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수상자가 앉아야 할 의자에 빈 의자와 평화상 메달과 상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가 투옥되어 있는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그는 물론 그의 가족 조차도 대신 참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반인에게는 류샤오보 같이 자신의 신념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의사들 또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향해서 자신을 희생해 가며 자신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에서도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 우리가 속한 학회이든 단체이든 일치 단결하여 옳은 일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절실할 때가 있다. 올해 의사들에게서는 여러 가지로 힘든 한해 이었다. 우리가 젊은 시절에 의사가 된다는 꿈을 꾸었을 때 우리들에게는 아파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어려운 환자들에 대한 봉사도 하며, 질병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이것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엄숙한 마음이었다. 비록 많은 세월 이 흘렀지만 그 때의 감정을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갖고 있으면서 이것을 실천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의사들의 희생 봉사 정신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있음이 사실이다. 한 편 국회에서는 쌍벌제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의사들이 마치 범죄자 후보, 그리고 벌 받아야 할 집단처럼 매도하여 국민과 의사 사회를 편가르기 하고 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할 당사자들이 의사들을 사심이 있는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의사들의 마음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의학회 등을 중심으로 의사들의 정당한 의견과 생각을 대변하여 법안 통과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많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의사들의 헌신적인 봉사 정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는 아니더라도 쌍벌제와 같은 어불성설의 정책에 대하여 의학회의 이번 노력은 정말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의학회의 임원 아카데미도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학회 임원들에게 이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학회의 대응 전략과 함께 그 동안 계속 이어져 왔던 학회의 여러가지 운영에 관하여 유익한 정보와 전략을 전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번 임원 아카데미는 김선회 기획조정위원장을 중심으로 기획조정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하여 논의하였는데 준비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회원학회의 궁금증 해결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제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그 동안 학술대회 활동에 대한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 회사의 후원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대정부 노력을 해 왔던 이윤성 교수에게는 학술대회 운영의 새 패러다임 이라는 제목의 세션을 부탁하였다. 이 시간에는 쌍벌제와 함께 의료계 학술대회의 후원이 점차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을 알려 주고, 그 동안 정부를 설득하여 끝까지 고수하여 지켜낸 의학회의 성과와 향후 학회 재정 운영에 대한 방침 및 정보를 소개하였다. 그 동안 임원 아카데미의 꾸준한 주제라고 한다면 새로이 임원을 맡은 각 학회의 회장단과 임원진에게 학회를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내용들인데 예년과 같이 임상진료지침의 개발, 학회 학술활동 평가 등에 대한 시간이 마련 되었다. 임상진료지침의 개발은 이미 많은 학회에서 시작하여 성과도 내고 있지만 학회들이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연속적이 사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학술활동 평가에서는 평가 기준을 공개함으로써 학회가 지향해야 할 방침과 목표 설정에 큰 도움을 주고자 계획하였다. 또한 그 동안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왔으나 이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전공의 교육의 개선 방향과 여러 학회에서 일고 있는 세부전문의 자격인정에 관한 의학회의 방침과 현황 등을 소개하는 주제도 준비하였다. 오래 전에 만들어져 불합리한 점이 많았던 장애평가 기준을 새로이 수정한 내용, 그리고 의학정보의 홍수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학회가 건강정보 심의인증 사업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하였다. 그 동안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는 우리나라의 선구적인 SCI 저널로서 국내의 좋은 연구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고 또한 지금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국내 발간의 SCI 잡지의 좋은 role model 이 되어 왔다. 이 저널에 대한 심사과정, 일반적인 학회지의 심사과정을 소개하면서 각 학회의 학회지를 SCI 저널로 승격하고자 하는 학회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시간도 포함시켰다. 의협 종합학술대회는 2년마다 의사협회에서 개최하고 있는데 의학회 김성덕 회장이 조직위원장이 되어 많은 의학회 임원들이 대회의 조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 5월에 그랜드 힐튼에서 개최되는 의협 종합학술대회의 소개와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여 의협 종합학술대회가 그야말로 모든 학회가 참여하는 학문적인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부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였다. 주로 학구적,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딱딱해 질 수 있는 시간 대에 재미있는 특강을 마련하여 편안한 기분으로 즐거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계획하였다. 연자는 하나로 의료재단의 유필문 의료원장에게 부탁드렸는데 강의 제목은 “커피역사와 함께하는 커피의 세계일주”로 의사라기 보다는 전문적인 커피 바리스타, 진짜 커피 전문가, 커피에 완전이 빠져 버린 유필문 원장과 함께 커피와 함께 하는 여행, 유래, 커피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도 풀어 줄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갖고자 하였다. 이번 학회 임원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우리의 목표는 회원학회 임원진들이 아카데미에 참가함으로써 좀더 학회 운영 및 학술 활동에 도움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적인 학문적 발전은 물론 국민 건강에 더욱 이바지 하는데 있다. 현재 의료환경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 중 우리를 힘들게 하거나 옥죄는 변화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은 시련 속에서도 늘 환자와 국민의 편이다. 임원 아카데미를 준비하며 의학회 또한 국민들의 건강을 지상의 목표로 삼고 있는 회원학회의 편이면서 환자와 국민의 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어떤 어렵고 나쁜 환경에서도… 최근 국가적 대사인 G20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으며, 한미 FTA가 체결되었다. 국제화 추세와 함께, 국내 의료환경은 많은 도전과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의료대란 이후로 여전히 의료환경은 저부담, 저급여의 특성으로 인하여, 국민도 크게 만족을 못하고 의료계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의료선진화라는 정부의 구상 하에 의약품, 첨단기기, 의료 R&D 투자의 증대 등의 의료산업과 의료특화사업, 의료 관광산업을 통하여 국익증대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료제도의 발전이 논의 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 내에서는 의사의 과잉배출, 젊은 의학도 들의 특정 진료과 지원 기피, 이에 따른 의사보조 인력의 대체 현상, 작년부터 불거진 리베이트, 랜딩비 파문 그리고 쌍벌제의 도입, 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 등 의료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자주 접한다.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은 윤리의식의 밑바탕 없이는 전문인으로서의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믿는다. 일상에서 보람을 찾으면서, 의료계 주위에서 사회일반의 오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마침 연말에 접어드는 시기에 평일 이틀을 할애하여 대한의학회 주관의 임원 아카데미에 참석하게 되었다. 마취과학회의 기획을 담당하게 되면서, 임원 아카데미에 참석하여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왜냐하면, 의학계의 선배님, 원로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는 의학회의 배려를 느꼈기 때문이다. 개인 비용을 지출하여서라도 참석할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하였다. 춘천까지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멀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여행에 오르는 기대감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자 11월 30일 오전10시 30분 대절 버스에 올랐다. 의학계의 선배님과 동료들을 버스에서부터 뵙고, 그간의 안부와 인사를 나누느라, 차창 밖 경치를 만끽하거나, 잠시 눈 붙일 시간은 없었다. 원조닭갈비에서 향토의 맛으로 점심을 마친 후, 리조트에 정시 도착하였다. 의학회 회장님의 개회사로부터 약속된 시간에 정확히 일정이 시작되었다. 모두 100 여분이 넘게 참석하셨지만, 모두 여유롭고, 밝으신 모습이었다. 이틀간 이루어진 일정 중, 강의와 질의 응답을 통하여 얻은 내용은 저에게는 새로운 것들이었다. 의학회 내에는 총 148개의 회원학회가 기능과 역할에 따라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학회는 학회지원, 과제 수행, 시상, 학술지 발간, 수련제도, 전문의 자격시험 관리, 소식지 발간 등 의료계의 현안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이다. 한국의학학술지원재단을 설립하여 연구사업 및 DB 구축, 정보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세부전문의 제도의 원칙을 수립하여, 경제적 수익증대의 도구화와 세력확장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인턴제도와 진료면허 제도, 진료환경 개선과 단계별 전공의 평가 등을 마련하여 교육의 틀 변화를 유도하려는 중요 계획을 성안하여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이 실행에 맞추어, 의학회 주도로 임상진료지침을 마련하고, 의사의 권익보호는 물론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보장할 수 있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평가 기준에 대한 의학적 평가와 여론 형성을 통한 표준화, 의료정보의 홍수 속에 노출된 국민을 위한 건강정보 인증사업도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의학회 주요 사업들이다. 의약품 거래에 대한 공정경쟁규약, 의료법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의협 33차 종합학술대회에 대한 안내, 학회 학술 활동에 대한 평가항목 및 기준, 의학논문의 전문가 심사, 통합학술지의 편집과 발행 등에 대해서는 회원학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확인하여야 할 내용이었다. 아카데미를 개최하여 회원학회 임원들을 모이게 하는 이유는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 보는 것일 거다. 특강으로 다루어진 ‘커피 이야기’는 상식이외의 생활에 지혜를 더할 수 있는 재미있는 강의였다. 만찬시작 저녁부터 춘천호반에 짙은 안개가 끼었다. 만찬시간는 의학회 임원들의 유연한 진행으로 참가자들끼리 자신의 소개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튿날 세미나를 마치고 리조트를 떠나는 시간에는 걷힌 안개와 함께 밝은 햇살이 1박 2일의 성과를 대변하여 주는 듯하였다. 끝으로 건의드릴 부분은 우리나라 의료법 자체가 오래 전에 제정이 되었고, 부분적 손질에 의하여 시행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급변하고 있는 의료 수요와 의료진의 요구에 적절한 보완과 개정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단기간 이룰 수 있는 사항과 중장기 계획에 의거 점진적으로 접근할 사안을 나누어 매년 이루어지는 의학회 임원 아카데미에서 학회간의 사례발표와 대화를 통하여 구현해 나갈 수 있다면 더욱 결실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하신 임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