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의 연구사업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한국연구재단, 지식경제부의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보건복지부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있다. 이들 전문기관은 정부 부처와 외형적으로 서로 독립적이다. 그러나 전문기관의 예산 수립과 집행에서부터 실행사업의 기획과 운용에 이르기까지 해당부처의 승인과 통제가 따르고, 더욱이 전문기관의 출생 자체가 정부 부처의 투자기관으로 출발한 점을 고려할 때 둘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의 동일체 성격이 강한 것처럼 보인다. 연구관리 전문기관들의 주 역할은 과제를 기획하고 평가(심사)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반연구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신규과제 선정평가일 것이다. 연구를 하려면 연구비가 있어야 한다. 특히 국제적으로 유수한 학술잡지에 실리는 논문이 만들어 지려면 상당한 연구비와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하다. 연구업적은 대학 평가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에, 총장과 학장들은 연구를 활성화시키고 연구업적을 늘리기 위해 교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요즘 들어 대학은 교육기관 보다 연구기관으로 변하고, 교수들도 선생 보다는 연구자로서의 덕목이 더 중시되는 것 같다. 의과대학은 가장 많은 숫자의 전임교수와 예산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의과대학의 연구업적은 대학교의 순위를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이다. 2011년 K대학교 통계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200대 대학교(university)의 순위를 결정하는 데 상관관계를 가진 단과대학(college/school)은 의과대학과 공과대학이라고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의과대학만이 유일한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한다. 이런 분석 결과는 두 가지 의미를 전달한다. 하나는 대학교가 세계 200등 안에 들어가고 싶으면 의과대학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과대학이 그에 걸맞게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과대학 전임교수의 대부분이 임상분야 교수들이기에 전체 연구업적이 오르기 위해서는 임상분야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의대 교수들은 피곤하다. 기초교수들은 학생교육에 그리고 임상교수들은 환자진료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면서, 한편으로는 연구업적을 내야하기에 국가연구비를 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로운 연구사업 RFP가 뜰 때마다 당락에 희비가 교차하고 교수들은 열병을 앓는다. 정부 부처와 전문기관들도 그러한 사정을 알기에 신규과제 선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신규과제 경쟁률이 높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더욱 그러하다. 국가 연구사업을 관리하는 전문기관들이 가진 큰 애로사항이 있다. 바로 과제 평가(심사)위원을 구성하는 문제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본인의 과제를 발표하는 데는 기꺼이 시간을 내지만, 다른 연구자의 과제를 심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장기적으로 부메랑 효과로 돌아간다. 앞으로 보다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신규과제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적이면서 공정한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것이다. ‘전문성’과 ‘공정성’. 당연한 화두처럼 들리지만, 우리처럼 연구인력 풀이 적고 전공분야별로 워낙 다양한 연구를 하는 환경에서 두 가지를 겸비한 평가위원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만일 전문성에 치중하면 동일 학맥 속에서 연구의 근친교배가 발생할 수 있고, 공정성에 치중하면 연구투자의 효율성이 문제될 수 있다. 부득이하게 둘 중에 하나 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느 쪽을 추천하겠는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평가위원 후보자 풀이 확장되어야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경우는 연구자 풀을 병합함으로써 평가위원 후보자 수를 4배 이상 확장하였다. 동시에 각 대학에서 입력한 연구자 정보가 연동되는 한국연구재단 KRI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위원(PM)제도를 도입하여 평가자 후보 추천에 전문성을 도입하였다. 또한 평가위원 후보와 연구자 간의 상관계수를 강화하여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전산시스템을 이용한 평가위원 후보 검색에서 국내 최초로 키워드 검색 제도를 도입하여 전문성을 동시에 담보하였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에 상관계수를 바탕으로 하는 상피제도를 강화하였다. 그 동안 후보자 풀이 많이 확장되어 피평가자와 상관계수가 0인 평가위원들로만 구성이 가능해 짐에 따라 공정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앞으로 전문성까지 대폭 개선하기 위해서 의학자 여러분 모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자 전산 풀에 등록을 하시도록 권유 드린다. * 연구자 등록사이트 1)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 (http://www.hpeb.re.kr) → ’R&D종합관리시스템’ 2)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종합관리시스템 (http://bms.hpeb.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