통적으로는 치료효과를 다루지만, 진단, 예후, 발생률, 및 질적 연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점점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체계적 고찰 과정은 1)주제 선정과 핵심 질문 도출 2)문헌 검색 및 선택 3)문헌에 대한 비판적 평가 4) 메타분석 5)결과 평가 및 출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체계적 고찰의 각 단계에서 방법론적인 발전이 있어왔고,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는 일정한 훈련이 필요하다. 체계적 고찰의 장점은 기존 일차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하여 근거를 요약한 결과를 제시하여 비뚤임이 최소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계적 고찰과 흔히 같이 수행되는 메타분석의 장점은 표본수를 증가시키는 데 있다. 즉, 표본 수를 늘려 검정력을 증가시켜 효과적인 치료를 빠르게 도입하는데 기여한다. 아울러 체계적 고찰은 일반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개별연구는 연구대상자가 제한되지만, 체계적 고찰은 다양한 인구집단에 대한 치료법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대상자를 확대하여 일반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들을 분석하여 집단별로 효과의 차이를 검증하고 어느 집단에서 효과가 있는지를 제시할 수 도 있다. 한편, 체계적 고찰의 결과는 주의 깊게 해석되어야 한다. 통계결과를 임상적 의미에 대한 검토 없이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오류를 초래할 수 있으며, 기계적인 해석은 진실과 다른 연구 결과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규모의 연구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고찰의 결과가 이후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뒤집어진 결과가 도출된 예들이 있다. 특히 포함된 연구가 동질하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이질성(hetegenecity) 연구가 결과에 따라 선택적으로 보고되는 연구의 이질성과 출판 비뚤임을 주의하여야 된다. 체계적 고찰 연구를 메드라인을 통하여 검색해보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1990년까지 연간 수백 개에 불과하던 것이 2010년경에는 연간 8000개에 이르도록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출간되는 전체 논문 중 약 1.5%에 달하는 비중으로, 체계적 고찰이 의학의 중요한 연구영역으로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체계적 고찰이 근래 몇 년에 들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루어진 조사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이루어진 체계적 고찰은 10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외국의 학술지에 발표된 체계적 고찰도 다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체계적 고찰에 관한 활동과 여건이 근래에 많이 개선되었으나, 임상의료 현장에서 보다 활성화되기 위하여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강문제에 대한 체계적 고찰이 증가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 중요한 의료문제에 대한 체계적 고찰은 아직 그 수가 적으며 따라서 활용할 수 있는 근거의 수준도 미약하다. 예를 들어, 서구에 흔한 유방암이나 대장암등에 대하여서는 다수의 코크란 리뷰가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 많은 위암이나 자궁경부암에 관한 리뷰는 20%에 불과하다. 둘째, 임상의학분야에서 체계적 고찰을 통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학부나 전공의 등의 교육 기회를 늘리고 국내외 고찰 결과를 보다 가독성이 높게 전환하는 등 체계적 고찰의 생성과 활용에 힘쓸 필요가 있다. 셋째, 체계적 고찰 방법론 등에 대한 교육 기회 확대 등이 필요하다. 의료인을 대상으로 체계적 고찰 방법론을 교육하고 확산할 수 있는 기회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 연구기회의 확대와 국내외 연구자들 간의 보다 토론의 장이 필요하며 국내실정에 맞는 체계적 고찰 방법론 연구도 요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활동이 늘고는 있으나 체계적 고찰을 비롯한 근거중심의학이 의료현장에서 활성화되기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체계적 고찰을 시행하고자 하는 연구자에게는 보다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의료 현장에서는 그 산물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근거중심의학의 관점에서 SR(Systematic review)에 대한 장단점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방향성을 제시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