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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79 NOVEMBER 2017

ISSN 2287-9390 (Online)

대한의학회(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The enhancement of medical specialties through education, research and training

인공지능과 헬스케어의 미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미래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한 위치 차지할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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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 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인류의 영원한 염원이자 숙제는 “어떻게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이다. 이런 이유로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전문 직업 중 대표적인 것이 ‘의사’이고(정확히는 ‘건강’을 위해 당시 기준으로 전문적인 행위를 하던 주술사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나, 현대적인 의미로 직업을 해석하자면 ‘의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재에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 ‘의사’일 것이다.

최근 들어 의료 산업은 더욱 그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 의료 산업, 즉 헬스케어 산업은 보건산업의 영역 중 의료서비스, 의료기기, 의약품 제조업을 포함하는 산업으로 정의되며, 노령 인구의 급증과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정부 정책의 심화, 기술의 발전 등에 힘입어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Bain & Co 전망에 의하면 헬스케어 산업은 향후 10년간 전 세계 신규 부가가치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은 공중보건 시대에서 질병 치료의 시대를 지나 질병 예방 및 관리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건강 수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 의학 기술에 BT와 IT가 접목되고, 모바일 환경의 진화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는 등 기술의 융합 및 진보에 그 직접적 동인이 있다. 특히 컴퓨팅 기술의 발달과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의료기술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56년 학계에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이래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발전되어 왔다. 인공 지능은 말 그대로 사람의 지능을 컴퓨터가 흉내 내도록 하는 SW 프로그램으로, 전문가의 지식을 다양한 형태로 컴퓨터에 입력하고 학습시켜 컴퓨터로 하여금 사물이나 상황을 인지하여 판단하고 선택하고 추론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다양한 방법론 중 요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딥러닝 학습 방법은 인간의 두뇌가 학습하는 생물학적인 방법을 컴퓨터에 구현한 것으로, 뉴런과 시냅스를 가진 가상의 인공두뇌를 만들고 방대한 자료를 통해 이를 학습시켜 전문가의 능력을 구현한다. 실제로 바둑에서 세계 최강의 고수를 물리치며 ‘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알파고의 경우 기존에 존재하는 모든 바둑 기보를 학습하였음은 물론, 온라인 바둑 대국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고수들과의 대국을 통해 스스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림 1].

온라인 바둑 대국 사이트에서 프로 기사들과 대국하는 알파고

의료계에 인공지능이 접목된 것은 1970년 스탠포드에서 개발한 MYCIN이 그 효시이다. 이 시스템은 감염병 진단에 관련된 전문가의 지식을 규칙으로 표현하여 컴퓨터에 학습시킨 전문가 시스템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실제 의료계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킨 것은 IBM의 Watson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011년 미국의 유명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역대 최다 우승자와 최대 상금 수여자를 가볍게 물리친 Watson은 200여종 이상의 의학 저널과 엄청난 양의 임상 데이터 학습을 마치고, 2012년 3월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암 진료에 처음 선보인 이래 현재 전 세계 병원에서 암환자를 진료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5일 가천대 길병원에 처음 투입된 후 금년 3월까지 총 4개월간 200명이 넘는 환자를 진단했다고 한다.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Watson은 대장암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 100%의 진료 정확률을 보이는데, 이는 전문의의 초기 오진 비율인 20%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이다.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은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필요한 처방을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의료시장의 강자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전의 단일 센서에 의한 진단에서 다중 센서에 의한 복합 센싱 및 분석 기술로 발전함으로써, 환자의 관리는 물론 유방암, 파킨슨병, 당뇨, 천식 등 다양한 질병 관련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유전체를 비롯한 빅데이터 분석은 환자의 질병 예측에서 생활 지도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실제로 유전체 분석에 기반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경우 임상 실험자의 몸무게 감소와 허리둘레의 감소가 일반 다이어트 프로그램 참가자에 비해 현저히 효과적이었음이 밝혀진 바 있다.

딥러닝 기술이 특히 그 효과를 뛰어나게 보이는 부문이 영상 인식 분야이다. 실제로 기존의 인공지능 기법만을 적용하였을 때 인식률 80% 대에 답보해 있던 이미지 인식 성능은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후 사람의 인식 성능을 뛰어넘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기술은 의료 영상 및 병리학 분야에 접목되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의 벤처기업인 VUNO에서 개발한 VUNO-net은 폐암 환자의 영상 판독 정확도에서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며 실제 의사의 판독 정확도인 91%를 뛰어넘는 96%의 정확률을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의 미래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정밀의료의 경우 기존의 유전체 분석과 환자의 임상 기록 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거주 환경, 교육 정도, 스트레스, 식생활 등 다양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분석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및 예방 플랜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의 성공을 위해 의료전문가와 IT 전문가의 협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은 산업 환경 뿐 아니라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엔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지능형 로봇의 등장으로 사라질 직업에 의사, 간호사, 약사도 꼽고 있다. 유사 이래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필요한 직업인 의사도 인공지능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 의사의 역할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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