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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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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승열 (1943 ~ 2019) 뛰어난 기생충학자이자 국내 의학학술지의 세계화에 기여한 의학자 (헌정일 : 2014-04-08)

공적사항

조승열 교수는 기록의 중요성을 이해하여 사안의 내용을 잘 기록하고 책을 가까이하였으며 글쓰기 훈련을 스스로 터득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의학자이다.

조승열 교수는 1943년에 서울 종로구에서 태어나 경기중,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임상 전공이 아닌 모교 기생충학교실에 입문 기생충학 연구의 훈련을 받았다. 의학박사 학위 취득 후 모교 재직 중이던 1978년도에 영국의 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에서 연수하면서 선진 학문의 깊이를 체득하였다.

조승열 교수의 초기 연구분야는 당시 국내에 만연한 회충감염의 역학과 집단관리, 요충증의 집단감염과 구충제에 의한 반복요법 등이었고 세계적으로 인용되는 업적을 국내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런던 연수 후에는 ELISA를 이용한 기생충증의 혈청학적 진단을 연구하고 1981년 중앙의대로 전직한 다음 다항원혈청진단법을 완성하여 환자의 진단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와 함께 조직 기생충증인 폐흡충증, 유구낭미충증, 스파르가눔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특히 영상의학과 기생충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통해 조직 기생충증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을 국제적인 학술지에 발표한 업적은 독보적이다.

조승열 교수의 학회 활동은 더욱 눈부시다. 대한기생충학회 학술부장과 편집위원장으로서 12년간 학회 발행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를 공들여 편집하면서 국제 수준의 학술지로 인정을 받아 국내 의학학술지 중 일찍 1989년에 메드라인에 등재하도록 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 후 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용어위원장 등 학회활동을 인정받아 현재 명예회원으로 있다.

대한기생충학회 외에도 20여년간 대한의사협회 여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대한의학회 활동은 절정기라고 할 수 있다. 1985년부터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간행위원, 1997년-2006년까지 편집인으로 활동하면서 그 학술지의 인용지수(Journal Impact Factor)가 높아지고 SCIE 등재, 그리고 SCI 학술지로 승격되게 하였다. 동시에 조 교수는 국내 의학학술지 편집인의 표상이 되었다. 2001년부터 10년간 KoMCI 사업단장으로 국내 KoreaMed 학술지간 인용지수를 만드는 사업을 책임 맡았다. 그 외 대한의학회 학술담당 부회장으로 기여하였고 현재 대한의학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1996년도에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편협)를 창립하는 데에 핵심으로 참여하였고 의편협 평가위원장, 부회장, 회장으로 기여한 공적도 크다. 이 단체의 활동을 통해서 국내 학술지 편집인에 대한 교육, 학술지 평가, 국제 수준의 편집을 통한 국내 학술지 향상, KoreaMed, Synapse, KoMCI의 구축과 운영 등에 기여하였다. 현재도 활발하게 의편협 활동에 자문하고 있다.

국내 석학 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종신회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종신 정회원이며 2010년에 의학한림원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회장이 된 후 의학한림원이 학술활동을 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게 하였고 미국 IOM 도서 중 우수한 것을 골라서 번역하는 출판활동을 추진하였다. 또한 의학용어 표준화 노력에 집중하여 현재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한국건강관리협회 이사, 부회장으로 오래 봉사하였고, WHO 기생충질환 자문위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 이사장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조승열 교수는 교육자이다. 그의 강의는 간결하면서 근거중심적이다. 서울의대, 중앙의대, 가톨릭의대, 성균관의대에 재직하면서 강의하고 대학원 지도를 통하여 많은 후진을 양성하였고 그 후진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기생충학을 이끌고 있다.

요약하면 조승열 교수는 20-21세기에 한국에서 활동한 의학자 중에서 학문적 안목을 갖춘 석학의 표상이다. 기초의학자로서 개념조차 생기지 않았을 때 중개의학적 연구를 기생충질환에 적용하였고 남들이 미처 깨닫지 못할 때 학술지 편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성스럽게 국제규격의 편집을 하였다. 그는 오늘도 합리적인 판단과 공(公)을 우선하는 가치관으로 많은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