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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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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심봉섭 (1926 ~ 2017) 혈청 단백질에 관한 연구에 전념하며, 국내 기초의학 연구를 선도한 생화학자. (헌정일 : 2011-03-29)

공적사항

심봉섭 교수는 1960-1970년대 어려운 국내 여건에서 혈청 단백질에 관한 연구로 훌륭한 학술 논문을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며 국내 기초의학 연구를 선도한 생화학자이다.

심봉섭 교수는 1926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나서 1950년 국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졸업 후 생화학교실 조교로 근무하던 중 한국전쟁이 일어나 전라북도 개정의 농촌위생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공군에 입대하여 군의관으로 항공의학연구소 생화학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제대 후 그간 생화학 강의를 담당해오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당시 성신대학 의학부)에 조교수로 부임하여 1991년 정년퇴임까지 34년간 봉직하였다. 재직 중 두 차례 New York에 있는 Rockefeller 의학 연구소에서 연구하였으며, 그간 혈청 합토글로빈을 비롯한 여러 혈장단백질의 생화학 및 생리적 기능에 관한 연구 결과를 저명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해방 후 불모지와 같은 국내 생화학의 발전을 위해 학회 활동과 학술지 발간에 많은 노력을 하였으며, 1961년 대한의학협회 학술상, 1980년 대한민국 과학상, 1990년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수상하였다.

심봉섭 교수는 적혈구에서 유리된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는 혈청단백질인 합토글로빈을 중심으로 기타 혈장단백질을 연구하여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합토글로빈은 1-1, 1-2, 2-2 등 세 가지의 표현형을 가지는데, 심교수의 첫 번째 주요 연구업적은 1-1형 합토글로빈이 항체분자와 같이 두 개의 α쇄와 두 개의 β쇄로 이루어지며, 이들이 서로 이황결합을 통해 연결되어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어서 2-2형 합토글로빈도 1-1형과 비슷한 아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합토글빈이 헤모글로빈보다 많은 상태에서 형성된 합토글로빈-헤모글로빈 복합체는 한 분자의 합토글로빈에 반 분자의 헤모글로빈(αβ)이 결합함을 밝혀, 두 분자 간의 결합 방식을 이해하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였다. 국내에서 연구를 수행하여 1965년도 Nature지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당시 열악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 오로지 연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이룩한 자랑스런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심봉섭 교수는 국내 의학 및 생화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공헌을 하였다. 1961년 대한생화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아 학회의 설립과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특히 학회 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Biochemisty 발간 초창기에 편집위원장을 맡아 영문논문만을 게재하고, Index Medicus 등 해외 저명 색인에 등재시켜 국제적 학술지로 키웠다. 이는 국내 다른 의학학술지에 비해 20~30년 앞선 것으로, 이후 후학들에 의해 이름이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으로 바뀌고, 국내 의학 학술지 중 최초로 SCI에 등재된 후, 최고의 영향력지수를 가지는 학술지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만이 가치를 지닌다는 심봉섭 교수의 평소 신념에 따라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8.15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남은 것 없이 무너진 국내 의학에 오로지 학문에 대한 열정 하나로 Nature를 비롯한 권위 있는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심봉섭 교수의 업적은 높이 평가되어야 하며, 그의 투지와 노력은 후학들이 길이 간직할 귀중한 귀감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