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승 찬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
그림 1 논문작성의 보조적 수단으로서의 ChatGPT 활용 (DALL·E3 작성)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이 의학 분야에서의 연구와 임상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으나 다양한 인공지능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인공지능의 거품에 대한 지적도 생기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2022년 11월 말, OpenAI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를 출시하였다. ChatGPT는 출시 두 달만에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인스타그램의 경우 사용자 1억명 달성까지 30개월이 걸렸다), 일상을 바꾸기 시작하였고 의학 논문 작성과 데이터 분석에서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은 방대한 데이터 셋을 사용하여 훈련되어 다양한 자연어 처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뜻한다. 기존 소규모 모델과는 다르게 일정 수준의 파리미터 수를 넘어선 대규모 모델에서는 창발현상(Emergent phenomenon)이 발생하여,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업무를 갑자기 해낼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분야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대표적으로 의학논문 작성에 있어서 ChatGPT는 아래와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
1. 문헌 검색과 인용: 연구 과정에서 관련 문헌을 찾고, 기존 연구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ChatGPT는 기존에 학습된 대량의 데이터 및 인터넷 서치를 통해 연구자에게 관련된 문헌 또는 참고 자료를 추천할 수 있다.
2. 데이터 분석 지원: ChatGPT는 초기 데이터 탐색부터 통계적 분석 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연구자들에게 데이터 분석의 전 과정에서 유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통계 용어와 개념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면, ChatGPT는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설명을 제공하여 연구 과정을 지원한다.
3. 어휘 및 문법 수정: 논문 작성 시 문법적 오류나 어휘 선택은 전문성과 명료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개 한국인에게 영작은 늘 어려운 숙제이다. ChatGPT는 문장 구성의 개선 및 어휘 선택에 대한 제안을 통해 논문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문법적 오류나 오타를 지적해줄 수 있다.
4. 피어 리뷰 준비: 논문을 제출하기 전, ChatGPT를 활용하여 논문의 내용을 검토하고 피어 리뷰에 대비할 수 있다. 관련 연구 주제를 발표할 수 있는 타겟 저널 선정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ChatGPT를 활용하여 작성한 논문을 저널에 투고하기 전에 관련된 저널의 정책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저널이 다음의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에서 밝히는 다음의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하는 정책을 따르고 있다: 1. AI 사용의 여부 및 활용 내용을 밝혀야 함; 2. 저자는 모든 콘텐츠의 과학적 무결성에 대한 책임이 있음; 3. AI는 저자가 될 수 없음. 따라서 의학 논문 작성에서 ChatGPT와 같은 AI 모델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투명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모든 콘텐츠에 대한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본인의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타 저자들의 논문을 검토를 위해 사용할 경우, 데이터 유출이 가능함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초기에 ChatGPT 사용을 허용하였으나 이후 엔지니어들이 내부 소스코드들을 ChatGPT에 업로드함에 따라 생기는 유출 사고 이후 ChatGPT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가 있다.
결론적으로 ChatGPT와 같은 AI 도구는 의학 논문 작성과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AI의 조언은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최종적인 연구 결과와 논문의 품질은 연구자의 전문성과 판단에 기반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