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학연구소(Institute for Medicine & Human Rights)는 건강과 인권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며 인권에 기초한 의료지원활동을 통해 인권피해자들의 존엄성과 삶의 회복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9년 7월 개소하였고, 2011년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로 거듭났다. 인권의학연구소의 설립 목적은 첫째, 보건의료인들에게 인권의 원칙을 소개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임으로써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을 위해 헌신하는 보건의료인들의 노력이 인권에 기초한 활동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과 취약계층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며 셋째, 폭력으로 인해 인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들에게 폭력피해자 치유프로그램 (인권클리닉)을 통해 포괄적인 정신 심리적 의료지원을 제공하고,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션과 목적을 위해 그동안 연구소가 해온 일은 다음과 같다. 　 인권피해자들에 대한 의료지원 활동으로 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유프로그램(인권클리닉, Human Rights Clinic)을 운영하고 있다. 인권클리닉은 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이 그들의 고통을 야기했던 외상(트라우마)으로부터 회복되도록 치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피해자들에게 정신 심리적 의료지원을 제공한다. 개인상담 또는 그룹상담을 통하여 피해자들이 폭력으로 손상된 그들의 존엄성을 되찾고 소중한 삶을 재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인권의학연구소의 인권클리닉에서는 고문피해자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그룹상담을 약 10회씩 두 그룹(2010.9월~12월, 2011.3월~7월)을 시행하였고, 해고근로자의 그룹상담을 8회(2011.1월~3월) 시행하였다. 그 외 성폭력피해자, 군대폭력피해자, 해고근로자를 대상으로 개인면담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사례 연구를 보면 의료인들에 대한 인권교육이 의료기관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우리사회와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및 차별에 대한 의료인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고, 인권피해자들의 건강과 인권향상을 위해 적절히 활동하도록 보건의료인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권피해자들 또는 취약 계층들의 이차적 외상을 방지하고 의료인들과 피해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2007년부터 연세의대에서 년 16시간, 2009년부터 아주의대에서 년 12시간, 2010년부터 고려의대에서 년 2시간씩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밖에 정신보건 간호사들과 정신보건시설 인권강사들, 정신과의사회 등에서 “인권과 의료인”과 같은 강의를 통해 의료인들이 인권을 알아야할 필요성들을 교육하고 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인권피해자들이나 취약계층의 건강권과 관련된 실태조사와 인권피해자 치유프로그램과 관련된 임상적 역학적 법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조사활동을 통해 우리사회 취약계층의 건강권 현황과 만연해 있는 폭력 발생의 현황 및 피해자들에 대한 응급지원, 치유, 재활과 같은 포괄적 지원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 2010년도 시행한 연구 활동으로 “구금시설 수용자 건강권 실태조사”(국가인권위원회)와 “의료인과 예비의료인 대상 에이즈관련 교육과정 개발사업”(질병관리본부)을 수행하고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2011년에도 연구과제로 “고문피해자 인권실태조사”(국가인권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건강과 인권의 중요함을 널리 알림으로써 폭력으로 인한 인권침해의 발생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재활을 위해 공적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권력 피해자의 정신적 외상 치유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지원 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던 인권침해나 차별을 예방하고, 피해자들을 의학적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환자권리 중심적 의료기관 평가기준을 마련하여 환자권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더 많은 의료인들과 의료기관이 환자권리 중심적인 인식과 실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더불어 환자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하고 노력하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인권의학실천가(단체)”로 선정하여 홈페이지와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해왔다. 현재 인권의학연구소(사단법인)가 계획, 추진하고 있는 것은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이다. 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은 교통사고나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피해자들은 사회적 여건상 피해 사실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적절한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함으로써 그 증세가 만성화된다. 또한 이차적 외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더욱 악화되거나 재피해자화(re-victimization)의 위험이 높아서 장기적으로 이들을 위한 전문클리닉의 설립이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유럽에서는 폭력으로 정신심리적 외상을 입은 피해자들을 위해 국가 또는 민간단체에서 전문클리닉을 설립하여 포괄적 지원을 하면서 동시에 보건의료인들을 교육하고 있다. 계획 중인 “트라우마 치유센터”에서는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 재활프로그램, 군대폭력 및 공권력 피해자 재활프로그램, 자살 또는 타살자 유족 및 공동체를 위한 재활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자 한다. 여러 의료인들의 동참은 폭력으로 어긋난 피해자들의 삶을 회복하게 할 것이다. 인권의 존중과 보호는 건강한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