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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14 March 2020

기획특집 - 감염질환의 분자 진단의 발전

김 경 철강남메이저병원(구, 강남미즈메디) 경영원장,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유전자 전문위원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COVID-19 감염의 대유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의사들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바이러스의 진단 키트 개발이 큰 관심을 불어 일으키고 있다.

공식 명칭인 SAS-COV-2-RNA의 크기는 30kb의 염기로 이루어진 80~100nm크기의 매우 작은 존재인데,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소량의 바이러스 cDNA양을 증폭하는 실시간중합요소연쇄반응법(RT-PCR)이라는 분자 진단법을 이용해야 한다. COVID-19처럼 새로 출현한 바이러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샘플을 통해 얻은 바이러스 시퀀싱의 파악이 필요하다. 분석한 염기서열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VI) 연구소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박쥐 바이러스(RaTG13)와 96% 유사하고, SARS-CoV와 79%, MERS와 60% 같았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라도 염기서열 유사성에는 차이가 있다. 시퀀싱을 얻으면 빠른 시간 내 특정 유전자 부위(n-gene, Orf1a gene, Orf1a/b gene 등)를 인식할 수 있는 primer와 probe을 제작해고 PCR의 온도 조건과 증폭 횟수들을 정하여 만드는 것이 RT-PCR 기반의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 인 것이다. 검사실의 오염이 없는 한, 특이도는 거의 100%라고 할 수 있으나, 검체의 불충분, 타겟 유전자 부위 및 조합 등으로 인해 민감도는 다소 떨어져 위음성의 이슈가 있을 수 있다. RT PCR 방식은 바이러스 추출 방법 등의 차이에 따라 대략 2~6시간 내에 검사가 마쳐진다.

이처럼 박테리아, 바이러스, 결핵균 등의 현미경적 진단이 아닌 분자 생물학적 특성, 특히 균주의 DNA의 시퀀싱 분석을 통한 정확한 진단인 분자진단은 감염병 진단에 있어서 이미 주된 진단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진단이나 B형 간염 바이러스 등은 multiplex PCR 방식으로 동시에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

최근의 감염병 분자 진단에서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현장진단 (Point-of-Care Test, POCT) 이다. 특히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대 유행인 감염병을 빠른 시간내 파악하고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이든, 그리고 아프리카 등 열악한 지역의 보건소에서 도시로 검체를 보낼 수 없는 상황에서든 1시간 이내로 결과가 나오는 현장진단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현장진단의 방식에는 크게 단백질 기반과 DNA 기반이 있다. 항원, 항체의 검출 목적의 면역크로마토그라피법(Immunochromatographic test, ICT)이 단백질 기반의 한 예로 진료실에서 흔히 검사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신속진단이 그 경우이다. 그러나 항원-항체 반응에 의한 검사는 검사의 정확도(민감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방역을 위해 놓쳐서는 안되는 시국에서는 적절한 검사가 아니다.
현장 진단의 최근의 트랜드는 DNA 기반의 현장진단 플랫폼 개발이다. 대표적인 기술이 미세유체 기술(microfluidic device)으로 흔히 랩온 어 칩(labon-a-chip, LOC)이라고 불리며 검체의 전처리부터 혼합, 분리 및 분석의 전 과정을 하나의 칩 위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할 수 있다.

또 다른 감염병 분자 진단의 한 트랜드로 NGS 기반의 감염병 진단이다. 특히 원인미상열의 진단에서 다양한 배양과 혈청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할 경우, high-throughput의 Metagenomics NGS 딥시퀀싱을 통해 감염원을 알아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NGS 기술을 이용한 시퀀싱 비용이 극적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어 병원균 진단 기술은 '단일 병원균 마커→다중 병원균 패널→16S 유전자 패널→ 전장메타게놈'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현재는 수십 또는 수백 종의 여러 다른 병원균의 게놈을 한 번에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시퀀서로는 2014년에 출시한 옥스포드 나노포어 테크놀로지(Oxford Nanopore Technologies)사의 게놈 해독 장비인 민아이온(MinION)으로 보인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노트북과 USB 케이블로 연결돼 제어되고 전원이 공급될 수 있어 현장의 실험대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다. 장비 및 시퀀싱 키트와 시약을 모두 포함해 약 100만 원 이하에 구매해 15분 내로 분석이 가능하며,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 및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현장 지역뿐 아니라 이 장비를 이용해 깊은 광산지역, 무중력 우주선 및 우주 정거장에서도 작동되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나노포어의 정확도는 약 85%정도이다. 분석 기술의 발전, AI 방식의 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정확도를 더 끌어올리기를 기대한다.

이런 분자진단 기술의 발전이 감염병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을 하여, 감염 확산을 막아내어 인류가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 이미지 출처 : CDC, USA 홈페이지 coronavirus-testkit-sampl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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