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일 현재 중동호흡기 증후군 환자는 총 186명, 사망자수는 36명으로 마지막 환자 발생일인 7월 4일 이후 8월 2일까지 신규 환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사망자 역시 7월 12일 이후 8월 2일까지 나오지 않아 치명률은 19.35%를 유지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 후 8월 2일 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2명으로 이중 3명은 불안정한 상태이며 11명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메르스로부터 완치된 상태이다. 현재까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 판정이 번갈아 나오고 있는 나머지 1명이 최종 음성판정을 받는 시점부터 28일 이후 공식적인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물론 지난 7월 28일 메르스 대응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집중관리병원(15개)이 모두 해제되었으며 7월 5일 이후 23일 동안 새로운 환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7월 27일자로 그 동안 격리대상자 16,693명이 모두 해제조치 되는 등 의협, 병협 등 의료계 전문가들이 메르스의 감염 우려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아 국민들에게 안심해도 좋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등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한 바 있다.

돌이켜보면 이번 메르스 사태의 정부 대응과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당시의 정부 대응을 놓고 많은 이들이 비교를 하곤 하였다. 2003년 사스와 2009년의 신종플루 때에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발생한 사스와 신종플루로 인한 대규모의 환자 및 사망자 발생을 경계하여 공항과 항만에서의 국경 검역을 최우선적으로 조치하면서 국내 대응책을 마련하였다. 실제 국경 검역 과정에서 의심환자를 검역을 통해 찾아내고 격리조치하는 등 방역활동의 성과가 시시각각 국민들에게 알려졌었다. 특히 신종플루의 경우는 특효약인 타미플루뿐 아니라 예방 백신 역시 국내 자체 생산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정부의 방역 활동에 대해서 국민적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충분했었다. 사스와 신종플루의 유행이 당시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기 때문에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서 특별히 문제를 삼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2015년 메르스 사태의 경우는 2012년 이후 중동지역에서 지난 3년간 1,054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사망자 역시 456명에 달하는 등 치명률이 약 40%에 달하는 감염병이었다. 더구나 치료제와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지역을 다녀온 환자로 인해 단기간 내에 많은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 역시 단기간 내에 급격히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특히 메르스 환자 발생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대규모로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정부의 방역활동에 대해서 상당한 불신을 갖게 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중동지역을 다녀온 최초 환자가 5월 4일 귀국한 이후 약 1주일이 경과한 시점에 고열, 기침 등의 증상으로 4개 의료기관을 방문하였고, 이들 의료기관을 거쳐 가면서 접촉자들 상당수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는데도 5월 20일 최초 확진 판정이후 보건당국이 최초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4개 의료기관과 이들 의료기관내에서의 밀접 접촉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와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 격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의심증상이 있는 많은 환자들이 누락이 되고 이들로 인해 연쇄적으로 다수의 3차, 4차 접촉이 발생되어, 여러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90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였고 평택성모병원은 37명, 대청병원 14명, 건양대병원 11명, 동탄성심병원 6명, 강동경희대병원 5명, 평택굿모닝병원 4명 등 총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실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의 메르스 유행은 병원 내 감염과 환자들의 병원 내, 병원 간 이동으로 인해 증폭되었으며, 특히 메르스의 발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대부분의 의료진이 질병에 익숙하지 않았고, 병원 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되지 못하였다. 또한 응급실의 지나친 혼잡과 다인실이라는 요인이 일부 병원에서 병원 내 감염을 확산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치료를 위해 많은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쇼핑 관행이 또 다른 확산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많은 친지와 가족들이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가 접촉자간 2차 감염 확산에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앞으로 정부 당국이 개선해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질병의 생물학적인 종식선언에도 불구하고, 메르스라는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커다란 아픔을 겪은 사회 전체의 치유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는 메르스라는 질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때와 같이 우리 사회가 처음 경험하게 되는 신종 감염병에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불행히도 생명을 잃은 당사자와 그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은 물론이고, 생존 확진 환자 및 확진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최대 잠복기간인 14일 동안 자가 격리조치를 당한 격리대상자들이 입게 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지원과 성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20일 최초의 메르스 환자 확진 판정 이후 메르스 퇴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사투를 벌인 전국의 수많은 의료기관의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정책적인 지원을 강구해야함은 물론이다. 실제 국가 위기상황에서 헌신적으로 환자 진료에 임하였던 수많은 의료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제 정부 당국이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게 될 것이다. 이후에도 정부는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정부가 수립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는 이번 메르스 백서를 편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하에 학계, 의료계, 시민사회단체 등을 총 망라하는 별도의 (가칭) 메르스 백서 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번에 나타난 모든 문제점을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체계화 정리하여 백서에 담아야 할 것이다. 향후 백서에서 제기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범정부적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역시 이와 같은 중장기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가칭) 포스트 메르스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일정 기간 동안 제반 문제점을 충분히 논의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정부가 이를 정책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국회도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제도적 정비 작업을 신속하게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선진국형 국가 감염병 관리를 위한 개선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