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은 우리나라 의학발전의 기반이 되는 학회의 육성과 발전에 헌신하고 봉사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8년 11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2024년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 훌륭하신 의학계 선각자 다섯 분이 헌액되었다. 이번 호에는 김인선 명예교수님의 공적을 기리며, 다섯 분의 대현(大賢)의 발자취를 한 분 한 분씩 찾아 연재하고자 한다.
김 인 선
고려의대 병리학
김인선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국가고시를 수석 합격하였다. 그 당시 의료분야에서 기초가 되지만 비교적 인기가 없고 소외되었던 임상병리과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병원에서 지금의 진단검사의학과 병리 분야의 전문의 수련을 마친 후 1979년 2월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교수로 근무를 시작하였다. 김인선 교수의 학문적 활동은 크게 산부인과병리, 혈액병리 및 세포병리분야로 대별된다.
산부인과병리의 시작은 1983년 미국 하버드대학 부속 매사추세츠병원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Scully 교수로부터 산부인과병리를 연수하고 귀국한 후 대한병리학회에서 산부인과병리연구회를 창립하면서 국내 병리의사의 진단 및 연구 뿐 아니라, 부인과종양연구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갖게 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국제산부인과병리학회의 회원으로 국제적 교류를 하고, 1997년부터는 일본의 Sakamoto 교수와 한일산부인과병리모임을 시작하였고, 2011년부터는 대만이 합류하여 현재는 대만, 일본, 한국 합동 모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김인선 교수는 진단검사의학과 병리학 두 분야의 전문의로 혈액병리 분야의 진단과 교육에 참여하였고, 1983년 미국 연수 중 Harris 교수에게, 1996년 영국 런던대학의Isaacson 교수로부터 혈액병리 연수를 받으면서 대한병리학회 혈액병리연구회의 임원과 대표를 맡으면서 깊게 관여하였고, 대한혈액학회 및 혈액종양학회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1989년 시작하여 2년마다 개최되는 한일혈액병리 모임에 적극 참여해 왔다. 대학정년 퇴임 후 2015년부터는 김인선 학술상을 제정하여 대한병리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산부인과병리와 혈액병리 분야의 우수논문 발표자를 시상하고 있다. 김인선 교수가 세포병리학 분야에 관여하게 된 것은 1987년 WHO에서 주관하는 세포병리연수교육을 수료한 후 대한세포병리학회에서 학술이사를 맡으면서 세포병리의사와 세포병리사 교육을 시작하였고, 정도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세포병리정도관리 시스템을 정립함으로서 국가 조기암 검진사업에서 대한세포병리학회와 대한병리학회의 역할을 확고히 하는 기반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2002년에는 대한세포병리학회 국제위원회위원장으로 일본과 학술대회의 개최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학문적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86년부터 국제병리학회, 유럽병리학회, 미국-캐나다 병리학회, 아시아태평양병리학회, 한일병리학회, 국제세포병리학회 등 활발한 국제적 교류에 힘입어 2013년 아시아태평양병리학회 유치에 크게 기여하였다.
김인선 교수는 1992년 유세포검사기와 영상분석기를 병원에 도입하여 병리진단분야의 영역을 확대하였고, 특히 면역병리분야에 업적이 있다. 그는 학교에서 의사들 교육 뿐 아니라 의생물과학자들의 교육에 깊이 관여하여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BK21프로그램으로 신설된 의생물과학계열 주임교수를 맡아 교육제도의 확립과 교육에 기여하였다.
또한 한국여자의사협회에서 학술이사를 맡은 동안 전국의 젊은 의사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의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 외에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우회에 관여하여 의과대학 발전과 학생 장학 사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담으로 올해 졸업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총무를 자청하여 학교발전 기금 1억과 장학기금 4천만원을 모금하여 전달하였다.
김인선 교수는 재직하는 동안에는 학교와 학회 등 여러 분야에 참여하여 학문적 발전, 국제적 교류 후배의 양성에 기여하였고, 퇴임 후 지방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병리 업무 수행 외에도 세포병리 관련 책과 AJCC 병기설정에 관한 매뉴얼을 번역하여 의학발전에 공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