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왜 HT이어야하는가 질문한다. 그 질문에 앞서 HT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HT란 Health Technology의 약자임은 주지하는 사실이고 아주 단순하게는 인간의 건강증진과 질병치료와 관련된 모든 연구 및 그에 관련된 학문분야를 아우른다고 보면 된다. 연구내용의 범위 혹은 단계로 볼 때는 기초연구에서 산업화 연구에 이르기까지, 연구자 범위 측면에서는 의약학자, 생물학자, 공학자 심지어 농수산을 전공하시는 분들에 이르기 까지 제한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본론으로 들어 가보자. 그러면 왜 HT일까? 첫째, HT는 놓칠 수 없는 미래 유망산업이고 기술개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 로 보면 HT는 세계 최대 규모 산업 중 하나로 지속적인 고도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즉, 세계 HT 관련시장 규모는 2008년 3.2조 달러에서 2015년 5.2조 달러로 年 평균 7.2%의 고도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高성장 분야 (年 성장률): 바이오 제약(9.2%), 서비스(8.3%), 진단기기(7.2%) 등). 두 번째로는 HT 산업은 타 분야에 비해 고용 및 산업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 R&D 1조원 투자 시 3조원 이상 GDP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타 산업의 1.5배～2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10억원 투자 시 고용유발 효과 19.5명으로 전체산업 평균 16.9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증가, 고령화 및 이에 따른 의료비와 보건복지비용 급증 등 사회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HT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밖을 바라보자. 이웃한 선진국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HT를 국가 차원의 중요 아젠다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HT R&D 예산투자를 대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총 R&D 투자 대비 20% 이상을 HT 분야에 투자하고 있고, 이웃한 일본이나 유럽도 15 % 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HT 연구비를 독립시켰는데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 연구비의 총액을 약 2.4배 증액하여 그 중요성을 정책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HT 연구비가 전체연구비의 8∼9% 내외에 불과하며 이와 관련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의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웃 선진국들은 단순히 연구비를 증액하는데 멈추지 않고 HT 예산 및 정책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2008년에 CPHR (council for Promotion of Health Research)을, 영국은 2006년에 OSCHR (Office for Strategic Coordination of Health Research), 캐나다는 2000년에 CIHR (Canadian Institute of Health Research), 스웨덴도 2000년에 SCMH (Scientific Council for Medicine and Health)를 HT 전담기구로 설치하여 범부처 통합 조정을 하거나 연구투자 전문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이미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격상되어 새로이 출범하였지만 아직 HT전담지원기구가 없는 우리나라에게 던져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변화에 발맞추어 최근 10년 간 국내 최고의 우수인력들이 HT 분야에 집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경공업,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전자IT분야에 우수인력이 집중되면서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왔던 역사적 사실들을 상기해 볼 때 이제 HT가 우리 민족을 먹어 살릴 학문분야로서의 차례가 온 것이다. 실제 기술역량 축적이나 HT 산업의 성장잠재력 응축정도가 이러한 가능성들을 현실화 할 수 있을 정도에 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당위성들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해 볼 때 현 시점에서 HT 육성을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우선 국가 HT R&D 예산이 대폭 증액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이제 시기적으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한 때라는 말이다. 단기적으로는 현 1조원 규모의 HT R&D 투자를 2013년까지 1.8조원으로 증액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HT Initiative 비전 선포식 때 국무총리도 치사를 통해 강조한 바 있어 국가적 관심사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HT R&D를 담당하고 있는 세 부처가 공히 같은 지분으로 참여를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그 총액을 약 7조로 끌어 올리며 실제 전체 연구개발비 예산 총액의 20%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단순히 총액의 증액에 그치지 않고 증액한 예산의 적재적소 투입, 즉 전략적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중점질병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질병별 기술개발 우선순위를 정하되 체계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관계 부처 공동의 전략적 투자를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 바람직한 것은 우리 보다 앞선 선진국들의 체제를 고려하여 국민의 보건의료 문제(질병퇴치 및 국민건강 증진)를 해결해야 하는 주무부처(우리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연구 단계별 현행 제도에 의하면 질병극복을 위한 연구의 첫 단계인 기초원리 연구단계와 마지막 단계인 제품화 혹은 상용화 단계에 과도하게 많이 투자되고 있고 그 중간 단계인 발견-탐색이나 임상연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연구비가 투자되어 실제 연구의 결과가 실용화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HT 실용화 촉진을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투자액을 증액해야 함은 물론 중간단계인 중개-임상연구에 집중 투자함으로 지금까지 병목으로 작용한 문제점을 제거하고 연구비 사용의 효율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앞서 언급한 전략적 투자포트폴리오 구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투자되는 예산이 낭비되지 않게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R&D 관리운영 체계 선진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또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고질적인 부처연계 부족으로 인한 중복투자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하는데 예컨대 신약개발 등 범부처 공동 Project를 점차 확대하여 질병 중심의 범부처 연구는 National Disease Initiative로 총괄하여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요약하면 R&D 관리시스템 선진화라 할 수 있다. 즉, 부처 공동으로 R&D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여 기획, 관리, 평가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 연구비 투자의 효율성, 전문성, 투명성, 공정성을 제고하여야 할 것이다. 아직 국가 R&D제도가 통합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복지부 내에서라도 이미 구성해 놓은 보건의료 R&D 협의회를 강화하여 복지부 내 4개 R&D기관간의 실질적 협의ㆍ조정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법적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편하여 현재의 평가기능 중심에서 기획전문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서 기획관련 기능도 보강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해야 할 부분은 거버넌스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큰 그림인 과학기술 미래비전에서 제시한 4대 핵심분야(자연과 함께 하는 세상, 풍요로운 세상, 건강한 세상, 편리한 세상) 중 세 번째인 ‘건강한 세상’ 실현을 위한 목적 중심의 R&D를 총괄하는 범부처 기본계획이야말로 HT가 맡아야 할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現 국과위 내에 HT 분야를 전담하는 HT 전문위원회를 설치하여 HT R&D 총괄 전담기구(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 보다 앞선 과학선진국가들에서 이미 지난 2000년부터 HT R&D 총괄 전담기구(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 現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내에 7개의 전문위원회 중 하나인 사회기반기술 전문위원회가 있지만 BT 속에 HT를 담고 있는 형국이라 HT 분야의 전문적인 정책 수립 및 부처 간 조정 역할에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발전적 변화가 이루어졌을 때 HT 육성을 통한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첫째, Global Top 5 HT 강국으로 도약하여 미래 글로벌 보건의료 기술 및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둘째, 국민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셋째, 대한민국의 국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다. 즉, 전 세계인의 건강증진이라는 글로벌한 가치를 실현하여 존경받는 선진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 HT Initiative 추진을 통한 기대효과 (2020년까지) > 건강수명 8세 증가(71세→79세), 의료비 등 총 81.4조원 사회비용 절감, 제약ㆍ의료기기생산 55조원(’07년 15조원) 달성, 병원산업 고용 30만명 추가 창출 (자료 : 삼성경제연구소(2010), HT Initiative 추진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